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에는 11군데에 동네관리소라는 것이 있다.
동네관리소는 “우리 동네 일은 우리가 한다”는 주민주도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11곳에 동네관리소
동네관리소는 아파트 단지가 아닌 일반 주택지역에서 동네 주민들이 마을의 주거 여건 및 환경 개선을 위해 자율적으로 나서 활동하는 구심점이자 주민 주도로 운영되는 복합커뮤니티 공간이다.
동네관리소가 있는 곳은 대부분 독거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이 많고 서민 주택이 밀집된 지역이다. 주민들은 동네관리소를 거점으로 짬짬이 시간을 내서 간단한 집수리 등 공동체 가치 회복및 지역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한마디로 주민주도의 마을 관리이자 주민이 스스로 키워가는 자치의 씨앗이다동네관리소의 활동 내용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간단집수리, 공구대여, 무인택배, 아이돌봄, 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 분리수거 계도, 화단 가꾸기 등 마을환경정비 활동을 한다.
시흥시 동네관리소는 시흥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 소속돼 있으며 의사결정기구로 운영위원회가 있고 행정과 실무활동은 소정 급여를 받는 간사가 담당한다.
전국에서 벤치마킹
9월22일 기자가 찾은 신천동네관리소는 며칠 전 행정안전부차관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전국에서 동네관리소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러 이곳을 찾는다. 신천동 동네관리소가 문을 연 후 2년 8개월 동안 경기도, 구미, 광주광역시 등 40곳 가까운 지자체 공무원들이 다녀갔다.
두 명의 동네 주민이 마침 관리소에서 합류해 필요한 공구를 들고 독거 노인이 사는 한 집을 방문해 전등을 교체해주는 것을 동행했다. 전등을 교체해주고 가스난로가 작동하지 않은 것을제조회사에 연락해 AS를 부탁했다.
박재란 씨(경기도 시흥시 신천동)는 “간단한 집수리는 팀장님이 하시고 저는 같이 따라가 현장 사진을 찍거나 어르신이나 취약 계층에게 필요한 설명을 해드린다. 집 안에 남자분이 오면꺼리시니까 여성인 제가 동행한다”며 “활동하시는 분들 보니 너무 신나게 봉사하시는 것을 보고 저도 활동하게 되었다. 동네관리소 간사님이 전화주면 그때마다 잠간씩 와서 봉사하는데 일주일에 많으면 한두 번 정도 15명이 돌아가면서 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뭔가 활동하는 일은 신나는 일인 것 같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문화프로그램 운영
신천동 동네관리소는 소래초등학교 정문 앞에 문닫은 문방구자리를 주인의 허락을 받아 개조해 들어섰다. 이곳은 학교 정문이 가깝지만 어둡고 음침한 공간으로 꺼리는 지역이었으나동네관리소가 들어서면서 동네가 깨끗하게 정비됐다. 소래초등학교 담장을 따라서는 신천동고 소래 초등학교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멋진 야외 갤러리로 변신했다.
동네관리소의 살림살이를 맡은 간사 김정란 씨는 “이곳에서 동네 주민을 위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프로그램도 같이 한다. 인문학강의 네일아트, 독서 논술, 가죽 공예, 스마트폰 활용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매년 12월 주민간담회를 열어 주민들이 원하는프로그램과 사업을 들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한다. 학교에서 가까우니 엄마들이 좋아하시고 저학년 학생들을 이곳에 맡긴다. 시에서 11개 동네관리소에 똑같이 6,500만 원씩 지원해그 돈으로 본인 인건비, 전기세, 수도세 등 관리비, 그리고 관리소 사업비로 쓴다”고 말했다.
“홀몸 어르신이 많고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동네관리소가 더 많이 생기면 좋을 것이다. 공무원이 세세하게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주민들이 나서서 메워준다”고 말했다. 김정란 씨도 이곳에 사는 학부모이다. 그는 “저도 이 지역 학부모이다. 일하면서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내일은 토요일이지만 청소년들이 봉사활동프로그램으로 이곳에 와서 동네 환경정화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동네 일은 우리가 찾아 해결한다
동네관리소는 처음 시흥시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이해규 신천동동장(현 시흥시 주민자치국장)이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참여하면서 다른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벤치마킹하다가 동네관리소를 구상하게 되었고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동네관리소 사업을 확대했다.
동네관리소는 우리 동네 일은 우리가 찾아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주민자치의 원리를 따르는 의미 깊은 마을 만들기 사례이다. 동네관리소가 전국 곳곳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꽃잎처럼여기 저기에 피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