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특집_이장·통장은 누구인가?] 기름 값도 안 나오는 이·통장 수당 제 역할하게 올려야

자기 일도 제쳐두고 행정의 최일선에서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는 이·통장. 열정페이가 아닌 제대로 된 지원을 해주면 지역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자기 일도 제쳐둔 채 행정 보조

전국의 이·통장들은 지방행정기관의 보조기관으로 주민들의 민원과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행정조직의 공문 또는 전달사항을 주민들에게 공지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행정의 하부조직화 돼 각종 기초자료수집, 작물재배 현황조사 등 동향보고에 동원돼 주민의 화합과 불편사항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농사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2004년 수당 20만 원 인상 후 15년 동안 동결

전국의 이장·통장수는 9만 3,000여명으로 1인당 약 220세대를 담당하며,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법률상 명문 규정이 없어 이들의 신분과 위상이 열악한 게 현실이다. 

이장·통장은 법적 근거 없이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설치해 수당을 지급하는 실정으로서 2004년 수당이 20만 원으로 인상된 후 15년 동안 동결된 상황이다. 2004년 이후 물가상승률은 한해 평균2.8%, 15년간 총 31.6%인상과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9.5%를 넘어 섰는데 이·통장 수당만 그대로 인 상태다. 

 

하는 일 많은데, 

기름 값도 안 나와 최소한 군인 월급은 받아야

이런 비현실적이고 획일적인 낮은 수당 문제를 개선하고 임명과 지위에 관한 근거를 명문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수많은 제한요소들로 인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지자체 이장은 월 2회 이장회의를 하고 수시로 보고서도 제출하고 각종 행사에도 동원되는데, 기름 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이장은 봉사정신으로 일하지만 일이 더 많아진다며 최소한 군인 월급(병장 월급 : 2018년 기준 40만 5,669원)만큼은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수당을 현실화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옥천군의회, 

이·통장 처우 개선을 위한 수당 인상 건의문 발표

옥천군의회는 이·통장 처우개선을 위한 수당 등 인상 건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옥천군의회는 이·통장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시한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제4조제4호에 따라 기준경비로 설정되어 고작 활동보상금 월 20만 원, 회의 참석수당 월 4만 원, 그리고 상여금 연 40만 원이 전부이며, 이는 2004년도 인상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동결되어 이·통장의 사기저하는 물론 주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옥천군의회는 2004년 이후 물가상승률은 한 해 평균 2.4% 인상되어 총 33%를 넘어섰고, 공무원 임금인상율 또한 한 해 평균 2.5%가 인상되었으나, 유독 이·통장 활동보상금에 대해서는 지속 동결됨으로써 최소한의 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실비조차 제대로 보상해주지 못하고 이·통장에게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을 강요하는 현재의 제도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통장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각 자치단체마다 자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의거 장학금의 지급대상을 ‘이·통장의 자녀 중 중,고교에 재학 중인 자녀’로 한정함으로써 이·통장의 평균연령이 60세가 넘는 농촌지역에서는 장학금 지급대상자가 없어 장학금을 줄 수 없는 허울뿐인 정책이 된지 이미 오래라고 지적했다. 

 

1. 행정안전부가 매년 제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을 개선하여 활동보상금 기준액을 현행 ‘월 20만 원’에서 ‘월 30만 원’으로 인상할 것을 촉구한다. 

 

2. 이·통장 복지증진을 위해 건강검진비, 건강보험료 지원 등 복지시책을 자치단체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필요한 경우 경비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다. 

 

3. 이·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 대상을 자치단체 조례로 정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의 개정 및 권한 위임을 촉구한다.

 

중앙부처, 국민 정서 보고 신중히 검토 

법적으로도 지방자치법에 행정동·리에 그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하부 조직을 둘 수 있다고만 돼 있고 이장, 통장이라는 직위가 규정돼 있지 않다. 

정부도 이·통장 처우개선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의 중이다. 다만 지자체마다 이장 선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이장수당이 월급과 다르며 권력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수당 인상에 대해 전국적, 일률적 인상은 지자체의 재정부담, 수당 인상에 대한 국민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증원 대체도 지자체가 재정 부담을 해야 한다. 

만약 이·통장 월급을 10만 원씩 올릴 경우 매년 1,116억 원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통장 개개인으로 봤을 때는 업무 강도에 비해 작은 돈이지만 전체적인 예산으로 따져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이·통장의 역할이 필요하니 정책결정자들은 예산을 투입해 우선적으로 이·통장의 월급을 인상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서도 논의된 사안, 개선될 여지 커져 

김두관 국회의원은 이장·통장들의 법적 지위와 역할을 규정하고, 활동 지원 확대 등 처우개선을 위한 근거규정을 담은 법안(지방자치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챙기며 봉사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하시고 계시지만, 법적으로 그 지위와 역할이 보장되어 있지 못하다”며 “활동수당도 15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홍문표 국회의원도 이·통장 지위와 처우 개선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며 “현재 전국의 9만 4,300여 명의 이·통장분들은 작은 종합민원실로서 국민과 행정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지역사회 헌신봉사에 비해 처우는 매우 열악한 현실”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하루빨리 이·통장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민선 지방자치 22년 동안 지방자치의 가장 낮은 곳에서 지방행정의 온갖 궂은일을 마다 않고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이·통장분들의 처우를 반드시 개선시켜, 지역사회 균형발전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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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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