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평등 심화, 자유 국제질서 위협 민주주의 지키는 것은 시민들의 더 많은 참여

  • 등록 2018.07.11 09:19:18

 

17.png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미래 불확실성 증폭

세계는 지금 최대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경제선진국에서는 불평등과 임금 정체로 많은 근로자와 커뮤니티들이 자녀의 장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폭력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분열은 지속되고 새로운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들 간 연결이 확대되고 지식 확산과 소통이 쉬워졌지만, 테러리즘과 독재자들은 이런 것을 악용해 과거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무기를 가지게 되었다.


더 나아가 TV와 트위터가 악성 뉴스를 끝없이 쏟아 뱉는 인스턴트 정보시대에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이런 현상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통제수단을 찾게 만들고 고립주의 혹은 민족주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며 타인의 권리를 유린하고 ‘나만 좋으면 그만이고 다른 사람은 알 바 아니다’라는 풍조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반동을 낳는다. 세계는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바뀔 때에도 비슷한 것을 경험했다. 그 당시에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종족이나 민족주의, 외국인 혐오, 그리고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정치가 득세할 위험이 증폭됐었다. 1, 2차 세계대전은 우리가 그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분열을 극복하는 새로운 사고와 행동 방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현 세계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인식해야만한다. 한반도에서는 끝나지 않은 분쟁의 검은 그림자가 계속 드리우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몇 가지 나의 생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미래가 건설하는 자의 것이고 파괴하려는 자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안정과 번영이 새로운 무기 개발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북한에 보내야 한다. 국제질서는 규칙과 규범에 의존한다. 북한이 그런 질서 바깥에 머무르는 한 그들은 상응하는 대가에 직면할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하이테크 경제가 소수자가 아닌 모두를 위해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자본주의와 자유개방 시장은 전 세계의 생활수준을 높였다. 그러나 세계화와 급속한 자동화는 근로자들의 지위와 임금 확보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산층이 희생되고 소수만이 잘사는 경제체제는 순탄하게 성장할 수 없다.

 

불평등이 심화되는 경제 체제는 자유 국제질서에도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상위 1%가 부와 소득의 더 큰 지분을 차지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들한테 불리하게 게임이 진행되고 정부가 힘 있는 자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느끼게 된다.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경제 체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냉소주의와 분열을 가져오고 체제에 대한 신뢰와 사람들 간 신뢰를 해친다.

 

우리는 통합을 멈출 수 없고 왔던 길을 되돌릴 수 없고 기술을 상자 안에 처넣어둘 수는 없다. 그 대신 사람들에게 투자해서 기술을 가르치고 교육에 투자하고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사회안전망을 현대화하고 근로자들이 더 나은 임금을 받기 위해 노조를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세법을 개혁해 신경제로부터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그들의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 국가에 대한 의무를 지키게 해야 한다.

 

한 경제체제 안에서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부국과 빈국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빈국을 돕고 신흥경제국들과 통상을 확대하는 것은 현명하고 바른 길이다.

 

국제규범에 따른 분쟁해결
세 번째, 분쟁을 해결하는 단 한 가지 방법은 규범에 의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불안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평화로운 공존을 위협하는 영토분쟁들이 존재한다. 국제규범에 따른 해결이 아니면 이런 분쟁들로 인한 갈등은 증폭될 것이다.

 

나는 전 세계가 강력하고 평화적이며 번영하는 중국의 등장을 환영해야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중국이자국의 굴기를 지원한 국제질서에 더 큰 지분을 갖게 되면 중국, 나아가 세계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역사가 보여주듯 최종적으로 국제법 준수로 이익을 보는 나라는 작은 나라들뿐만 아니라 크고 강력한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이익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이 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을 바꿨는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기술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그것은 동시에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우리의 추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사람들만 상대하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들이 자신의 믿음 속에 안주해서 정보가 사실이든 아니든사실과 증거, 합리성에 기반하지 않고 자신의 견해에 맞는 정보만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므로 선전에 굴복하지 않고, 독립된 저널리즘을 개발하고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최종적으로 공통 분모를 찾아 차이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 시민들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관료들이나 제대로 기능을 하지못하는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결정을 통제할 수 없다고 믿게 된다면 그들은 민주주의를 버리고 대중인기주의, 민족주의,더 나아가 권위주의적 운동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나는 군사력이나 국가 간 동맹이 아닌 법의 지배, 인권, 개인의 자유 등 원칙들에 기반한 자유로운 국제질서만이 우리가 선택할 유일한 대안임을 확신한다. 지금까지 우리를 이끌어 온 것도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경제적 기회를 촉진하고 또 다른 세계 대전을 막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했다.

 

민주주의가 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플 때 치유할 수 있는 약은 시민들의 더 많은 지지와 참여다. 한국과 미국이 공통의 가치와 이상을 함께 지켜나간다면 우리 다음 세대의 리더들도 자랑스러운 유산을 이어갈 것으로 믿는다.

 

※ 이 글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7월 3일 서울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한
기조연설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배너
배너

발행인의 글


곡성군,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 운영

곡성군(군수 조상래)은 '2025년 문화가 있는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를 곡성작은영화관과 옥과면 묵은숲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영한다고 밝혔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그 주간에 영화관, 공연장 등 전국 1,500여 개 이상의 문화시설 할인, 무료관람, 문화행사 등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으로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에 선정돼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월 곡성작은영화관을 중심으로 버스킹공연과 공동체 영화 "오빠 남진"을 상영했고, 지역민 100여 명이 문화 혜택을 누렸으며, 4월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를 준비하며 가족 단위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4월 30일에 열리는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는 곡성작은영화관에서 주민이 함께 시청하는 공동체 영화 "목소리들"을 상영한다. 제주 4.3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주 여성들의 경험, 침묵 속에 잠겨있던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오는 5월 3일에는 옥과면 묵은숲을 배경으로 "예술 먹은숲"이란 주제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예술 먹은숲은

OECD 고용률 및 노동력 참여율, 사상 최고 수준 기록

글로벌 노동시장 동향 안정 속에서 주요 국가별 차이 뚜렷 OECD가 2024년 1월 발표한 ‘Labour Market Situ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고용률은 70.3%, 노동력 참여율(LFP)은 74%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2005년과 2008년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 독일, 일본, 터키를 포함한 38개 회원국 중 13개국이 해당 지표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거나 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고용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OECD 회원국 중 약 3분의 2가 평균 고용률인 70.3%를 초과했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아이슬란드가 80% 이상의 고용률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터키는 55.2%로 가장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G7 국가 중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평균 이하의 고용률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분기별 고용률 변화를 살펴보면, 15개국의 고용률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2개국에서 고용률이 감소했고, 11개국에서는 증가했다. 이 중 룩셈부르크와 칠레는 고용률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코스타리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