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낭비’로 일컬어졌던 SNS가 ‘근거리성’에 기반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차세대 SNS 트렌드인 ‘소모임’과 ‘베이비프렌즈’의 운영 방식을 살펴보며 SNS의 변화 방향을 함께 유추해 본다.
기획 정우진 기자
“SNS는 인생의 낭비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서 한 누리꾼과 논쟁을 벌인 것을 두고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이 남긴 이 말은 인터넷상에서 명언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해 뉴스를 재생산하고,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 대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주변에 실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SNS에 몰입할 수록 주변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퍼거슨은 삶을 열심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웨인 루니가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SNS가 최근 날이 갈수록 진화하며 이런 일각의 우려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생에 낭비는커녕 ‘나의 지루하거나 전쟁 같은 삶을’ 함께 뛰어줄 동지들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어플, ‘소모임 (Somoim)’과 ‘베이비프렌즈(BabyFriends)’가 바로 그런 소셜네트워크다.
취미 공유로 활기찬 일상을 만들다 동호회 만들기 SNS ‘소모임’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주의 Play 추천앱’ 으로 선정된 바 있는 소모임은 같은 관심사를 지닌 인근 지역 사람들과 모임을 결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임은 아웃도어/여행, 운동/스포츠, 인문학/책/글 등 취미별로, 마케터/PR, 예술/방송인, 프리랜서 등 직종별로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 모임은 누구나 개설할 수 있으며, 최대 20명(프리미엄의 경우 300명)까지 정원을 설정할수 있다. 모집할 때 구·군별로 중심지역 설정이 가능한데, 이를 통해 앱에서 소모임장은 그 지역 주변의 회원들을 모임 관리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입 초대장을 보낼 수있다.
아쉽게도 전적으로 무료는 아니다. 모임 개설시 30일 동안 무료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으며 그 이후는 월 1만4850원씩 결제되며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 사실상의 유료 서비스인데, 그럼에도 월 수천 건의 모임이 개설되고 누적다운로드 수가 50만 회가 넘어설 정도로 활성화가 돼 있다. 소모임 페이지는 모임 개요와 정모 공지를 담은 정보 페이지, 회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 모임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사진첩과 실시간 온라인 채팅방으로 구성된다. 포털의 카페 기능을 그대로 가져온 셈인데, 모바일의 효용성이 더해져 핸드폰으로 채팅 댓글과 게시글, 정모 공지 등이 푸시 알람으로 뜨며 회원들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육아를 도와주고 함께하는 SNS, ‘베이비프렌즈’
이번에 소개할 베이비프렌즈는 아기 육아로 힘든 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SNS다. 육아는 종종 ‘전쟁’이라고도 비견될 만한 육체노동이기에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동지’ 의 존재가 절실하다. 베이비프렌즈는 이런 아기 엄마들이 모여 육아 과정에서 느낀 온갖 희로애락을 나누고자 만들어진 SNS다.
아기 엄마들은 베이비프렌즈에 육아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사진을 담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듯 어플 내에서 공유할 수 있다. 또한 회원 가입 시 입력한 지역과 나이 정보에 기반을 두어 연령대와 지역이 같은 엄마들을 그룹으로 묶어 주는 기능을 자동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엄마들은 강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들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룹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가입/탈퇴가 자유롭다. 친구 찾기는 ‘엄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개월 수나 성별, 지역이 비슷한 아이들의 친구 찾기 기능도 이색적인데, 이를 통해 소셜네트워크는 아이들이 집안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SNS는 초창기의 단순한 정보 전달 기능을 벗어나 온·오프라인을 모두 결합 하며 실제적인 사회 관계망 서비스로 변화해 가고 있다. 변화의 포인트는 ‘근거리성’이다.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보다는 내 주변의 이웃과 동료들로, 나와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보다는 취미와 일상이 비슷한 사람들로 SNS활용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서 SNS 전략을 짤 때에도 이를 참고해 보면 어떨까? 활기찬 우리 동네를 만드는 행정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