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사라진 시대, 판단 방식이 바뀌고 있다
한때 행정에는 정답이 있었다. 법과 지침을 정확히 적용하면 문제는 해결됐다. 그러나 지금 현장은 다르다. 정답대로 처리했는데도 민원은 끝나지 않고, 갈등은 반복된다. 문제가 달라진 게 아니라, 구조가 바뀌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주민은 억울함을 말하고, 행정은 절차를 말하며, 사업자는 손실을 말한다. 모두 맞지만,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정답이 통하지 않는 이유
과거의 행정은 ‘단순한 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허가냐, 불허냐. 지원이냐, 제외냐. 지금의 행정은 다르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기준이 충돌하며, 결과의 파장이 넓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지만, 판단 기준은 여전히 단순하다. 이 간극이 갈등을 반복해서 일으키는 핵심 원인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주민, 행정, 사업자, 정치적 이해가 동시에 작동한다. 이 상황에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의 정답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답은 책임을 줄이지만, 문제는 남긴다
정답 중심 행정의 가장 큰 장점은 명확하다. 책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규정에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은 다르게 본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됐는가”를 묻는다. 이 질문 앞에서 정답은 종종 무력하다.
행정은 절차를 설명하지만, 주민은 결과를 체감한다. 행정 현장에서도 확인되듯, 민원은 단순한 행정 처리 대상이 아니라 생활과 직결된 문제이며, 감정과 관계가 함께 작동한다. 정답은 절차를 끝내지만, 문제의 맥락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해답은 ‘조합’이다. 해답은 하나가 아니다. 여러 선택을 조합해 만드는 결과다.
● 규정의 범위 안에서 어디까지 유연하게 적용할 것인가
● 이해당사자 간 충돌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
● 단기 해결과 장기 영향을 어떻게 균형 잡을 것인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공직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이 변화는 공직자의 역할을 바꾼다. 과거에는 ‘정답을 찾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판단을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단순히 규정을 아는 것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선택을 설계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규정을 가지고 누군가는 그대로 적용하고, 누군가는 상황에 맞게 해석한다.
그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해답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조건을 나누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해답은 기준 없이 나오지 않는다. 해답은 ‘임의적 판단’이 아니다. 오히려 더 엄격한 기준 위에서만 가능하다. 해답은 유연함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 이 선택이 공정한가
특정 집단에만 유리한 선택이 아닌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 다른 사례에도 적용 가능한가
이번 결정이 다음 사례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설명 가능한 결정인가
이해당사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 답하기 더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행정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다
현장은 이미 알고 있다. 정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작동 방식이다. 여전히 정답 중심으로 평가하고, 해답을 시도하는 판단을 부담으로 보는 구조가 남아 있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조직이 정답을 찾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갈등은 반복되고, 같은 민원이 다시 들어온다.
결론
공직자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정답을 적용하는 데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해답을 설계할 것인가. 정답은 과거에서 온다. 해답은 현재에서 만들어진다. 행정이 바뀐 것이 아니라, 행정이 다루는 문제가 바뀌었다. 그 변화에 맞춰 공직자의 판단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문제의 변화에 맞춰, 판단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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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규정대로 했는데도 문제가 남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바로 공직자가 ‘정답’에서 ‘해답’으로 넘어가는 지점이다. 그 선택을 피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이 현장을 바꾼다. |
[지방정부티비유=지방정부선거전략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