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전현직 시장이 10월 11일 국회 문체위 문화재청 국정감사 현장에 출석했다. 국정감사 현장에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나란히 등장한 경우는 이례적인 일로 출석 이유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해시가 수천 년 된 지석묘를 받치는 박석을 뽑고 고압 호스로 세척한 사건을 두고 문화재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을 놓고 국회 문체위 위원들이 감사하는 과정에서 증인으로 호출한 것이었다.

배현진 의원은 허성곤 전 김해시장을 향해 "가야사복원팀이 어떻게 이런 무식한 역사 복원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느냐"라며 호되게 질책했다. 또 배 의원은 "김해시가 치적 사업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가야사 사업인데, 고인돌 부분에서 사고가 났다. 시장으로서 응당 책임져야 하며 문화재법 위반 중에서도 이른바 '도굴 등의 죄'로 고발당했는데,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느냐? 또 가야 역사의 증거물을 스스로 망쳐버렸는데, 이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허성곤 전 김해시장은 "고인돌은 전문가의 자문을 충분히 받아 진행했고, 문화재청 추천도 받았다. 경남도지사의 인가를 받았다"며 억울해하자 배현진 의원이 "그래서 고인돌을 세척했냐?"고 강하게 받아쳤다. 허 전 시장은 "고인돌 세척 부분은 김해만이 아니라 3~4년 간 10여 곳이 세척하고 유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우리가 씻고 싶어서 씻은 게 아니라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에 따라 설계 승인 받아 한 내용이다"고 답했다.
홍익표 문체위 위원장이 위원회 위원들을 대신해 문화재청장을 향해 "방금 허성곤 전 시장이 말한 내용, 세척을 다른 곳에서도 했다는 데 사실이냐?"고 묻자 문화재청장은 "그런 것은 확인된 바 없다"라며 "세척이라는 것은 문화재를 원상태에서 손상, 변경 없이 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드러나게 한 예는 한건도 파악된 게 없다"고 밝혔다.

김윤덕 의원도 이번 지석묘 박석 세척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관련해 허성곤 전 김해시장에게 "현재 문화재 관리 과정에서 행정상 예산이나 전문가 부족 등이 이번 사건을 발생시킨 문제의 본질인가?"라고 물었고, 허 전 시장은 "전문성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답해 지자체 문화재 관리의 전문 인력 부족을 언급했다.

김윤덕 의원은 또 홍태용 현 김해시장에게 "지석묘 훼손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에서 절차에 관해 관심이 덜했고 무지했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게 무슨 의미냐?"고 묻자 홍태용 김해시장이 "지석묘 발굴 과정에서 고인돌에만 초점이 맞춰졌고, 박석이나 박석 이하의 유물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문화재청 발굴조사 허가 받을 때 매장 주체부에 대한 허가를 받으면 그게 고인돌 전체에 해당하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매장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재가 이번 사건의 핵심 원인으로 밝혀졌다.
김윤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은 물론 이번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드러난 전문 인력, 예산 부분에서 근본적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며 "행정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하며,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