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이 없거나 화장장을 이용하는 데 거리가 멀어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힘을 합쳤다. 이웃하는 지자체와 공동 장사시설을 건립함으로써 늘어나는 장례 문화 인식 변화에 대응하고, 부족한 화장장 시설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충북 진천군, 괴산군, 음성군 공동장사시설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3월 14일 발대식과 제1차 회의를 음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열었다고 말했다.
첫 회의에 송기섭 진천군수, 장동현 진천군의장, 장우성 괴산군 부군수, 신송규 괴산군의장, 조병옥 음성군수, 안해성 음성군의장과 추진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위한 추진 방향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전문가와 군의원, 공무원, 지역 대표를 포함해 총 30명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앞으로 종합장사시설의 건립 규모와 범위, 부지 공모, 주민지원 사업과 같은 안건을 심의하고 건립 방안을 검토해 합의를 도출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충북 3개 지자체 사례처럼 공동장사시설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화장시설 수요 증가에 따라 화장시설 유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진행돼 왔다. 화장 시설이 관외에 있어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큰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3개 군이 공동으로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 평균 화장률은 92.4%로, 장례 문화에서 화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서비스에 등재된 화장시설은 전국에 6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강원 8곳, 경북 12곳, 경남 10곳, 전남 7곳으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에 몰려 있고, 전체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 및 수도권에는(서울 2곳, 경기 4곳, 인천 1곳) 공동 장사시설이 부족하다. 광역시 사정도 마찬가지.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지역에도 화장장을 갖춘 공동 장사시설이 1개뿐이어서 인근 지자체로 원정 화장을 가거나,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지자체 간 장사시설을 공유한 모범 사례로 동해와 삼척 공동 화장장이 꼽힌다. 동해시와 삼척시 두 지자체는 시민 불편 해소라는 공통 목표 아래 공동 화장장을 갖춘 장사시설을 추진해 왔다.
동해에는 1978년 건립돼 가동 중인 화장장이 있었지만, 건물이 노후화됐고, 인근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신축, 증개축 모두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삼척시도 지역 내 화장 시설이 없어 인근 동해 화장장을 이용해야 했고, 주민들이 이용할 때 관외 거주지로 분리돼 화장사용료 추가금을 내는 등 불편이 따랐다.
동해와 삼척 양 지자체는 공동으로 화장장 시설 건립을 추진했고, 80억 원을 들여 2018년부터 짓기 시작해 2022년 2월에 준공,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왔다. 화장시설 운영에 필요한 재정은 동해시와 감척시가 반반 부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