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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생각하는 조국에 대한 솔직한 심경[청년 인구학자가 말하는 K-청년의 삶]

김건희 특검 수사가 과연 국민의 삶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까. 내란 종식 관련 보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청년으로서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물론 국가를 엉망으로 만든 이들이 죗값을 치르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더 시급한 과제는 무너져 내리는 서민 경제, 미국과의 관세 협상, 45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남긴 ‘쉬었음 청년’ 문제가 아닐까? 나아가 미래 먹거리, 연금 개혁, 인구 소멸과 같은 구조적 위기야말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다.

 

현재 대한민국은 단연코 눈앞의 이익이나 표만 좇는 목전지이(目前之利)에 매몰된 정치에 지배당하고 있다. 보수의 대표 세력인 국민의힘은 그저 당장의 이익만 좇으며 꿀통에 달려드는 파리처럼 보이고, 여당 역시 내란 종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어떻게든 권력을 더 연장할 수 있을까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정치의 연장선에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청년의 시각에서 솔직한 심경을 전하고자 한다. 조 전 장관이 지니는 함의는 무엇이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함께 논의해 보겠다.


그는 왜 사면 되었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조국 전 장관 사면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크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는 조 전 장관 사면이 거센 논란을 불러올 것을 몰랐을까? 정치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정치 고수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사면의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내세우는 대의 명분은 ‘윤석열 심판’이다. 윤석열로부터 가혹한 수사를 받고 엄청난 타격을 입은 조 전 장관을 풀어주는 것이 곧 정치적 정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대의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조 전 장관의 사면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그것이 내년 지방선거 전략이든, 차기 주자로 떠오르는 여러 정치인들에 대한 견제든, 이는 시간이 지나면 말해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조 전 장관의 부활은 향후 정치판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조국이 의미하는 불편한 진실
청년으로서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와 같은 이미 지나간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온 세상이 그가 얼마나 청년들에게 큰 상처를 줬는지 알고 있다. 필자는 청년으로서 조금 다른 각도에서 ‘조국 신드롬’을 바라보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특출난 외모를 제외하면 특별히 두드러진 정치적 개성을 보여온 인물은 아니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부상한 계기는 윤석열 검사의 난도질 수사였다. 결국 이는 “윤석열이 없었다면 조국도 없었고, 조국이 없었다면 윤석열도 없었다”라는 역설로 요약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조 전장관의 정치적 토대는 윤석열과의 대립, 더 나아가 보수 진영과의 싸움 위에 구축된 것이다. 윤석열 그리고 보수 세력에게 만신창이가 된 경험은 조 전 장관의 머릿속에 증오와 복수심을 깊숙이 새겨놓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정치적 기반, 그리고 팬덤으로 이루어진 정치인에게 과연 협치가 있을 수 있을지?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에서 12석이라는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윤석열 정권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국이라는 인물이 ‘싸우지 않는 정치’를 선택했을 때, 그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를 지지할까. 끝없는 진영 싸움에 지쳐버린 청년으로서, 조국의 부상은 미래적 관점에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청년은 진영 싸움이 아닌 실용적 싸움을 원한다!
2023년 기준 형사사건으로 접수된 인원은 약 160만 명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해당 연도 국민 중 약 3%가 범죄 혐의로 입건된 셈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한 사람이 여러 사건에 중복 입건될 수 있고, 음주운전·교통사건·단순폭행 등 경미한 범죄까지 포함된 값이기에 실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비율은 훨씬 낮다. 더 나아가 정치적 성격이 짙은 수사까지 감안한다면 그 비율은 더욱 줄어든다. 결국 국민의 삶에는 지극히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검찰개혁 문제가, 왜 이토록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다뤄지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청년의 시각에서도 검찰 그리고 보수 집단의 문제점은 명확하다. 또 다른 윤석열을 막고, 보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제도적 개혁과 정치적 쇄신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이 권력을 유지하고 잡으려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더욱이 좌우를 막론하고 선동적인 정치 리더들이 부상하는 현상을 보면 말이다. 국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물가 상승 속도를 상회하는 임금의 안정적 상승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 희망이다.


청년들도 김건희 수사 보면 재미있어요… 하지만
청년들은 과연 김건희, 내란 특검, 검찰개혁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질까. 정작 청년 세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연금, 남녀 갈등, 주거, 일자리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경제와 직결된다. 남녀 갈등 역시 따지고 보면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경제적으로 남녀 간 경쟁이 불가피해진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물론 청년들 또한 윤석열과 김건희가 추락하는 모습을 보며 통쾌하거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열심히 노력한 대기업 사원들조차 연봉으로는 서울에서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청년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마무리하자면, 지금 정치계에 떠오르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청년의 마음은 불안하다. 경제보다 진영 싸움이 우선시 되지 않을까, 미래 먹기리보다 과거 세력에 대한 심판이 먼저이지 않을까… 이보다 더 무서운 점은 이러한 경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냉엄한 현실이다.


이번 사면이 청년들에게 보여준 것은 협치도 아니고, 희망적인 미래도 아니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청년의 무력감은 더욱 깊어지고, ‘쉬었음 청년’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치가 진정한 개혁을 말하려면 과거의 심판이 아닌 미래의 설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내다본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리더십이 다시 등장하기를 청년으로서 간절하게 바란다.

 

[티비유=최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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