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가 TV드라마 속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외롭고, 건강도 해치고,경제적 어려움에 처해도 아무도 돌봐줄 사람 없는 대한민국 1인 가구 실태를 들여다봤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1인 가구는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에서 완전히 탈피한사회현상이기에 종래 가족의 장점이었던 ‘돌봄의 문화’ 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통적으로 가족은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장이 경제적 능력이 취약한 가족구성원들을 함께 돌보며 가족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인 가구는 중간에 실직하거나 경제적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실상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많은 1인 가구들이 빈곤에 처해 있다.
두 명 중 한명은 가난한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비율도 유일 하게 증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15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1인 가구는 1995년 164만2000명에서 2015년 520만3000명으로 늘며 대한민국 가구유형의 27.2%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가구유형 가운데 단연 1위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1인 가구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낸다. 특히 1인 가구의 ‘상대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50% 이하인 가구)은 2006년 40.6%에서 2014년 47.6%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1인 가구를 제외한 다른 가구의 상대빈곤율이 같은 기간 13.7%에서 12.8%로 낮아졌다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대로라면 1인 가구 2명 중 1명은 경제적 빈곤층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2014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줄었지만 1인 가구만유일하게 2010년 62.51%에서 2013년 65.82%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인 가구 무연고 고독사 급증 청년층도 예외 없어
이 같은 빈곤 실태는 곧바로 1인 가구 구성원에게 위험이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국회의원이 9월 1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혼자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2012년 741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급증했다. 이 무연고 사망자 비율은 죽음 이후 유가족을 찾지 못해 정부가 임의로 화장한 사례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유가족에게 인계됐거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 파악되지 못한 경우까지고려하면 1인 가구 고독사 비율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한 1인 가구 수의 44%인 43만9000가구가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60대 이상인 점은 1인 가구의 고독사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물론 젊다고 고독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디뮤지션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나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의 감독 최고은 씨의 고독사 소식은 한동안 우리 사회를 씁쓸하게 했다. 1인 가구 고독사 대책이 심각한 이유다.
범죄 취약지역 1인 가구 대책 시급히 필요해
또한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치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집이 비어있다시피 하고,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세대는 다른 아파트와 달리 ‘내 집이다’라는 정주의식이 미약해 사실상의 ‘공동 대응 문제’인 치안 문제에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2012년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이 여성 1인 가구 3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5명이 범죄 피해를 겪었다고 대답했다. 특히 피해장소의 88%는 집 근처, 건물 내부, 집 안인 것으로 나타나 1인 가구 치안 문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몸도, 마음도 해치며 골병 들고 있는 1인 가구 구성원들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정서적으로 우울증이 심하고 건강 상태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올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다인 가구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그 격차는 중년층(40~60세)에서 두드러졌다. 중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만성질환감염률(64.8%)과 입원율(12.4%)이 중년층 다인 가구의 만성질환감염률(44%)과 입원율(8.2%)보다 높았다. 또한 이들은 우울 의심률(27.2%)과 자살생각률(13.9%)도 다인 가구의 우울 의심률(8.8%), 자살생각률(3%)보다 3배가량 높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20~39세) 1인 가구의 흡연률(32.9%)과 음주율(82.1%) 역시 다인 가구의 흡연률(19.3%)과 음주율(67.9%)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세대와 관계없이 1인 가구 구성원들이 건강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