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정세균 국회의원님! 테러방지법 반대하지 마세요. 국민에게 필요하다고 느끼시지 않나요?
정세균(종로구 국회의원)_ 이영애 대표님, 잘못 알고 계십니다. 테러방지법은 우리도 국가 안보를 위해 찬성합니다. 그러나 시행 주체가 국정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기구도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국민안전처도 충분히 주무부처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정원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이 없었던 과거에도 수많은 일탈을 저질러왔죠. 그런데 국민의 핸드폰을 영장 없이 감청할 수 있는 등의 막강한 권한을 주면 또 정치에 개입해서 나라를 흔들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같은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국민을 위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자는 겁니다.
이영애_ 그렇군요. 많이 피곤해보이시는데, 야당 입장도 국민들께서 잘 이해시켜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종로에서 재선에 도전하셨습니다. 마지막 총선 출마라는 말도 있던데요.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계십니까?
정세균_ 4년 전 종로에서 초선 의원의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마음은 변함없고요. 이제는 종로가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동반자인 것 같습니다. 저를 선택해주신 주민들에게 그만큼 돌려드려야할 것도 많죠. 그래서 이 종로에서 다시 한 번 재신임을 받아 정치 인생의 열정을 불태워보고 싶습니다.
이영애_ 의원님께 종로란 어떤 곳입니까?
정세균_ 종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대한민국을 압축해 놓은 곳입니다. ‘정치 1번지’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정치인에게 종로는 굉장히 큰 자부심입니다. 그런 곳에서 제가 선택받았으니 굉장히 감사하죠.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들은 그저 종로를 자신의 정치 경력을 위해서만 활용해 왔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고, 종로 구민의 복리 증진이나 종로 발전을 위해 진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성과를 남기는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이영애_ 그 때문이신지, 83.6%의 공약 이행률과 100회의 의정보고회를 달성하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 숫자이기도 한데요. 기억에 남는 성과를 말씀해주세요.
정세균_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 사업을 관철시킨 것이 가장 큰 성과라 생각합니다. 원래는 강남에서 신분당선까지 지나는 것이었는데, 경복궁역과 청운효자동, 세검정을 지나 고양시까지 서북부연장선 사업을 성사시켰죠.
이영애_ 그건 정말 굉장하네요.
정세균_ 감사합니다. 아무나 못하는 일이라고 자평해도 될까요?(웃음) 일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되고, 또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졌지만 이루지 못했었죠. 그걸 제가 4년 동안 끈질기게 노력해서 성취했을 때, 정말 기쁘더군요.
이영애_ 많은 시간 고생하셨겠습니다.
정세균_ 아닙니다. 공약 사항이니까 당연했죠. 사실 공약할 때는 좀 망설였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죠. 그래도 그 필요성 때문에 고심 끝에 공약했습니다.
이영애_ 지역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정세균_ 평창·부암동 등 종로의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해줍니다. 그리고 강남까지 15분만에 갈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강변이나 합정 쪽으로 돌아가야 돼서 30분 이상 걸립니다. 서울 전체를 보더라도 도움이 되죠. 이걸 제가 첫 2년 간 노력해서 서울시 계획으로 확정 시켰습니다. 그 이후 1년 반 동안은 국가 계획인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시키기 위해 분투했죠. 이제는 예산을 확보해서 내년엔 착공이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이영애_ 뉴타운 문제도 해결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궁금합니다.
정세균_ 뉴타운 지정으로 종로 창신동·숭인동 일대의 주민들이 쫓겨나게 돼 오랫동안 논란거리였습니다. 저는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뉴타운을 해제하고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처음에 200억 가량이던 재생사업 예산도 1000억 정도로 늘렸죠. 이를 통해 낙후된 지역을 재생하고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를 보완하는 문화적인 차원에서 공약을 만들겠습니다.
이영애_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정세균_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낙수(落水)효과론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풀어나갔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우리 경제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당은 제가 제안한 분수(分水)경제론, 문재인 전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민주화론 등을 포용해 ‘더불어 성장론’이라는 이름의 경제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영애_ 어떤 내용인가요?
정세균_ 경제기조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낙수경제에서 모두가 나눌 수 있는 분수(分水)경제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입니다. 이를 정책으로 실현시켜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의 소득을 증대시켜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게 하겠습니다.
이영애_ 이번 총선을 통해 꼭 실천하고 싶은 공약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정세균_ 세대별, 지역별 맞춤 공약을 꼼꼼히 중비 중입니다. 신분당선 연장선 조기착공 문제, 도시재생사업 지속 추진 등 기존에 진행 중인 정책도 잘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종로를 위한 바른 정치를 펼치고, 그 성과를 통해 큰 일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의원님, 늘 그렇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게 필요합니다. 이제 종로를 넘어서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무리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세균_ 이번 총선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 1인당 2400만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고, 취업은 안 되는 경제 위기 상황인데다가 국방이나 외교, 안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삼권 분립의 충실한 실천을 통해서 새롭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대로 가다간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 겁니다.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 삶도 변하지 않습니다. 좋은 변화를 이끌 바른 정치인, 민의를 충실히 실천할 수 있는 큰 일꾼을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국민들께서 이번 총선을 통해 바른 정치인을 선출하실 수 있도록 《월간 지방자치》도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