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1,800조 원대의 가계대출을 줄이겠다며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보험사에 대출 규제를 하면서도 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 8,455개의 등록 대부업체 가운데 0.24%에 해당하는 러시앤캐시, 웰컴론 등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이른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21개 사를 선정하고 이들 대부업체가 은행권에서 2~3%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대부업체들은 지금까지 저축은행, 캐피털 사 등에서 연 5~6%의 금리로 돈을 빌려 왔다.
금융위는 “지난 7월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졌다며 제1,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게 된 저신용자들에게 자금이 융통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언제부터 서민 금융의 아이콘이었냐며, 은행권을 때려잡으면서 고리의 폭리를 취하는 대부업체에 지원사격을 해 주는 것은 대출 실수요자들을 코너로 모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대부업체에 자금을 조달해야 할 은행권은 대부업체의 물주 역할을 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의 경우 국정감사 때마다 ‘대부업체 돈줄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부딪쳐 내년부터 대부업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부업체 실수요자들 역시 최근 제1, 2금융권 대출이 도미노식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 서민을 대부업계로 내모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인당 대부업 대출액은 1,047만 원이고, 대부 이용자 수는 138만 9,000명으로 같은 기간 18만 6,000명(11.8%) 줄었다. 이는 산와머니와 조이크레디트대부 등 일본계 대형 대부업자들의 신규대출 중단, P2P 연계 대부업자의 폐업 등에 따른 것이다.
대부업체 이용자 중 일부는 정책 서민금융상품이나 대부업 계열의 저축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