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흥미 수준에 머물렀던 AI가 단순 기술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생활이나 산업현장을 바꾸고 있다.
전율이 느껴진다. AI가 개인 모바일, PC, 차량 등 각각의 디바이스에서 곧바로 구현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떻게 바뀔까?
모든 사물에 들어가는 온디바이스 AI
별도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반도체를 이용해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비행기 안처럼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시간 번역, 챗봇, 이미지 생성 같은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속도가 빠르고, 보안이 잘된다. AI 반도체가 개개인의 기기 활용 습관을 학습하면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기기로 진화한다.
나를 학습하는 ‘24시간 비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응용한 AI비서(‘코파일럿’)를 자사의 윈도PC와 노트북용 운영체제에 탑재하고, 삼성전자는 ‘AI와의 초연결’이라는 콘셉트로 AI를 탑재한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을 선보인다. LG전자는 ‘AI집사’ 제품을 공개했다.
AI가 기기에 탑재된다는 것은 클릭 하나, 터치 하나가 모두 AI에 학습된다는 것으로, 개인의 세세한 동선까지 학습해 알람을 설정해놓거나 문자를 자동으로 완성해주기도 한다.
무거운 물건 운반 및 섬세한 제조 기술 가진 AI 로봇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물류로봇 ‘스트레치’는 빠르게 무거운 물건을 적재적소에 쌓고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물건 분류 방법과 공간배치도 AI 주변 상황에 맞춰 스스로 정한다.
니콘이 내놓은 센싱로봇은 손톱보다 작은 초소형 부품까지 조립하고 점검하는 능력을 갖췄다.
제조 분야에서는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거나, 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고령사회, 어르신 돌봄에 적극 활용
네이버 케어콜 서비스처럼 생성형 AI는 복지 분야와 돌봄 로봇에도 확대될 수 있다. 중국 커이테크의 로봇 ‘루나’는 챗GPT처럼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탑재, 말 상대가 부족한 사람과 길게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을 갖췄다.
법조계에도 AI 파도 몰려온다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이미 범용 AI에선 간단한 고소장 등을 작성할 수 있고, 올해 안에 승소 가능성이 몇 %인지, 진다면 손해배상액은 얼마일지 등 웬만한 답을 얻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며, “관련 자료 검색·선정·요약, 외국 자료 번역 후 자동요약, 계약서 초안 작성 등 거의 모든 업무에 AI가 인간을 대신하여 낮은 연차 변호사 5~10명이 할 일을 AI가 하면서 주요 로펌에서 인력 감축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 진단 정확성 높여 수명 연장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거나, 기존 치료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의료 영상 분석에도 활용되고 있다. 암이나 뇌졸중과 같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기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키워드만 넣으면 나만의 콘텐츠 제작 가능, AI발 미디어 혁명
오디오와 비디오 데이터를 다루는 AI 기술이 한층 정교해지고, 생성형 AI와 결합되면서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 업계 전반의 콘텐츠 생산 체계에 AI가 적극 도입돼 2025년 전체 콘텐츠의 90%를 생성형 AI가 만들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AI 번역기술을 이용해 영문판 뉴스 서비스를 한다. 일본의 ‘리모’ 인터뷰 도우미 기술을 이용해 인터뷰 내용을 글로 바꿔주고, 이를 질문별로 요약해 자동으로 정리해주고, 보고서나 기사로 만들기 쉽게 다듬어주기도 한다.
영상부터 배경음악까지 모두 AI가 만든 영상광고
생성형 AI가 디지털 광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에 텍스트 형태로 프롬프트(명령어)만 입력하면 광고 헤드라인과 문구,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대홍기획은 생성형 AI로 제작한 롯데그룹의 영상 광고를 롯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다. 광고·마케팅 분야 전반에 걸쳐 ‘AI 전환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 정확히 예측
기후 모델링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추적하고,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 방법을 제안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정의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조치를 제안할 수 있다.
생성형 AI 혁명의 부정적인 파장
저작권 문제
생성형 AI 중심축인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운영하는 오픈AI·구글·네이버 등 업체들이 데이터의 원저작권을 갖고 있는 창작자들로부터 저작권 문제를 제기받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도 네이버의 LLM인 ‘하이퍼클로바X’가 언론사 동의 없이 뉴스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네이버 뉴스 제휴 약관 개선을 요구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챗GPT 데이터 학습에 무단으로 활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규모 실업 양산..국민은행 콜센터 직원 항의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는 지난해 20만 명 이상이 해고당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월부터 상담사 인력 감축을 유도 중이다. 정년을 맞거나 퇴사로 일하는 사람이 줄어도 더 이상 충원하지 않고 자연 감소시키고 있다. 콜센터 협력업체도 6곳에서 4곳으로 줄였다. 구글도 약 3만 명에 달하는 광고 판매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한다. 또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4,702명 중 25%가 AI로 인해 회사 인력이 5%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플랫폼 종속 가속화
GPT 스토어로 인해 기업이나 기관에 수천만원을 받고 팔던 AI챗봇이 앱스토어를 통해 헐값에 풀리게 된다.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타격을 받을 것이고, AI 스타트업이 오픈AI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안 우려
피싱 메일 생성 등 초거대 언어모델을 악의적인 의도로 사용하거나 사용자 개인정보나 저작권을 보호받는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유출하는 등 초거대 언어 모델의 학습에서 활용까지 여러 종류의 보안 위협이 존재한다.
가짜 뉴스 양산, 민주주의 위협
초거대 언어 모델이 거짓된 정보를 사실인 양 제시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금융업처럼 한 번에 수백억~수천억 원이 오가는 거래에서 AI가 오답을 내면 치명적이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해 해당 경선에 불참할 것을 권하는 딥페이크 음성이 유포돼 뉴햄프셔 주정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에 중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