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철원 노동당사의 총탄 자국이 남은 벽 위로 빛이 흐른다. 낮에 한탄강과 DMZ를 둘러본 방문객이 밤에는 노동당사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주하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다. 철원군이 노동당사와 철원역사문화공원 일원에서 선보이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이렇게 낮의 여행을 밤으로 잇는다. 방문객이 저녁을 먹고 철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여행을 이어간다면, 노동당사의 밤은 지역에 머무는 관광으로 확장될 수 있다.
총탄의 벽에서 읽는 평화
철원이 북한 관할에 있던 1946년, 노동당사는 주민들의 강제 노력 동원과 모금으로 세워졌다. 권력을 드러내던 3층 건물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외벽과 계단실만 남았고, 총탄 자국은 지금도 벽 곳곳에 남아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된 노동당사가 철원 야간관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까닭은 건물의 규모보다 그 안에 쌓인 역사에 있다. 방문객은 미디어아트의 빛을 따라 걷다가 전쟁의 흔적 앞에 서고, 철원이 겪은 시간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다.
올해 전시 주제는 ‘평화비상: 기억에서 공감으로, 치유를 넘어 미래로!’다. 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 얀 응게마는 노동당사의 장소성을 반영한 ‘PRO PACE: 평화를 위하여’를 선보인다. 작품과 건물이 함께 들려주는 평화의 이야기는 방문객이 이곳의 역사를 이해하도록 돕고, 철원의 밤에 다른 도시의 야경과 구별되는 깊이를 더한다.
밤의 발길이 지역의 활력으로
노동당사에서 시작된 밤의 발길은 철원의 음식점과 전통시장, 숙박시설로 이어질 수 있다. 관람 전후의 식사와 쇼핑, 하룻밤의 숙박에 다음 날의 관광까지 연결하면 방문객에게는 더 풍성한 여행이 되고 지역 상권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철원군 군민 자문위원회가 주민 참여 프로그램과 전통시장 연계 방안을 논의하고, 지역 작가들이 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것도 관광의 경험과 혜택을 지역 안으로 넓히기 위한 과정이다.
김동일 철원군수는 “자문위원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 프로젝트 발굴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군은 ‘군민·공직자 방문의 날’을 통해 주민의 관람 경험과 현장 의견도 듣는다. 철원 사람이 먼저 찾고 함께 가꾼 밤의 공간은 방문객에게도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노동당사의 조명은 행사가 끝나면 꺼지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역사는 여행자의 기억에 남는다. 그 기억이 철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다음 방문으로 이어질 때, 야간관광은 지역의 지속적인 활력이 된다.
- 문의 : 철원군청 관광정책실 033-450-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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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금 이 도시는 철원은 전쟁의 흔적을 간직한 국가유산에서 야간관광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역사 해설과 미디어아트, 주민 참여를 엮어 분단의 기억을 오늘의 평화 이야기로 전하는 시도다. 이 이야기를 방문객의 체류와 지역 상권의 기회로 연결하며 철원만의 밤을 만들어가고 있다. |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