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지는 사회만큼 복지 수요도 커져가고 있다. 행정 영역의 복지서비스 위에 지역 주민의 맞손이 필요한 시점, 양평군은 이러한시대 흐름을 읽고 실천하는 지자체로 선두에 섰다.
달리는 행복돌봄 이웃들‘달행이’
10월24일 수요일 오전 10시.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창대2리경로당에 들어서니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사회복지와 일자리상담, 건강체크, 만들기 체험, 수지침, 마사지, 미용서비스 등을 꼼꼼히 받고 있었다. 얼추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신 어르신들은 경로당 바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즉석 사진을 찍으며어색해하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어르신들이 각별히 관심 있어 하는 치매 교육도 이뤄졌다.
창대2리 경로당이 유달리 북적거리는 이유는 바로 ‘달행이’때문이다. 이는 ‘달리는 행복돌봄 이웃들’의 줄임말로, 민·관이 매주 수요일이면 마을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찾아가 해당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다. 서울시의 1.45배 되는 넓은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양평군이 2015년부터 야심차게 진행 중이다. 여기에지역 주민과 봉사자들의 재능기부까지 합쳐져 보건복지 외에일상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민들로부터크게 환영받고 있다.
창대2리 달행이 유치와 홍보의 일등공신인 마을 이장은 “어르신들이 머리 자르거나 혈압체크하러 다니시기 쉽지 않은데이렇게 찾아와 건강 검진도 해주고 다양한 체험과 이미용 서비스, 이불빨래도 해주니 어르신들이 좋아하신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혜자들의 만족도도 높지만 참여 봉사자들이느끼는 만족과 보람도 크다.
지난해 8월부터 달행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발마사지 봉사자는 “달행이 활동 때 대략 5~6명 어르신들의 발을 마사지하는데 만족스럽게 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쉽다”라며 더 해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한번은 발 마사지해드린할머니 한 분이 너무 고맙다며 꼬깃꼬깃한 1,000원 짜리 지폐두 장을 손에 꼭 쥐어주시는데 안 받으면 서운해하실까봐 어쩔수 없이 받은 일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빠지지 않고 봉사활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주민에게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복돌봄과
매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달리는 행복 돌봄 이웃들’부터 금요일에 열리는 ‘우리 동네 복지마실’, 올해 5월부터 거동이 불편한주민을 위해 달행이 사업의 핵심을 뽑아 사회복지사와 봉사자가 함께 집으로 찾아가는 ‘집으로 간 달행이’까지 양평군 맞춤형 복지 정책의 뒤에는 행복돌봄과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양평군은 2013년 전국 처음으로 보건과 복지를 통합한 행복돌봄과를 신설했다. 과에는 무한돌봄센터와 보건소 방문보건팀, 보건복지프라자 3개 팀을 두어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체크하고 찾아가는 복지에 초점을 두었다. 보건과 복지를 분리해 관리하던 2013년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행보였다.2014년에는 지역의 복지 자원발굴과 관리의 효율을 위해 복지자원팀을 추가로 두어 드림스타트와 무한돌봄센터 통합사례관리를 과감하게 통합했다. 2016년에는 방문보건팀이 보건소로 이관됐지만 실무선에서 주1회 업무연찬 등 방문보건팀과의 꾸준한 소통과 협력으로 여전히 보건과 복지가 융합된 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 중이다.
신은주 무한돌봄센터장은 “사회복지든 보건이든 현장에서는 자기 분야에 국한해 볼 수밖에 없지만 보건과 복지가 통합됨으로써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고 실무자 사이에도 시너지가 생긴다”라고 긍정적인 측면을 말했다.윤정순 행복돌봄과 과장은 “달행이 사업은 면면촌촌 찾아가는 이동 복지관의 하나로 주민이 중심이 되어 자기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이웃이 이웃을 돕는 선순환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고 말했다.2013년 행복돌봄과 신설 이후 양평군 보건복지통합서비스를 배워가기 위해 방문한 기관과 지자체만 해도 헤아릴 수 없다.
대외적 성과도 이뤘다. 2016년 정부 3.0경진대회 우수상을비롯해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촌재능나눔대상에 서 장관상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주최 지역복지평가에서는2015년부터 4년 연속 수상했다.윤정순 과장은 “여러 공모사업에도 응모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행복돌봄과에서 해오던 기존 사업들을 지속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신뢰받고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하반기 계획을 전했다. 이어 윤 과장은 “그 밖에 사랑의김장 나누기와 사랑의 연탄, 해피나눔 1인 1계좌 등 여러 사업으로 어르신들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