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일반적으로 중앙정부(KELA) 주도 하에 전국 규모로 실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설계와 시행 과정에서 지방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았다. 핀란드 사회보장제도는 지방 자치단체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실험 당시 복지서비스 제공과 피드백 수집은 지방 수준에서 이뤄졌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진행된 이 실험은 실업수당 수급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매월 560유로를 조건 없이 지급하였다. 이들은 기존 복지제도의 각종 의무(예: 적극적 구직활동 보고)를 면제받으며, 자율적으로 생활 및 구직활동을 할수 있었다. 대조군은 기존 실업급여 체계에 남은 173,000명으로,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정책 효과가 분석되었다. 최종 보고서(2020년 발표)에 따르면, 기본소득 수령자 중 고용된 비율은 대조군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고용일수 평균 78일 vs. 73일), 삶의 만족도는 6점 만점 기준 4.3점으로 대조군(3.9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 신뢰감, 미래에 대한 전망 등 심리적 안정감 측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으며, 지방 행정기관을 통한 정성적 인터뷰에서도 수급자들의 사회참여 확대, 자기개
기후위기, 지역소멸, 청년유출, 복지재정 한계 등 대한민국 지방정부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행정 효율성의 문제를 넘어, 기존 정부 모델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하위 집행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삶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정책 설계자이자 실험자로서의 위상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과 지방분권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모델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문제들을 지방 차원의 혁신과 실천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여전히 지방정부는 실험과 참여를 위한 제도적 공간이 부족하고, 재정 및 권한의 비대칭 속에서 실행력이 제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이야 말로 지방정부가 국제적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적기다. 특히 북유럽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는 지방정부가 복지, 기후, 정부 전환을 선도하고 있으며, 중앙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를 구축해왔다. 정책 실험, 주민참여, 수익공유, 제도개혁 등 다양한 측면에 서 유의미한 접근들이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