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박상인 서울대 교수)

고도성장의 기억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오랫동안 경제 정책 분야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혁신을 외쳐온 경제학자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박 교수는 과감하고 전면적인 혁신 없이는 더 이상의 경제 성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 책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 무엇이었는지 가감 없이 밝히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게 했다.

 

한국 경제가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지금의 성장사를 만들어냈는지는 물론 이러한 역사를 통해 발생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하고 기이한 구조적 문제가 어떻게 경제와 사회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는지까지 절박하고 엄중하게 역설한다.

 

특히 한국 경제의 자취를 세계적인 경자학자들의 성장 이론과 세계 경제 정세와 함께 살펴봄으로써 우리 현실에 대한 피상적 이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종합적 안목을 제시한다.

 

필리핀의 ‘박정희 개발 체제 따라 하기’는 왜 실패했는지, ‘국가대표 선수’ 육성 정책을 펼치던 유럽과 ‘창조적 파괴’를 지향한 미국은 어떻게 해서 격차가 벌어졌는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 세계 여러 발전 전략을 살펴보며 한계에 닥친 우리 경제의 다음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한다.

 

 

박상인 교수는 들어가는 글에서 “재벌 문제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이유는 재벌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구조의 혁신 없이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매우 심각한 위기와 퇴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라며 “이 책에서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혁신형 경제, 포용적 성장, 탄소중립으로 이행하기 위해서 왜 재벌 개혁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재벌개혁을 포함한 포괄적인 한국 경제 구조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재벌개혁을 포함한 한국 경제의 구조 개혁과 혁신은 지속가능한 우리 경제와 사회를 위해서 필요 불가결함을 알리고자 한다”면서 “1부에서는 1960년대 이후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발전 전략의 성공이유를 살펴보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모방형 성장전략이 혁신형 성장전략으로 바뀌어야 함을 논의한다”고 했다.

 

2부에서는 제조업의 넛 크래커 현상을 살펴보고, 3부에서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전속계약과 이에 따른 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가 혁신의 기회와 유인을 앗아가고 있다는 점과 제조업, 특히 중간대 산업에서 혁신과 융합을 가로 막고 있음을 살펴본다고 했다. 끝으로 4부에서는 혁신과 포용적 성장 및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 먼저 재벌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의 일대 개혁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이런 개혁을 가능케 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나가는 글에서 박 교수는 “우리 사회가 혁신경제, 포용성장, 탄소중립으로 이해해나가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다수의 일반 국민”이라며, “다수의 일반 국민이 똑바로 인식하고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일어났던 진보운동과 같이 조직화된 사회운동과 정치 연대가 필수”라며, “이 책이 이런 시민운동의 조직화에 부싯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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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이탈리아, 농촌 및 도심 내 버려진 건물 재활용 프로젝트

2024년, 이탈리아는 농촌 지역과 도심 내 버려진 건물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사용되지 않고 오래 방치된 건물들을 개조하여 주택, 공공 시설, 혹은 창업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로, 도시 재생과 농촌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정책은 이탈리아 전역의 지방과 도심의 쇠퇴를 방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지방 인구 감소와 도심 쇠퇴 문제를 오랫동안 겪어온 국가 중 하나이다. 특히, 남부 이탈리아와 같은 지방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인해 많은 건물이 방치되거나 버려진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이는 지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20년대 들어 지방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었는데 특히 남부 지역은 2023년 기준, 1년에 5만 명 이상이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60개 이상의 마을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몰리세(Molise) 지역은 지난 20년 동안 인구의 약 40%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수많은 주택과 상업 시설이 버려졌다. 이탈리아 대도시에서는 상업적 중심지였던 구역들이 상업 시설 이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