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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 인간을 닮은 로봇, 축복일까, 재앙일까?

​우리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로봇.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지에서 선정한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직업’ 중 하나가 인공지능 로봇 전문가일 정도로 로봇산업은 계속 발전할 전망이다. 그러나 로봇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로봇’이라는 말은 1920년 체코의 문학가인 카렐 차페크 (Karel Capek)의 희곡 <로슘의 유니버셜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이라는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다. 체코 발음으로 ‘Robot’이라 는 단어는 ‘노동’을 뜻하는 ‘Robota’에서 유래된 것인데, 이처럼 로봇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 단어에 노동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로슘의 유니버셜 로봇>에 등장하는 로봇은 감정이 없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의 노동을 대신 도맡아 하던 로봇들은 어느 날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인류를 몰살시키지만 ‘직접’ 노동을 하던 단 1명의 인간은 살려둔다. 로봇에게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기준은 자신들처럼 ‘직접 노동을 하는가’였기 때문이다.

 

영화 <아이로봇>의 원작자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는 자신의 소설에서 ‘로봇의 3원칙’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3가지 원칙이란 다음과 같다. 첫째, 로봇은 사람을 해치거나, 사람이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 된다. 둘째, 로봇은 첫 번째 법칙과 충돌하지 않는 한 사람의 명령을 반드시 따른다. 셋째, 첫 번째와 두 번째 법칙과 충돌하지 않는 한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로봇의 어원이나 로봇의 3원칙을 보더라도 로봇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로봇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로봇 팔과 로봇 다리, 로봇 손가락은 물론,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는 기중기에서부터 인간을 대신해 재난 현장이나 전인미답의 땅을 밟기도 하고 몸이 불편하거나 거동이 힘든 사람을 돕고 보살피기도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불 끄는 로봇, 호텔에서 손님을 대신 맞는 로봇, 식당에서 상을 차려주는 로봇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 혁신을 가져다준 또 하나의 획기적인 발명품 드론(Drone)은 등장한 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조종사없이 무선전파에 따라 비행과 조종이 가능한 무인항공기인 드론은 처음에는 군사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이제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 체인 ‘알리바바’도 드론을 이용해 택배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발표 할 정도로 택배배달, 음식배달, 영상촬영 등 각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사생활 침해나 테러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드론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로봇의 활용 가능성은 무한하고 인간의 기술도 그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 <AI>, <트랜스포머>, <아이로봇>, <윌-E>, <HER>, <바이센테니얼 맨> 등 로봇을 주제로 해 흥행한 영화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은 것만 보아도 로봇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 사회에서 부작용은 없을까? 

영화 <HER>에서는 인간인 주인공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사랑에 빠지며 실제 삶보다 인공지능 컴퓨터와 시간을 보내는 데만 집착하 고, <월-E>에서는 로봇에만 의지한 나머지 인간들은 스스로 일어서고 걷는 것조차 힘겨워한다. <아이로봇>에서 로봇은 앞서 언급한 ‘로봇의 3원칙’이 잘못 적용된 상황에서 인간과 대립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로봇청소기가 잠을 자던 여성의 머리카락을 빨아들인 사고를 보고 주요 외신들은 ‘로봇이 인간 주인에게 등을 돌린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봇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우리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 지는 2013년부터 로봇이 쓴 기사들로만 구성된 <더 롱 굿 리드(The Long Good Read)>라는 주간신문을 발행하는데, <가디언>의 기사들 중 댓글, 주제, 리트윗 수, ‘좋아요’ 수 등을 기준으로 기사를 선별하고 자동편집해 제공하고 있다.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발생한 지진속보를 가장 빨리 알린 기사도 로봇이 작성한 것으로, 지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문장을 만들어 기사를 송부하는 데 채 10분이 걸리 지 않았다. 속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에게는 로봇의 발전이 확실히 디스토피아적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일본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며 언어와 표정, 목소리 톤을 인식할 수 있는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 ‘페퍼(Pepper)’를 개발해 선보였다. 로봇은 이미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듯하다. 미래에 로봇이 인간의 지능과 감성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될 때 로봇은 여전히 인간을 위해 일하고 봉사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과 대등한 삶을 살기 위해 저항할 것인지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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