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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시대 칼럼] X경영, 초협업으로 도전하라

더하기의 시대를 넘어 곱하기의 시대로

지난 5월 22일 제46차 국민시대포럼에서는 한국협업진흥협회 윤은기 회장이 ‘X경영, 초협업으로 도전하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윤 회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AI혁명 시대의 경영과 리더십은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과거의 성장은 자원을 하나씩 더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변화는 서로 다른 기술, 사람, 조직, 산업이 결합하면서 전혀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곱하기의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X경영’이다. X는 곱하기의 기호이자 협업의 상징이다. 혼자 잘하는 시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량을 연결해 더 큰 결과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AI, 우주산업,
데이터, 로봇, 바이오, 플랫폼 산업이 동시에 움직이는 지금,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한 분야의 전문성만이 아니다. 여러 영역을 이해하고 연결하며, 협업의 판을 설계하는 능력이다.

 

더하기 경영에서 곱하기 경영으로
10+10은 20이지만, 10×10은 100이 된다. 더하기 경영은 기존의 성과를 조금씩 쌓아 가는 방식이다. 조직이 가진 인력, 예산, 기술, 경험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점진적 성장을 추구한다. 안정적일 수는 있지만, 급변하는 시대에는 속도가 늦다.


반면 곱하기 경영은 서로 다른 요소가 결합해 폭발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기업과 기업, 기술과 기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될 때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과 서비스가 열린다. 오늘날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단기간에 성장한 배경에도 이 같은 곱하기 방식이 있다. 하나의 기술만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AI와 데이터, 플랫폼과 네트워크, 자본과 인재가 결합하며 초성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변화는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도 같은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한 부서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줄어들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소멸, 돌봄, 기후위기, 산업전환, 청년유출 같은 과제는 행정 내부의 협업은 물론 민간, 대학, 주민, 중앙정부와의 연결 없이는 풀기 어렵다. 이제 행정도 더하기 방식의 사업 나열을 넘어, 곱하기 방식의 정책 설계로 이동해야 한다.

 

초협업이 초성과를 만든다
X경영의 핵심은 협업이다. 다만 협업은 단순한 업무 협조가 아니다. 각자 맡은 일을 나누어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서로 다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 협업이다.


기존 조직에서는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것을 혁신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장벽 자체를 없애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장벽에 문과 창을 내는 일이라고 본다. 각 분야의 전문성은 존재 이유가 있다. 문제는 전문성이 고립될 때다. 재정 부서는 재정 논리만, 복지 부서는 복지 논리만, 산업 부서는 산업 논리만 앞세우면 종합적 해법은 나오기 어렵다. 문과 창을 통해 서로의 정보를 나누고, 판단의 기준을 맞추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협업은 성과로 이어진다.


지방정부의 정책 현장도 마찬가지다. 청년정책은 일자리 부서만의 일이 아니고, 돌봄정책은 복지 부서만의 일이 아니다. 관광은 문화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며, 지역경제는 기업 지원 부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의 문제는 복합적이고, 해법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지방행정은 부서별 사업 실적보다 부서 간 연결 능력, 민관 협력 능력, 지역 자원을 묶어 내는 기획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곱하기에는 초리스크도 따른다
X경영의 가능성만 말하지 않겠다. 곱하기 경영에는 초성과와 함께 초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곱하기에 0이 들어가면 전체가 0이 되고, 마이너스가 곱해지면 결과는 더 큰 마이너스로 바뀐다. 협업의 효과가 큰 만큼, 잘못된 파트너십이나 부실한 판단은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AI혁명 시대의 리스크는 더 복잡하다. 기술적 리스크, 윤리적 리스크, 법률적 리스크, 개인정보 보호, 안전사고, 정보보안, 노사관계, 국제정세까지 서로 얽혀 있다. 공공기관과 지방정부가 AI나 신기술을 도입할 때도 성과만 앞세워서는 안된다. 주민의 신뢰, 절차의 투명성, 법적 책임, 데이터 안전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초협업은 책임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책임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여러 주체가 함께하는 정책일수록 누가 결정하고, 누가 검증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분명해야 한다. 협업이 많아질수록 리더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해진다. 리더는 연결의 중심에 서야 하고, 동시에 위험을 감지하는 레이더가 되어야 한다.


폴리매스형 리더가 필요한 시대
X경영 시대의 리더상으로 ‘폴리매스형 리더’를 들 수 있다. 폴리매스는 여러 분야를 두루 이해하는 사람을 뜻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지식과 사람을 연결해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과거에는 한 분야를 깊이 파는 전문가형 리더가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우물만 파다가 그 우물에 갇히는 시대가 될 수 있다. 기술은 산업을 넘나들고, 행정 문제는 생활 전반과 연결된다. 리더가 재정만 알아서는 부족하고, 복지만 알아서도 부족하다. 산업, 교육, 문화, 인구, 기술, 환경을 함께 읽어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지방정부 리더에게도 폴리매스형 감각이 요구된다. 단체장, 지방의원, 공무원 모두 자기 영역의 언어만 고집해서는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행정의 언어와 주민의 언어, 현장의 요구와 정책의 논리, 중앙정부의 기준과 지역의 사정을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앞으로 유능한 리더는 지시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결을 잘하는 사람이다.


지방정부도 X경영으로 도전해야 한다
AI혁명 시대는 공공부문에도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이미 데이터와 플랫폼, AI와 협업을 통해 사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지방정부 역시 기존 사업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의 대학, 기업, 연구기관, 주민조직,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가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X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예산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 안팎의 자원을 얼마나 잘 연결하느냐, 서로 다른 주체의 강점을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작은 지자체라도 협업의 구조를 잘 설계하면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큰 예산을 가지고도 부서별 칸막이에 갇히면 성과는 분산되고 주민 체감도는 낮아질 수 있다.


더하기의 시대는 저물고, 곱하기의 시대가 오고 있다. 혼자 잘하는 조직보다 함께 잘하는 조직이 강하다. 폐쇄적인 전문성보다 연결된 전문성이 힘을 가진다. 지방정부가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행정 내부의 협업을 넘어 지역 전체를 하나의 협업 생태계로 설계해야 한다.

 

X경영은 기업 경영의 언어이지만, 그 본질은 공공 리더십에도 통한다. 초협업으로 초성과를 만들고, 초리스크를 관리하며, 사람과 기술과 지역을 연결하는 것. 이것이 AI혁명 시대 지방정부가 도전해야 할 새로운 경영의 길이다.

 

[지방정부티비유=윤은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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