외국의 지역화폐 중에 가장 많이 활성화된 축에 속하는 일본의 아톰통화와 영국의 브리스톨파운드를 소개한다.
아톰 통화(Atom Community Currency)
아톰 통화(Atom Community Currency)는 도쿄의 와세다·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 지역에서 지역 커뮤니티와 거리 활성화를 위해 선보인 지역 통화다. 만화 주인공 ‘아톰’의 탄생지인 다카다노바바(馬場)에서 2004년 4월7일 탄생했다.
“철완 아톰”의 작자인 만화가 테즈카 오사무는 자신의 작품에서 사람과 사람 간 유대의 중요함과 아이들의 미래나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누구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다”, “무엇을 해준 사람에게 감사의 기분을 전하고 싶다"라고 하는 생각을 응원하는 것이 아톰 통화의 기본 이념이 되었다. 아톰 통화는 2009년부터 유통 지역을 넓혀, 지역 통화로는 유일하게 전국적으로 유통된다.
‘환경’, ‘지역’, ‘국제’, ‘교육’ 등 4개 주제와 관련 있는 각종 사회적 공헌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이 통화가 지급된다. 이 때문에 아톰은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고 자신을 도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화폐 도입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지역사회를 되살리며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인 오나가와 마을에서는 재해복구 수단으로 아톰 화폐가 활용되기도 했다. 아톰 통화는 지역에서 식사나 쇼핑할 때 사용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도 사용돼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아톰 통화의 화폐 단위는 ‘마력(HP)’이다. 이는 아톰의 힘이 10만 마력인데 지역 통화도 이 같은 힘을 갖게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1마력=1엔으로 계산된다. 통화는 모두 4종류이다. 2010년도 제7기부터는 지부별로 비침 무늬가 다른 오리지널 디자인의 통화를 발행하고 있다. 500마력은 발행 지부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10·50·100마력은 전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톰 통화는 가맹점에서 돈 대신 사용한다. 현금과 교환은 안 된다. 아톰 화폐 유통 기간 중 아톰 통화 가맹점에서 1마력 1엔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톰 통화에 가맹하고 있는 점포라면 전국 어느 지부의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아톰 통화로 받을 수 있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가맹점도 있다(밥오이타, 일품 서비스, 커피 서비스 등).
아톰 통화는 발행된 지부와 상관없이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아톰 통화로 구매하면 거스름돈은 나오지 않는다. 통화의 이용 유효 기간은 통화에 기재되어 있는 기간에 한하며 기한이 지나면 무효가 된다.
NPO나 반상회, 자원봉사 서클 등의 지역 단체를 시작해 아톰 통화 실행 위원회가 주최(협력)하는 이벤트나, 아톰 통화 가맹점의 프로젝트에 참가해, 아톰 통화를 입수할 수 있다.
현재 아톰 통화의 유통량은 연간 2,000만 마력 정도이다. 아톰 통화의 배부 시기는 매년 4월7일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이다. 법정화폐로 교환은 안 되지만 사회공헌활동의 징표가 돼 아톰통화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법정통화와의 비교환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이 한 자원봉사, 감사의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브리스톨 파운드(Bristol Pound)
영국 최대의 지역화폐 브리스톨 파운드는 2012년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시에서 탄생했다. 화폐 창안자 스티븐 클라크는 “우리가 쇼핑할 때는 쇼핑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에서 살고 있음을 일깨우고 싶다”고 말했다. 브리스톨 파운드는 £B 1, £B 5,£B 10, £AB 20 등 4가지 종이화폐를 사용하고 스마트폰과 PC로 결제가 가능한 TXT2PAY라는 전자지불시스템을 운영한다.
브리스톨 파운드보다 TXT2PAY를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 조지 퍼거슨 브리스톨 시장은 자신의 급여를 브리스톨 파운드로 받는다.
브리스톨 파운드는 브리스톨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나 화폐 유통액은 61만 8,000 £B이고 가맹 점포 수는 650개이다. 세금이나 급여를 브리스톨 파운드로 지급 가능해 브리스톨 파운드가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브리스톨 파운드는 최근 회원인 자영업자를 상대로 무이자 대출제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