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교육감 "혁신교육 3.0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합니다"

  • 등록 2018.12.06 15: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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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의 경기도 교육을 이끌고 있는 이재정 교육감은 다가올 전환기를 맞아 미래교육을 키워드로 지자체와 함께 혁신교육 3.0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애(《티비유》 대표·편집인)_ 교육은 어떻게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투자하는지가 더 중요한데요. 경기도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재정(경기도교육감)_ 경기도는 서울의 거의 두 배입니다. 170만 명이 넘는 학생과 유·초·중·고 합쳐 모두 4,500개 학교를 관리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 수의 27%, 학교 수도 25%를 차지해 전국의 4분의 1 규모입니다.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입니다. 

 

이영애_ 요즘 굉장히 바쁘실 텐데, 어떻게 일과를 보내고 계신가요?

이재정_ 대구에서 개최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해 유은혜 교육부총리님과 국가교육재정전략에 대해 의논하였고, 유아교육발전 포럼을 개최해 유아교육방향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잘 추진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재정은 어떻게 투입해야 할까요?

이재정_ 우리는 아주 혁명적 전환기에 살고 있습니다. 로봇이 일상화되고 인공지능(AI)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AI교사가 탄생하면 학생들에게 더 좋은 맞춤형 교육을 할 것입니다. 이런 시대를 대비해 인력양성과 배분을 어떻게 할지가 중요합니다. 

 

이영애_ 교육감님께서 미래교육을 위해 조직 개편도 하셨는데요. 

이재정_ 미래교육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미래교육국을 만들고, 학급교실을 학습교실로 바꾸는 교실공간혁명을 통해 교실이 무엇을 배울지 의견을 나누며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사라질 교과서를 무엇으로 대체할지 교육과정국을 개설해 교육의 근본적인 내부 변화도 꾀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교육감님께서 생각하신 것이 다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이재정_ 감사합니다. 교육의 근본을 바꾸고 살아있는 교육이 되려면 학교 민주주의와 교육자치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그 차원에서 내년도 학교기본운영비를 13%, 비용으로 치면 학교마다 6,700만 원 정도 늘렸습니다. 이 예산은 교육청에서 아무 지침이 없고 학교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협의해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래로부터 자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도교육청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평가하는 두뇌 역할을 하고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을 해야 합니다.

 

이영애_ 잘되기를 바라며 혁신교육의 특별한 성과는 있는지요?

이재정_ 혁신학교가 들어서기 시작한 2009년 초반만 해도 학교 주변 집값이 오르고 부동산이 들썩였습니다. 선생님의 열정으로 시작한 혁신학교가 이제 경기도 전체의 4분의 1이 되었지만 전체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려면 20년이 걸립니다. 이제 방향을 바꿔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동네 혁신교육이 일어나도록 혁신교육 3.0을 추진 중입니다. 각 시군이 자랑할 만한 교육브랜드를 만드는 거죠. 

 

이영애_ 이런 아이디어와 정책은 어디서 나오는지요? 정말 타고나신 것 같습니다. 

이재정_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을 통해 배우고, 직원들과 교감하며 성장했습니다. 교육청이 각 시군과 함께 프로그램만 운영하는 단계에서 시군의 목표와 가치를 살려낸 혁신교육 모델을 만들어 지역 전체를 변화하는 시도입니다. 

 

이영애_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자체 단체장들도 굉장히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재정_ 그럼요. 단체장들이 꿈꾸는 도시에 교육을 결합시켜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에 맞는 인력을 양성할 수 있으니까요. 

 

이영애_ 이 사업은 전국이 다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던 사립유치원 문제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이재정_ 교육감에 당선되자마자 유아교육과를 만들었습니다. 저 또한 유치원 원장과 이사장을 역임해 유치원의 어려움을 잘 압니다. 공공성과 교육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대안을 만들고 경기도 유아교육정책을 새롭게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제보를 받아 11개 경기도 유치원을 감사해달라는 요청를 받았습니다. 객관적이고 전문성 있는 시민감사관을 세워 감사를 했는데, 유치원이 내놓는 자료마다 문제점이 많았고, 돈거래 장부 자체가 없었습니다. 너무 심한 곳은 수사의뢰를 했고요. 대부분의 유치원은 잘못을 시인하며 잘 고쳐나가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좀 더 투명하게 개방하기 위해 법인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의지만 있다면 과거의 책임을 묻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좀 더 좋은 교육을 하도록 교육면에서 논의를 해야 합니다. 국민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유치원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이영애_ 경기도가 잘 하실 거라 믿습니다. 경제가 많이 어렵고 중소기업도 힘들다고 하는데, 학교 폭력도 점점 무서워진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이재정_ 학교 폭력은 사회문제입니다. 가정과 사회 여러 문제가 아이들을 통해 학교로 들어옵니다. 가정이 평화로우면 학교 폭력도 상당히 줄어듭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가정도 평화롭지 못해 여러 문제가 생기고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습니까? 

 

이영애_ 다음 세대가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이재정_ 무심코 날린 말이 화살이 되어 감정을 상하게 합니다. 

 

이영애_ 예전에는 그래도 예쁜 욕이었던 것 같아요. 

이재정_ 친구 사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었죠. 학교 폭력은 학교 안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가정과 연계해서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학교 폭력은 교실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 우울한 아이가 있거나 가슴 아픈 아이가 있으면 위로해주고 수업을 시작하면 폭력이 줄어들 것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니까요.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학생자치회를 활성화하며 치유와 화해의 과정을 갖게 하고, 경찰이나 변호사 등 힘에 의한 해결도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교육지원청에 인력을 두고 개입하게 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경기도와의 관계에서 교육청 업무에 차질은 없는지요?

이재정_ 저희는 잘 협력하고 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체육관 건립 문제를 완전히 합의해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갑니다. 경기도와 적극적인 협력구도를 만들기 위해 대외협력국과 교육협력국도 만들어 각 시군과 머리를 맞대며 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다.

 

이영애_ 그럼에도 애로사항은 없으신지요?

이재정_ 결국 소통의 문제인데요. 170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 기간제 교사를 포함한 12만 명의 교사와 2,400명의 교장이 서로 소통할 방법이 없습니다. 지난 2년간 각 지역을 돌며 90회의 교장과의 만남, 70회 이상의 학부모와의 만남을 가졌지만 여전히 소통이 부족한 것 같아요. 결국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부모회, 학생회를 좀 더 활성화해 정보교류를 하고 서로간의 협의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혁명적 전환기를 맞아 과거의 관행과 문화에 새로운 시대 변화를 하려는 데 부딪힘이 너무 큽니다. 끊임없이 대담하고 언론에 나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월간 지방자치》 같은 지역신문을 구독하고 학생, 교사들도 적극 실어 간접소통을 활발히 하겠습니다. 의회 회기가 끝나는 대로 학교현장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여러 문제를 청취하려고 합니다. 

 

이영애_ 국회나 청와대에 제안하고 싶은 건 없으신가요?

이재정_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기로 하였는데,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며 교육전문성과 미래교육도 담보하는 위원회가 되길 바랍니다. 경제정책보다 교육정책이 더 중요한데, 교사·학부모·교육전문가가 들어가 미래지향적인 장기 계획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한 해를 마무리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이재정_ 올해 가장 큰 이슈였던 유치원 문제가 잘 해결돼 새로운 희망의 길을 다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게 공부하도록 힘쓰겠습니다. 학교에 자녀를 맡긴 부모들이 숙명여고 사태로 불신이 생겼지만 대부분은의 학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를 믿어주고 자녀들을 부모 뜻대로 하려기보다 오히려 붙잡으려던 손을 놓으면 아이들이 스스로 부모 뜻을 더 잘 받들 것입니다. 학생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믿을 수 있는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2019년 경기도교육청이 가져갈 비전이고 방향입니다. 경기도 교육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재정 교육감 약력 *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 학사

•제2대 성공회대학교 총장

•제16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통일부장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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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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