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5 (월)

  • 맑음동두천 25.7℃
  • 구름많음강릉 22.4℃
  • 맑음서울 26.0℃
  • 맑음대전 25.6℃
  • 맑음대구 26.2℃
  • 맑음울산 26.7℃
  • 맑음광주 26.6℃
  • 맑음부산 26.5℃
  • 맑음고창 26.1℃
  • 맑음제주 25.8℃
  • 맑음강화 24.7℃
  • 맑음보은 23.4℃
  • 맑음금산 26.1℃
  • 맑음강진군 25.9℃
  • 맑음경주시 27.1℃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해외 사례에서 배우는 지방정부 관계 인프라 전략 [월간지방정부 6월호 기획]

일본·싱가포르·중국·덴마크 만남 정책의 시사점


해외의 만남 지원 정책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일부 정책은 ‘세금으로 소개팅을 시켜 주느냐’는 냉소와 함께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만남 지원 자체가 아니라 설계 방식에 있었다. 청년의 삶과 지역 정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체장의 홍보성 행사로 접근하거나, 참가자 수와 커플 성사 건수만 성과로 내세운 사업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실패 사례를 직시하는 일은 한국 지방정부가 이 정책을 도입할 때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실패한 정책의 공통 패턴

보여주기 행사       지역 홍보용 사진만 찍고 끝나는 단발 이벤트

억지 참가             관공서 직원 동원, 참가자 수 채우기 급급한 구조

성과 숫자 집착      커플 성사 건수만 성과 지표로 삼는 방식

사후 연계 부재      행사 후 관계 지속을 돕는 구조 없음

인구정책과 단절    주거, 취업, 지역 정착 정책과 연결되지 않는 고립된 이벤트


실패한 만남 정책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사진 찍기 좋은 행사, 동원된 참가자, 커플 성사 건수 중심의 성과 관리, 사후 모임 부재가 반복된다. 행사 뒤 다시 만날 공간과 커뮤니티가 이어지지 않으면 만남은 일회성 경험으로 끝난다.

 

공공은 ‘중매인’이 아니라 ‘관계 설계자’다

일본의 여러 지자체가 결혼 지원센터, AI 매칭,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저출산과 미혼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 실험의 성격이 강하다. 도쿄도 역시 ‘도쿄 후타리 스토리’라는 결혼 지원사업과 앱 개발을 추진하며 본인 확인, 결혼 의향 확인 등 공공성이 있는 매칭 구조를 검토했다. 그러나 일본 사례의 교훈은 단순히 “공공이 소개팅을 주선해도 된다”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신뢰성 있는 인증, 상담, 후속 관리, 민간 서비스와의 역할 분담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다.

 

싱가포르의 Social Development Network(SDN)도 시사점이 있다. 이 조직은 정부가 직접 모든 만남을 주관하기보다 민간·커뮤니티 기관과 협력하고, 데이팅 서비스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할을 조정해 왔다. 지방정부가 직접 중매인이 되기보다 공공 플랫폼, 안전장치, 인증 체계, 사후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저장성의 ‘친칭롄’은 공공 플랫폼과 오프라인 교류 행사를 결합해 청년에게 일상적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 사례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저장성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18~45세 미혼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등록 회원이 37만 명을 넘은 것으로 소개됐다. 만남 정책이 단순 행사가 아니라 청년 생활 서비스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덴마크의 코하우징은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사적인 주거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공동 식당, 공유 공간, 정원,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설계된다. 억지로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고 활동하며 관계가 생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 지방정부에 적용 가능한 네 가지 모델

국내 지방정부가 도입할 수 있는 방식은 예산과 행정 역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눌 수 있다. 네 가지 모델의 핵심은 같다. 지자체가 직접 짝을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신뢰성 있는 인증과 안전한 참여 구조를 마련하고, 행사 뒤에도 관계가 이어질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공 플랫폼, 문화 축제, 취미 네트워크, 직군별 네트워킹은 모두 지역 안에서 청년의 관계망을 넓혀 준다.
 

유형 대상 운영 방식 참고 모델
공공 소개팅 플랫폼 지역 거주 미혼 청년 지자체 운영 앱
웹 기반 매칭 서비스
일본 AI 결혼 매칭
청년 문화 축제형 만남 20~35세 지역·외지 청년 지역 관광지와 만남 결합,
연 2회 행사
중국 시후 상봉절
공동체 기반 취미 네트워크 지역 정착 청년 지역 취미 모임
보조금 및 공간 지원
덴마크 코하우징 
공무원, 교사, 공기업 네트워킹 공공부문 종사 미혼 청년 직군별 소셜 행사 및
인증 민간기관 연계
싱가포르 SDN 모델

 

소개팅이 아니라 ‘관계 인프라’가 필요하다

청년은 돈만 준다고 지역에 남지 않는다. 만나고, 사랑하고, 함께 살아갈 이유가 있을 때 지역에 남는다. 이제 소개팅이 아니라 관계를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정부 만남 정책의 진짜 출발점이다.


[지방정부티비유=최원경 연구원]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