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 없어!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내 재산이야!"
오랜 폐지와 고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중곡동 한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70대 노인이 쓰레기 청소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8월 29일 중곡2동 주민센터와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40여 명이 청소 도구와 소독 기기를 들고 찾아와 폐지를 치우고 각종 쓰레기를 옮겼다. 이날 하루 수거한 쓰레기양만 총 10톤, 차량 6대가 동원됐다.
물청소와 방역까지 완료한 후에야 쓰레기집의 청소가 마무리됐다.
쓰레기집 처리 전 쓰레기집 처리 후 광진구 제공
홀몸 노인이 거주하는 이 집에 폐지가 쌓인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폐지를 치우고 방문과 상담, 따로 사는 가족들을 통해 관리를 시도해왔다.
그동안 광진구는 이웃과 중곡2동 주민센터, 청소과, 자원봉사팀, 정신건강즈진센터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각 분야의 기관이 모여 대책 회의와 설득 작업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에서는 또 재발이 잦은 저장 강박의 특성을 고려해 당사자에게 마음 치료와 상담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방문간호사의 건강 관리 등 꾸준한 방문과 대화, 환경 순찰을 지속하는 등 적극적이고 꾸준하게 개입하기로 했다.
광진구는 '서울시 광진구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 중이다.
저장강박으로 인한 쓰레기집 문제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나선 것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지역 주민들과 여러 기관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가능했다"라며 "관련 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앞으로 지역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주민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