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1987년 6월은 유난히 더웠다. 내가 몸담았었던 경북도청 청사는 대구시에 터를 잡고 있었던 터라, 다른 지역보다 무더웠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는 한국 근대사의 분수령이었다. ‘대통령은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한줄짜리 문장은 직선제 개헌 요구로 집약돼 전국 곳곳에서 분출됐다. 그간 억눌렸던 민심은 성난 파도로 출렁였다. 노도(怒濤)를 보고 있자니 배가 뒤집히는 건 시간문제라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국가기관이 홍역을 치렀 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의 자치단체가 시위대에 포위됐다. 경북도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시위대의 도청진압을 막기 위해 맨몸으로 입구를 막아섰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시위대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거칠어졌고 그들의 기세는 찜통더위에도 꺾이지 않았다. 공권력이 투입되면 유혈사태는 불 보듯 뻔했다. 청사를 휘감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들으면서, 우리는 도청이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지방자치 제도화, 탄핵정국 큰 소요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 된 요인 ‘촛불 1년’ 즈음에, 나는 과거를 떠올리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1년 전 서울 광화문에서, 광주 금남
이재원 부경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최근 복지보조사업의 증가와 지방비 의무분담 규모가 증가하면서 지방재정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었다. 이와관련한 정부 간 재정갈등이 심화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보조율의 수준에 대한 합리적 원칙을 설정하려는 연구가 많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중앙과 지방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답을 찾지 못했다. 기준보조율은 이론보다는 정부 간의 정치·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시대 상황의 맥락이 결합한 역사적인 산물이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재정환경은 21세기형으로 전환되었지만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제도들은 20세기의 과거에 머물고 있다. 전통적인 중앙과 지방간 재정권력 관계 속에서 국고보조금제도를 운영하면 상호 간에 비판과 불만만증대된다. 현실에서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심으로 용대비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하면서 제2세대의 새로운 부 간 재정관계 틀 속에서 제도 구조개편이 필요하다. 국고보조금 개편의 기본방향 1. ‘지방재원’으로서 분권형 국고보조금제도 개편 국고보조금은 세출에서 지자체의 윗방향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중앙’의 재원인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전략적 세입을 보장하는 ‘지방’의 재원이다. 예를 들어
이상훈 채널A PD 변호사까지 9급 공무원 지원하는나라 공무원시험에 젊은이들이 몰려 가히 광풍이라 부를 정도이다. 하위직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이나된다. 변호사까지 9급 공무원에 지원하는 비정상적인 나라이다. 원래 9급 공무원은 고졸학력의 신분으로 단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하위직 공무원이다. 그런데 고졸이 아니라 변호사에서 박사학위 소지자까지 9급 공무원에 지원하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공무원이 개혁의 걸림돌? 공무원은 안정된 직장에 정년보장과 공무원 연금 등의 여러 혜택으로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아무리 경제 위기가 닥쳐도 공무원은 잘릴 위험이 없다.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일을 하는데 주위의 눈치 볼 일이 별로 없다. 큰 잘못을 하지 않는 한 공무원은 해고되지않는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한직으로 밀려나는 일이 있어도 월급은 똑같이 받는다. 심각한 취업난 시대에 또한 평생 직장이 보장 안 되는 지금 시대에 직업으로서 공무원이라는 자리는 젊은 취업자들이 탐을 낼 만하다. 공무원 되기가 매우 어렵지만 정작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가는 의문시된다. 일부공무원들의 무사안일, 관료주의
강위원 광주광역시 광산구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상임이사 주민자치, 아직 갈 길 멀다. 전국 주민센터 ‘주민모임’에 종종 특강을 나간다. 입구엔 참석자 방명록이 있고, 공무원 몇 분이 줄줄이 서서참석확인 서명을 받는다. 단체장의 등장과 함께 개회하고, 익숙한 국민의례가 이어진다. 내빈 소개가 지루할 만큼 길어지고 그때마다 주민들은 건조하게 박수를 보낸다. 사회자는 박수를 유도하고, 단체장은 고개 숙여인사를 한다. 이내 강사소개가 이어지고 강의가 시작될 무렵, 단체장과 내빈들이 썰물처럼 빠진다. 강의가 시작되고, 주민들은 저마다 강의시간을 버티려는 듯 갖가지 모습으로 자세를 취한다. 휴대폰만 보고 있는 사람, 처음부터 눈을 감고 있는 사람, 총기 없는 눈빛으로 앞사람 뒤통수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 천태만상이다. 그나마 십수 명 되는 젊은 청년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세히 보니 모두 신분증을 패용하고 있다. 아뿔싸, 모두 공무원들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라도 가질 요량이면 그냥 쉬지 말자고 권한다. 중간에 쉬면 주민들이 전부 빠져나가 버린단다. 심지어 강의 끝나고 동장이 귓속말로 한마디 한다. “주민들을 너무 띄우면 주민들이 말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빅뱅파괴(Big Bang Disruption)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서 관련 산업이나 기업들을 한꺼번에 재편해버리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기술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나타나는 것이다. 기술발전이 얼마나 빨라지는가. 예를 들면 5000만 명의 사용자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전화기는 75년이 걸렸고 라디오는 38년, TV 13년이 걸렸는데 앵그리버드게임은 35일밖에 안 걸렸다.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go는 한 달도 안 돼전 세계 게임차트를 다 석권해버렸다. 기술 변화가 너무 빨리 일어나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의 서비스 제품, 예전같으면 경쟁자가 아니거나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기업이 갑자기 부상한다. 기업 수명이 과거 60년이었는데 지금은 15~20년밖에 안되고 앞으로는 더 줄어든다. 이전에는 직장에 들어가기업에 평생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에 기업이 서너 개 생겼다 사라진다. 예전에는 회사에 들어가 오래 다니면 그게 직업이 되는데 지금은 직장과 직업이 구별된다. 직업도 평생에 걸쳐 여러개를 가져야 한다. 직장을 벗어나서도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져야 하고 우리 아이
박형주 아주대학교 석좌교수 전통의 프랑스, 혁신의 핀란드 변화하는 환경에 교육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에 따라 인재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프랑스와 핀란드는 둘 다 교육선진국이지만 교육의 관점에서는 극과 극입니다. 제가 임의로 형용사를 붙여봤는데요. ‘전통의 프랑스’, ‘혁신의 핀란드’입니다. 전통의 프랑스라는 말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때 만든 입시제도인 바칼로레아를 200년 넘게 쓰고 있습니다. 물론 작은 변화는 있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았어요. 반대로 핀란드는 맨날 실험하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교육실험 중 대표적인 게 우리나라에서는 융합교육이라고 하는 ‘현상기반학습’입니다. 2016년부터 핀란드 전역에서 현상기반학습이 의무화되어서 1년에 하나씩 3과목 이상의 교사들이 모여 융합과목 하나를 만들어야 해요. 예를 들어 화학, 수학, 물리, 역사 교사가 ‘핀란드 해변에 유조선이 좌초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과목을 설계합니다. 학기 말에 학생들이 이 주제로 발표하는 게 목표예요. 처음에는 역사선생님 주도로 예전의 사례와 대처방법을 배웁니다. 그다음에는 화학선생이 기름과 물이 섞였을 때 어떻
이인영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왜 개헌인가?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은 대통령직선제 도입, 기본권 체제 정비, 헌법재판 도입, 지방자치 근거 마련 등 민주헌정사에 적지 않은 의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30년간의 대내외 환경변화와 함께 시대정신을 새롭게 반영 할 필요가 생겼고,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고 견제장치가 미흡한 국정운영 시스템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구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한국 사회는 1997년 IMF 이후 소득양극화, 부익부 빈익빈, 불공정거래 만연 등으로 사회경제 권리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보장되지 못한 채 일부 기득권 세력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었다. 1987년 체제의 극복 못지않게 1997년 체제의 극복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시대 과제가 되었다. 아울러 지난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우리는 이미 국민 주권시대를 맞이했다. 촛불시민혁명은 대통령 파면을 넘어 적폐청산을 통한 국가개조를 요구하고 있고, 개헌은 국가개조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개헌은 87년 체제와 97년 체제를 극복하고 촛불시민혁명의 국가개조 요구를 제도화하는 출발점이다. 개헌을 통하여 권력이 남용되
클래런스 탠(Dr. Clarence N W Tan) 호주 본드 대학교 교수 19세기 이전 알루미늄이 가장 비싸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 이 세상을 빈곤에서 풍요로 바꾸고 있다. 《풍요(Abundance)》는 저자가 싱귤러리티대학 공동창립자인 피터 다이아맨디스(PeterDiamandis)와 함께 쓴 책이다. 이 책의 표지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알루미늄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로(지표면의 8%) 19세기 이전까지 지구에서 가장 비싼 금속이었다.워싱턴 DC 워싱턴 기념비 꼭지부분은 금이나 백금이 아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기념비 건축 당시에는 가장 비싼 금속이 알루미늄이어서 이것을 사용했다. 나폴레옹 3세는 샴 왕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알루미늄 식기로 국빈을 대접했다! 알루미늄은 전기분해기술이 발명되기 전에는 용해점이 매우 높아 제련해서 추출하는 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들었다. 전기분해를 이용한 성분 추출 방법이 나오면서 알루미늄은 풍부해지고 가격은 폭락했다. 오늘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사용하면서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다이아몬드를 기른다 기술이 이처럼 희귀한 물질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최근의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전염병 대비 투자 적어 제가 어렸을 때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재난은 핵전쟁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 지하실에는 음식통조림과물로 채운 원통들이 있었습니다. 핵공격을 당했을 때, 아래층으로 내려가 쪼그리고 앉아서 원통 안에 넣어둔음식을 꺼내 먹는 것이지요. 오늘날 최대로 위험한 세계 재앙은 이런 모습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몇 십 년간 만약 무언가가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인다면, 그것은 아마도 전쟁이 아니라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일 겁니다. 미사일이 아니고 미생물일 것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핵 억제력에 막대한 양의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실질적으로 전염병을 멈출 시스템에는 매우 적게 투자를 해왔습니다. 우리는 다음에 발생할 전염병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에볼라 에볼라의 경우를 살펴봅시다. 여러분 모두 에볼라에 대해 신문에서 읽어보았을 겁니다. 매우 힘든 문제였습니다. 저는 소아마비 퇴치를 추적하는 사례분석 도구를 이용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문제는 효과가 없는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에게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
김진태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수석연구원 최근 모바일 인터넷, 소셜미디어(SNS) 등장으로 개인, 기업, 공공기관의 데이터가 폭증하고, 이러한 데이터가가치창출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 자산이 되는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 수집, 저장, 정리, 분석 및 예측 업무가보다 중시될 것이다. 특히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여 당해 지역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은 매우 중요해진다. 그 이유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자체의 데이터 활용정도는 초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자체의 데이터 활용상의 한계점과 개선 방안을 알아보자. 빅데이터의 중요성과 지자체 데이터 이용 현황 빅데이터란 기존 데이터 관리 도구로는 저장, 분석할 수 없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의 집합 및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빅데이터는 정부, 기업, 의료, 학술연구 부분에서 가치가 입증되어 다양한 분야에 도입, 활용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도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주민 삶의 질을 제고하고, 행정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