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중앙본로 1길 16 주변 골목은 가파른 언덕길이 세 방향에 걸쳐 있어 보행자나 차량이 갑자기 나타나면 대처하기 어려워 보였다.
다행히 골목을 비추는 CCTV 기둥에 ‘골목길‧언덕길 방향 주의 알림이’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언덕 아래에서 차량이 골목으로 진입하자, 전광판에 ‘전방 보행자 주의’라는 문구가 뜬다.
이는 양천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신개념 교통신호를 알리는 감응식 센서로 보행자나 차량처럼 이동하는 객체를 실시간 탐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 인근 일대에 차량 통행량이 적지 않았다. 약 10분간 승용차와 배송 트럭, 배달 오토바이 등 차량 30대 이상이 쉴 새 없이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렸다. 인도가 있는 구간 외에 아이들은 골목길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만약 차량이 언덕에서 오르는 사이에 보행자를 못 본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였다.
목동중앙서로 11길 48 인근도 마찬가지다. CCTV 지주대 바로 앞 어린이집이 있어 어린이 이동이 잦고, 노란색 학원 버스가 유난히 자주 오갔다. 200m 이내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원이 밀집한 지역이라 아동과 청소년의 통행량이 적지 않았다.
2월 15일 찾은 두 지역 주변 모두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시속 30㎞ 이하로 통행해야 하지만 성인 이하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보행 관련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양천구가 전국 최초로 신개념 교통신호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히며 골목이 좁고 언덕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골목길‧언덕길 방향 주의 알림이를 2월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범 사업은 골목길 교차로와 양방향 언덕길에서 접근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해 실시간으로 위험 방향을 알려주는 다방향 위험 경고 신호 체계다.
이 사업은 이기재 구청장의 민선 8기 ‘안전한 도시’ 공약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방향 주의 알림이’는 골목에서 보행자와 자동차,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등 움직이는 객체를 감응식 레이더 센서로 즉각적으로 탐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LED 점멸로 진행 방향을 미리 경고한다. 언덕길은 LED 점등은 물론 전광판에 보행자와 차량 두 가지로 구분돼 표출, 사고를 예방한다.
레이더 센서는 비나 눈 어떤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최대 오거리 동시 탐지의 성능을 갖췄다고 구는 밝혔다.
기존에 설치된 CCTV 기둥을 활용하기 때문에 예산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양천구는 내다봤다.
통합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운송수단, 시간대별 골목길 통행 현황 등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도 할 수 있다. 양천구가 추진 중인 ‘스마트 시티’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구 관계자는 밝혔다.
양천구는 방향 주의 알림이 시범 운영 이후 면밀히 검토해 추가 설치 구간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골목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간으로, 골목길 교통안전 확보는 ‘안전 도시 양천’을 향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신개념 골목길 신호체계가 주민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스마트 안전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