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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이 말해주는 이란 전쟁과 세계의 미래

 

 

 

 

 

 

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는 대개 핵문제, 중동 질서, 미국의 패권, 이스라엘 안보를 먼저 떠올린다. 물론 이 모든 설명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왜 미국이 지금 이 전쟁에 개입했는지, 그리고 왜 서구 사회가 반복해서 이런 충돌을 감수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지 못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구학적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전쟁으로 무고한 시민과 아이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 우리는 “왜 전쟁이 벌어지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구학은 그 질문에 대해, 국제정치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인구구조와 세대 권력의 논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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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영토와 이념만을 둘러싼 충돌이 아니다. 그것은 누가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것인가, 그리고 그 비용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이기도 하다. 인구학자의 눈으로 보면 이번 이란 전쟁 역시 그렇게 읽힌다. 이 전쟁은 늙어가는 서구가 자신이 누려온 생활수준과 자산질서를 지키기 위해 벌이는 몸부림이다. 다소 강한 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오늘의 전쟁을 이해하려면, 바로 그 불편한 가설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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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이민이 보여주는 서구의 위기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각종 SNS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평화의 균열이 점점 선명해지는 듯한 오늘의 세계는 왜 이토록 불안정한 것일까? 이는 바로 서구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는 흔들리고, 생활비는 치솟고, 청년들은 일자리와 미래를 동시에 잃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외국출생 인구가 약 5,020만 명, 전체의 14.8%로 집계되어, 비중 기준으로는 이민이 가장 많았던 1890년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대량이민은 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눈에 띄는 인구현상 중 하나다. 이유는 분명하다. 고령화와 저성장, 복지지출 확대 속에서 서구 국가는 줄어드는 노동력을 메우고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인구 유입에 점점 더 의존해 왔다. 다시 말해, 대량이민은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회가 성장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 유입된 인구는 이미 압박받고 있던 주택시장, 공공서비스, 저임금 노동시장 위로 한꺼번에 얹히게 된다. 그 결과 집은 더 부족해지고, 임대료는 더 오르며, 학교·병원·교통 같은 생활 인프라는 더 혼잡해진다. 저숙련·중간숙련 노동시장의 경쟁 역시 심화된다. 중요한 점은, 서구 사회가 내부의 취약성을 바로잡지 못한 채 대량이민이라는 방식으로 현재의 경제와 복지 체제를 억지로 떠받쳐 왔다는 사실이다.

 

대량이민이 오늘날 서구 사회의 핵심 정치 이슈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바로 이 문제가 놓여 있다. 그의 핵심 지지층은 공화당원, 보수주의자, 남성, 비히스패닉 백인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 대부분이 반이민 정책에 강하게 호응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민 확대 없이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이 구조의 중심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놓여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부머(Boomer)!
트럼프는 46년생으로 베이비부머 세대(46~64년생)이다. 이 세대는 미국의 고도성장을 어렸을 때부터 실제로 경험한 세대이며,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인구 규모와 노동력·소비력을 바탕으로 경제와 정치의 중심을 장기간 점유한 세대이다. 실제로 연준 2022년 SCF 기반 분석을 보면, 1980년대생 밀레니얼의 중위 순자산은 13만 달러를 넘긴 반면, 베이비부머 가구의 중위 순자산은 43만 2,200달러에 달했다. 부머들은 이미 자산을 축적한 세대, 연금을 수급하거나 곧 수급할 세대, 공공의료 유지에 가장 민감한 세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연금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의료는 계속 제공되어야 하며, 집값과 자산 가치는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다시 말해, 베이비부머는 자신의 자산과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가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정부는 바로 그 요구에 맞춰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현재 미국 민주주의 중심에 서 있는 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뿌리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의 성장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러한 시점에 미국이 그들의 위대함을 알리는 전쟁을 하고 에너지 공급원을 찾으려는 시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물론 베이비부머 세대 전체에 책임을 몰아서는 안 된다. 같은 세대 안에도 분명한 차이와 예외가 있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은 예외적 사건이라기보다 시작에 가깝다. 세대적 특성과 다수가 지배하는 민주주의의 구조를 생각하면, 이런 충돌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강조하건대, 문제의 본질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이기심과 부패다. 그리고 이런 징후는 안타깝게도 서구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 순간부터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든다. 도대체 정치가 국민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나. 지금 한국 정치의 중심에는 저물어가는 산업화 세대와 현재 권력의 한가운데에선 민주화 세대의 대립이 놓여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얼마 전 계엄 사태가 왜 벌어졌는지, 선거 결과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그리고 왜 민생과 거리가 먼 의제들이 정치의 중심 의제가 되었는지도 조금은 이해된다.

 

지금 우리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에너지 공급 불안이라는 거대한 충격 앞에 서 있지만, 한국 정치의 시선은 민생보다 권력 유지와 확장에 더 쏠려 있는 듯하다. 야당은 권력유지를 위해 국민 목소리 듣기를 거부하고 여당은 있는 소유한 권력을 확장하려 자기들끼리 밥그릇 싸움하기 바쁘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 연금 수급자는 늘고, 고령층의 정치적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어 이미 축적된 자산을 지키는 문제가 점점 더 핵심 정치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래를 무시한 정치의 후유증은 결국 청년 세대에게 집중되지 않을까?

 

영국의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사회를 단지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만의 계약으로 보지 않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 지금 살아 있는 이들,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이들까지 함께 묶는 세대 간 계약으로 보았다.

 

그러나 오늘의 민주주의는 점점 지금 당장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고도성장과 팽창의 시대를 경험한 인구집단이 기득권이 되었을 때 그 여파가 더 크다.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대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더욱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대목이지 않을까 싶다.

 

[지방정부티비유=최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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