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수도권 일극체제의 판을 엎어야 지방이 산다!"

점퍼에 운동화 차림으로 1년에 12만㎞를 달리는 자치단체장이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다. 코로나19 방역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밤낮 없이 뛰어온 이 지사는 “지방이 살아나려면 현재의 판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라며 균형발전을 위해 확실한 지방분권과 행정통합을 힘주어 말했다

 

수도권-비수도권 불균형 심각, 이대로 가면 지방은 굶어 죽어

 

최근 이슈화된 집값. 부동산 가격이 1년 내내 꾸준히 올랐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일자리가 몰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구가 분화됨에 따라 1~2인 가구의 ‘내 집’ 수요는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울상이다. 지역을 받쳐줄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감으로써 한 명의 청년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이다. 청년들을 위한 각종 지원과 혜택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지속해서 유출돼 지방정부들은 심각함을 넘어 생존 위기마저 느끼고 있다.

 

 

이영애 발행인_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불균형이 참 심각합니다. 이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_ 1년에 1만 5,000명가량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갑니다. 결론적으로 지방을 살리지 않고서는 수도권 집값은 잡을 수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더 과감한 정책을 펼치고, 현재 정책의 판을 엎어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수도권은 배 터져 죽고, 지방은 굶어 죽습니다.

 

이 지사는 지역 불균형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안으로 “대학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정원과 출생아 수의 불균형을 꼬집은 것.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 닫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애_ 상황이 심각한데,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철우_ 수도권의 대학은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정원을 감축하고, 지방을 살려야 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연구 중심이 됩니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이나 아마존, 구글을 보세요. 전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근데 이 회사가 어디에 있나요? 구글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10~20분 더 들어가야 나오는 인구 8만 도시에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은 30만 도시 보스턴에 있어요. 모두 소도시에 있지만 청년들이 최고라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같은 삼성이라도 서울에 소재한 삼성을 가야지 구미에 있는 삼성은 별로 자랑하지 않아요. 서울 로망을 버리지 않으면 나라에 희망이 없어요.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도 삶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영애_ 지방공기업 등 지역인재 채용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철우_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전국에 조성된 10개 혁신도시에 153개의 공공기관이 이전을 마쳤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을 의무화해, 지역 출신을 30%까지 뽑는 방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인재를 100% 채용하는 등의 과감한 정책을 펴면 모르지만, 이렇게 해서는(30% 적용) 크게 효과가 없어요. 1949년 인구 통계를 내기 시작한 첫해 경북 인구가 321만 명이었고 서울이 144만 명이었습니다. 앞으로 지방에서 일자리가 더 만들어져야 합니다. (QR)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이끌어온 민선 7기 경북호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으라면 단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논의가 시작된 지 6년여 만인 2020년 8월 28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극적으로 타결됐기 때문.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군위군과 의성군이 가까스로 합의, 무산될 뻔한 공항 이전 및 건립 사업이 본격화하게 됐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신공항 건설로 인한 생산유발액35조 원, 경제적 파급 효과 51조 원, 취업 유발 효과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신공항 사업은 이와같은 파급 효과도 크지만, 무엇보다 이전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끈질기게 설득하는 등 지방정부 스스로의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광주, 수원과는 대조적이다. 

 

이영애_ 가장 뜨거운 이슈일 텐데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은 어떻게 돼가나요?
이철우_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라 대구에서 경북 군위군·의성군으로 이전하는 사업입니다. 새로운 군공항 사업에 총 10조 원이, 민간공항 조성에 1조 2,000억 원가량이 투입됩니다. 항공 클러스터와 공항신도시 등 공항 중심의 새로운 경제권으로 재편하고 공항으로 가는 교통망 구축을 위해 정부에 예타 면제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가덕도와 같은 조건으로 예타 면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QR)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 대선 끝나면 활화산처럼 불붙을 것
현재 전국적으로 시·도 간 행정통합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곳이 몇 군데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비롯해 광주·전남 행정통합,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메가시티, 대전시·세종시 등이다. 행정통합이 아직까지는 논의 중이고, 이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이 있는 곳도 있다. 어쨌든 광역 지방정부들의 몸집 불리기가 거대해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논의와 구상 단계를 넘어 대한민국의 행정 지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애_ 6월 23일에 열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하는데, 현재 대구·경북 행정통합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철우_ 대구·경북이 살림을 따로 낸 지 올해로 딱 40년 됐습니다. 1981년 7월 1일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북과 분리됐어요. 그 당시 대구와 경북 합쳐 인구가 500만 명가량이었습니다. 대구·경북이 분리될 당시 전국 인구가 3,750만 명이었는데 현재 5,200만 명이 됐습니다. 약 40%가 늘었죠. 그런데 대구와 경북은 제자리걸음입니다(2021년 5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대구시 인구 242만 2,940명, 경북도 인구 263만 3,592명으로 두 지자체 합쳐 총 505만 6,532명이다). 대구·경북이 따로 하면 작은 것 하나까지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결국 두 지자체가 합쳐져 거대 도시화되는 길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산업경쟁력과 도시계획, 교육, 인프라 등 여러 방면에서 상생할 게 무척 많으며 공동 발전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요. 

 

이영애_ 그게 곧 살길이라는 말씀이죠? 
이철우_ 현행 17개 시·도는 말이 안 됩니다. 5~6개 정도로 나누는 게 좋다고 봐요. 우리가 먼저 (행정)통합 문제를 제기하니까 중앙정부에서 TF를 꾸려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는 활화산처럼 논의가 불붙을 거라고 봅니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광역 지자체 간의 행정통합을 이뤄 지역 균형발전을 달성하고, 더 나아가 세계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세계는 나라가 아니라 도시를 이야기해요. 외국에 가면 ‘서울’은 알지만 부산·대구·광주는 잘 모릅니다.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대도시화해 부산·대구·광주·대전을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QR) 

 

이영애_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위기 속 도민들에게 응원의 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철우_ 코로나19 이후 K-방역이 세계에 많이 알려졌어요. 여기서 ‘K’는 경상북도의 K입니다. 양반정신, 선비정신을 살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칩거한 도민들 덕분입니다. 또 선진 국민 의식을 가진 국민들이 잘해 K-방역입니다. 국가에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의·과학자를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료되길 바랍니다. 

 

이영애_ 이렇게 정확히 알고 있으시고 판단하고 추진하는 지사님이 계셔서 경북은 걱정이 없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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