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동네이야기가 ‘민심’, 3년 연속 최우수 SA등급 구청장(김태석 부산 사하구청장)

  • 등록 2021.06.17 15: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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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려운 일이 있다면 아마남의 말을 들어주는 일도 빠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도 지역주민의 민원을 직접 현장에서 들어주는 일이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 듯싶다. “이거 해달라, 저거 치워달라. 아파트 앞에 주차를 못 하게 해달라, 그러면 장사가 안 되니 주차를 허용해달라고 하는, 주민 서로 간에 이해가 상충하는 민원도 각오해야 한다.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현장에서 들어주거나 주민을 구청장실로 불러 민원을 들어주는 구청장이 있다.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철새 도래지 을숙도로 유명한 인구 32만 명의 부산광역시 사하구의 김태석 구청장. 
그는 중앙정부 부처의 차관을 지낸 고위 관료출신이지만 주민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2018년 7월 부산 사하구청장으로 당선된 그는 이듬해인 2019년 2월,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구민소통실’을 신설해 올 4월까지 1,000여 건의 민원을 속 시원하게 처리했다. 이 가운데 완전히 해결된 민원은 544건, 나머지 496건은 법령상 들어주기 곤란한 것으로 민원인을 이해시켰다. 

 

 

이영애 발행인_ 청장님, 안녕하세요? 휴대폰 카메라를 켜 구청장님이 나오는 영상을 확인하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김태석 부산 사하구청장_ (QR 스캔 후 영상 재생) 코로나19로 많이 활용 중인 QR코드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보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구청 소식지에 반영해도 좋을 듯합니다. 

 

이영애_ 그런데 예전보다 좀 말라 보이세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태석_ 아무래도 현장을 좀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5월부터 ‘소소한 동네 이야기’라고, 동네를 돌면서 주민들과 대화하고 건의 사항을 받고 있어요. 또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도 격려하고요. 처음 시작할 때는 날씨가 선선했는데 좀 지나니까 더워지기도 하고 약간 얼굴이 타기도 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청장님은 사하구 지역 발전의 잠재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경쟁력을 높이고 계시거든요. 그동안의 성과를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김태석_ 기초단체는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비(國費), 시비(市費)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주로 공모사업을 통해 많이 받고 있는데 지난해 우리 사하구는 다행히 62개 공모사업에서 265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도시재생뉴딜을 3곳에서 하고 있고, 어촌뉴딜 2곳, 최근에는 그린뉴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 합하면 1,300억 원 이상의 사업을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하고 있지요. 우리 구비(區費)만 가지고 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업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영애_ 공약이행 실적을 분석해보니까,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하셨더라고요. 비결이 있나요? (팻말을 들고) 비결이 있다, 없다? 어느 쪽이죠?
김태석_ (‘없다’ 팻말) 비결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정말이요? 왜요?
김태석_ 사실 공약이라는 게 특별한 별도의 사업이라기보다는 주로 정책적으로 하는 전체 사업에 포함돼 있어서 그렇지요…. 비결이라면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해온 결과라고 봅니다. 다행히 우리 사하구가 공약이행 평가에서 3년 최우수 SA 등급을 받았는데 부산시에서는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구(區)로 선정됐고요. 아까 비결이 없다고 했는데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구민소통실을 설치해 매주 수요일 오전에 구민들과 만나고 있지요. 구청장을 만나고 싶어 하는 주민분이 많더라고요. 들어주기만 해도 민원이 많이 해소되기도 하고 관계 부서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다 보면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구청 조직에 ‘구민소통과’를 만들어 확대했습니다. SNS를 통해서도 서로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요

 

이영애_ 구민소통과 존재 자체가 사하구 주민들을 그만큼 인정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청장님이 주민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어쨌든 사업을 하면서 기대효과가 있으실 텐데, 올해 꼭 하겠다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김태석_ 코로나19에서 빨리 벗어나 일상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가 많이 침체돼가고 있지 않습니까, 비대면 상거래를 확대한다든가, 뉴딜 사업을 추진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싶습니다. 우선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1차 맞았습니다만,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을 겪는 분이 많으신데 평생학습 기회를 통해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해드리고 있습니다. 

 

 

이영애_ 사하구에서 2030 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중인데, 사하구가 좋아질 거다! 아니다! (이 대표가 손에 든 2개의 팻말 가운데 김 청장은 ‘달라진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었다)
김태석_ 달라질 겁니다. 사하구 현황을 말씀드리면 뒤에 보이는 대형 사진에도 나오듯이 아파트가 많고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부산 앞에 섬이 25개 있는데 사하구에만 15개입니다. 모래톱 등 천혜의 자연환경도 있고, 공단도 있습니다. 산업 중심지가 되는 거지요. 사하는 부산의 서부와 경남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가 됩니다. 공단으로 인해 공해 문제라든지 열악한 주거 문제 등이 있는데 이런 단점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100가지 과제 중 11개의 핵심 과제를 세웠는데 ▲노후 공단을 스마트 산단으로 만들어가고 ▲다대포 지역을 상업, 레저, 관광 등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며 ▲계정천, 장림천의 수질 개선과 생태 하천 복원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승학산 힐링 파크 조성 등이 있습니다. 이런 계획이 실행되면 주민들이 살고 싶은, 주민들이 살기 좋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와 머물고 싶은 사하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말씀만 들어도 좋아질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드시죠? 이번 기회에 ‘구민들도 어려운 제 마음도 한 번 들어봐주세요’하시면서 한 말씀해주시죠. 
김태석_ 구(區)의 정책은 주민 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찬반양론이 있지요. 저의 1호 공약이 숨 쉬기 편한 사하입니다. 사하구에 환경문제가 있어 제1호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공단 지역은 단속과 규제만 해서 안 될 곳이지요. 업체들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직접 방문도 하고 현장에서 간담회를 가지면서 협의도 합니다. 업체들의 직접 투자를 유도해 시설 개선도 하게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우리가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민원 중 하나가 주차 문제인데, 주차장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제일 많습니다. 그러나 주차장 한 면을 만드는 데 7,000만~8,000만 원이 들어가는 게 부담이고, 또한 ‘주차 단속을 해달라’, ‘하지 말라’는 상반된 민원이 있지요. 아파트 주민들은 주차 단속을 해달라 하고 상가에서는 반대합니다. 같은 주민이니까 서로의 입장을 고려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구청장님은 중앙정부에 계실 때부터 베테랑이시니 믿고 맡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에 건의사항 또는 제안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
김태석_ 중앙부처에 건의드리고 싶은 것은 지자체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제일 애로 사항이 예산 문제입니다. 사하구 같은 경우 재정자립도가 18%밖에 안 되기 때문에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고 공모사업에 선정되더라도 일정 비율의 구비(區費)를 매칭하게 돼 있지요. 그래서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체에 공모사업 예산을 편성하실 때, 구청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구비의 매칭 비율을 (낮게) 조정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영애_ 중앙정부가 개선해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태석_ 3년간 저를 도와주신 구민들에게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제가 비전으로 세웠던 구민과 함께하는 행복 도시 사하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애_ 지금까지 청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앞으로 사하구의 발전은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기대해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태석_ 감사합니다.

 

 

김태석 구청장은

가난하게 살았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 학생이 전교에서 5명이었는데 그중 한 명이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그는 가족이 부산으로 이사 오면서 사하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 4학년 때 행정고시에 붙고 나서 군대에 입대하려고 했으나 시력이 나빠 동사무소에서 예비군 훈련을 담당하는 방위 생활을 했고, 훈련 통지서를 들고 다니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알게 됐다. 공직생활 33년 중 20여 년을 여성 가족 관련 업무를 보았던 그였으므로 주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자 했을지 모른다. 그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민선 7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연속 SA 최고 등급을 받았다. 부산시로부터 사하구가 최고 등급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가 구청후보자일 때 공약한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 사하구는 대규모 공장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특이한 구조다. 부산시의 16개 자치구, 군 가운데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이곳이 그가 구청장이 되면서 부산의 서쪽에 찾아오고 싶은 명소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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