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스마트 오피스 구축에 대한 제언

  • 등록 2016.07.18 17: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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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완 홍콩시립대학교 건축토목학과 교수

 

최근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마트 오피스를 구현한 사례들로는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보다 더 편리하고 자율적인 업무 환경, 직원들의 다양한 업무 패턴을 반영한 인체공학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업무 공간, 호텔링 (hoteling)과 핫데스킹(hot desking) 같은 자율좌석제 지원 등 여러 가지를 찾아볼 수 있다.

 

오피스의 혁신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연결되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다시 업무 생산성및 창의성 향상, 업무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민간기업들은 물론 많은 공공기관에서도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검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니, 도입 결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밖에 나가서 다른 기업이나 기관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살펴보는 것이다. 즉, 우선 다른 여러 조직들이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오피스들을 살펴보고 어떤 것들이 성공적이었는지, 어떤 것들이 아쉬웠던 점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적이었던 점들을 모아 우리 조직에 적합해 보이는 것을 고르고, 예산을 세워 조정 작업에 나서고, 아쉬웠던 점들을 살펴보며 우리 조직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흔히 벤치 마킹이라 부르는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즉, 스마트 오피스)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벤치마킹만으로는 어떻게 하면 성공적이었던 점들을 우리 조직에 그대로 옮겨오고 아쉬웠던 점들을 피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기가 쉽지 않다. 조직마다 구성원이 다르고 사용하는 건물이 다르며, 또 해야하는 일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건물 종류별로 (사무, 종교, 전시 등) 혹은 특정 관점을 중심으로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의 시점에서,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서 등) 수많은 ‘사용 후 평가(postoccupancy evaluation)’들이 보고되고 출판되지만 여전히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이 완벽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기관의 스마트 오피스 구축 가능성을 평가하고 기획할 담당자가 다른 스마트 오피스를 벤치마킹하다가 해당 오피스 회의실 에서 스마트 보드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자. 그러나 그 오피스 세 개의 회의실에 스마트 보드를 구입하여 설치하였다고 해서 우리 기관도 세 개의 회의실에 똑같이 설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기관에서는 몇 대의 스마트 보드를 설치해야 할지, 우리 기관에서도 회의실에 설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회의실마다 몇 대를 설치하는 것이 좋은지 등의 질문에 합리적으로 대답하는 것은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우리 기관의 직원 수가 벤치마킹한 오피스 직원 수의 두 배이고, 우리 기관의 회의실 수는 세 배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어떻게 하면 우리 오피스가 직원들의 업무를 스마트하게 지원할까?’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우리 직원들의 업무를 더 잘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공간계획 측면에서 스마트 오피스는 혼자서 혹은 여럿이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생산성과 창의력 저해 요인들을 공간 혁신을 통해 극복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관의 업무 프로세스들을 생각해 보고 이 프로세스들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간들이 그런 변화될 프로세스들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벤치마킹한 것들 중 어떤 시설(예컨대 스마트 보드)이 새로운 프로세스의 어느 단계에서 필요한지, 그것을 수용할 공간은 어디가 되어야 할지, 그리고 공간이 충분한지 아니면 새로운 추가 공간을 만들어내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들이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초기 분석에서 새로운 추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더욱 신중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오피스 공간은 짓고 관리하는 데 큰 비용이 소요될 뿐더러, 더 많은 건축 자재와 에너지 사용으로 인하여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비용과 에너지 사용은 오피스 공간의 크기와 정비례한다. 그래서 부족한 공간을 파악할 때 단순히 직원들에게 묻는 것으로 끝낸다면 자칫 불필요한 공간을 많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공간을 잃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한 공공기관 오피스 직원들 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공간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내는지 물어보았더니 근무 시간의 80% 를 보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2주간 하루 세 번 임의의 시간에 직원들의 공간 사용을 측정해본 결과 놀랍게도 직원들은 단지 근무 시간 대비 40%의 시간만을 자신들의 공간에서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공간계획 사례로서 한 병원에서 부족한 공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별동을 짓기로 결정을 하고 한 프로젝트 관리 회사에 어떤 공간이 얼마나 필요할지에 대한 보고서를 발주하였는데, 약 3개월간 실사를 한 프로젝트 관리 회사는 단지 공간의 재배치와 업무 프로세스 조정을 통해 기존 병원 건물에서 충분히 모든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국에서 공공건물들을 발주하고 그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GSA(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에서도 혁신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 절차를 만들었는데, 유사한 점이 있다.

 

첫째, 조직의 현재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 조직과 관련하여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다.둘째, 세워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 조직에 맞는 업무 프로세스를 직원들과의 합의를 거쳐 결정한다. 셋째, 업무 프로세스 지원을 위한 공간 관련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정보들을 수집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서베이 방법들이나 진단 방법들이 검토된다. 넷째, 막연하게 창의성 향상 등의 구호를 걸지 않고 구체적으로 스마트 오피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고 향후 수시로 스마트 오피스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다섯째, 외부 스마트 오피스 전문가들이 조직 내부의 인사팀 및 정보기술팀(IT팀)과 함께 일할 수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 여섯째, 먼저 작은 규모의 파일럿 프로젝트로 새로운 오피스 구축안을 시험해보고 이를 개선, 확정한 후 조직 전체로 확장해 나간다.

 

 

덧붙여 스마트 오피스 구축에 있어 주의할 점은 사람들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실내환경 관리와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부서별·사무실별 인원수만 알면 쉽게 계획할 수 있던 공조부하가 이제는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대응을 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이를 위해 건물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센서 데이터와 이미지들을 어떻게 결합하여 실시간으로 직원들의 업무 행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업무환경을 빌딩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관이 스스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비전이 없다면 스마트 오피스는 자칫 예산과 시간만 소모하는 전시 행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연한 두려움으로 계속 예전부터 하던 방식으로 일을 하다가는 업무 생산성과 창의성 결핍으로 고객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관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내부의 정보와 목소리를 바탕으로 외부의 풍부한 벤치마킹 사례들로부터 얻은 다양한 옵션들을 평가하여 가시적이고 지속가능한 성과가 있는 스마트 오피스 구축이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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