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도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받아 갈수록 거대산불재난이 많아 지고 있다. 작년 울진, 삼척, 강릉의 거대 산불을 시작으로 양구, 군위, 합천, 고성, 성주, 창녕, 순천 등에서 발생한 큰 산불이 엄청난 산림을 불태웠다.
숲은 우리에게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휴양을 제공하면서 생태기반적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그런데 이런 대형산불로 파괴된 산림을 복원하려면 5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산불학회가 본격적인 산불철이 시작되는 시기에 범정부적 대응 필요성에 대한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국회의원들과 공동 주최로 산불대응 주무기관인 산림청에서 발제하고 유관기관들과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범정부적 민관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일반적인 학술세미나는 발표자가 발표하면 토론자는 발표자 내용에 대해 주관적 논평만 하지만 산불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토론자들에게 토론 주제를 선정, 제시하여 전문성 제고를 위한 지혜를 발휘했다. |
1월 17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시대 초대형 산불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심포지엄)는 서삼석·소병훈·김승남·이양수·신정훈·안호영·어기구·위성곤·박형수·이원택 의원실에서 공동주최하고 한국산불학회가 주관하고 산림청 등이 후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한국산불학회는 2022년 전국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2023년 산불 대응의 정책적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토론회 주제를 '기후위기 시대 초대형 산불의 대응 현황과 정책 과제'로 정하고 △통합지휘 △공중진화△지상진화 △대응정책 등 4개 과제로 나누어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제1부 ‘통합지휘’ 세션은 숭실대 정종수 교수가 좌장을 맡고, 작년 총 11건의 대형 산불 중 7건의 대형 산불 진화에 참여한 남부지방산림청 남송희 청장이 ‘초대형산불 현장 통합 지휘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은 포항공대 김창수 교수가 ‘산불현장 민·관·군 합동작전의 효율성 제고’를, 국립산림과학원 이석우 박사가 ‘산불정보시스템의 활용과 향후 과제’를,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장미나 박사가 ‘산불위험지 조사 결과의 통계와 역할 진단’을,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성석열 상황관리담당관이 ‘산불진화현장의 산림 및 소방과 협력’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제2부 ‘공중진화’ 세션은 48대의 산림진화헬기를 관장하고 있는 산림항공본부 고기연 본부장이 ‘한국의 기상특성과 항공진화의 현황 및 과제’로 주제 발표를 하고 서울시립대 우수영 교수가 좌장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한서대 배택훈 교수가 ‘항공안전과 진화역량 강화 및 지자체 임차헬기 관리 개선’을, 국방부 이갑수 국장이 ‘산불진화를 위한 군의 협력 현황’을, 기상청 정관영 예보국장이 ‘효율적 산불진화를 위한 한국기상의 특성 이해’에 대해 토론을 했다.
제3부 ‘지상진화’ 세션은 산림청에서 산불재난특수진화대, 공중진화대, 산불전문 예방진화대 등 산불진화 정책을 관장하고 김만주 산불방지과장이 ‘지상진화의 현황과 과제’로 문을 열고 K-ESG평가원 심보균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은 전주대 곽주린 교수가 ‘지상진화의 중요성과 역량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경상북도 최영숙 환경산림자원국장이 ‘지자체 지상진화 인적 물적자원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SK임업 유희석 부사장이 ‘산불로부터 숲의 보호를 위한 한전과 산림청의 협력’을, 남악초등학교(전남 무안군 소재) 김란 교장이 ‘기후위기대비 산불 대응을 위한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토론했다.
마지막 제4부 ‘대응정책’ 세션은 산림청에서 산불, 산사태 및 산림병해충 등 산림재난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강혜영 산림재난통제관이 ‘산불 대응 정책의 과제’라는 발제로 시작했다.
강원대 이시영 명예교수가 ‘산불대응 경험에 기반한 산불학의 정립 필요성’을, 행정안전부 이용철 재난협력실장이 ‘2022년 산불대처 범정부 개선과제 및 추진현황’을, 통일부 김광길 교류협력정책관이 ‘기후위기 남북 공동대응으로서의 산불대응 협력’을, 외교부 정강 국장이 ‘해외 산불재난 대비 재외국민 보호’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마무리한다. 좌장은 남북교류위원이면서 SBS 산불 재난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김희남 선임 기자가 맡았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고 산불 소실 산지 긴급 복구를 위하여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1일자로 대표 발의한 서삼석 국회의원은 ‘산불 진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불진화헬기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간 부품 수급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축사에서 "군에서도 산불발생 시 진화를 위한 지원 활동뿐 만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가 대한민국의 기후위기 시대 초대형 산불의 효율적인 대응과 정부 정책을 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목민심서 공전 제1조 산림편의 첫 문장인 '산림은 나라의 세금이 나오는 곳으로, 산림정책은 옛 성왕이 중요하게 였다"를 언급하며 "소중한 산림을 한 순간의 산불로 잃지 않도록 잘 지키고, 가꿔나가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라며, "오늘 심포지움을 통해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산불방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초대형 산불의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문현철 한국산불학회 회장은 "지구 전역에 걸친 온도 상승으로 산불의 다발과 대형화가 예측되고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는 산불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진행된 만큼 산불학문이 체계화되고 산불재난 대응방안이 정책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산불분야에 대한 융복합적·체계적·디테일한 전문성 등을 중심으로 심포지움을 설계하였다"면서 "심포지움이 끝난 뒤에도 배포된 책자만 보면 산불대응 입법적 정책적 업무수해의 지침이 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3부 토론자로 참여한 김란 교장은 "이번 토론회가 교육에도 울림을 주는 행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해 봄 우리는 기후위기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큰 산불을 겪었고 올해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많은 의견들은 산불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산불방지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산불학회가 이번 국회 심포지엄을 통해 얻고자 하는 3가지
1.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기 위한 전문가연구집단으로서 자리 잡아 산림청의 산불재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수행할 것이다. 산불전문가가 없다는 그동안의 인식을 개선하여 산불연구자 단체로 성장하겠다. 세계 산림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다지게 된 상황에서도 산불에 대한 전문가가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들이 산림전문가들 사이에서 더 이상 나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2.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학회로 거듭나겠다. 우리 산불학회는 발표, 발제는 물론 토론자의 토론주제까지 미세하게 선정하여 학술대회를 마치고 나면 배포된 학술대회 자료집이 정책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제작했다.
3. 산불학회는 늘 산불현장에서 산불의 진화과정에서 참여하고 관찰하고 대안을 찾는 현장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그동안 울진, 고성, 강릉, 삼척, 순천, 군위, 창녕, 합천, 밀양 등의 산불현장을 찾아가 진화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해 왔다. 산불학회는 반드시 현장을 관찰하고 현장에서 대안을 찾는 동적인 연구방법론을 적극 수행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