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다양한 대선주자 공존하는 당 만들 것'

  • 등록 2021.06.11 1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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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대표에 선출됐다. 이 대표는 샐러드볼 이론 비유하며 통합과 공존 강조하고 다양한 대선주자가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만 36세 이준석 후보가 당선됐다. 헌정사상 집권여당과 제1야당을 통틀어 30대가 당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내교섭단체(현역 의원 20명 이상) 최초 30대 대표로 임기는 2년이다.

 

 

6월 11일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 총 93,392표(전체 대비 43.8%)를 얻어 2위인 나경원 후보를 6.7%차로 따돌렸다. 이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인 이준석 대표가 다선의 중진들을 누르고 당선된 것은 한국 정치 역사상 아주 큰 이변으로 여겨진다.

 

이준석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 달라.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며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으로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의 갈라치기를 심판하고 가장 넓은 스펙트럼에서 국민을 포함할 수 있는 범위를 만들겠다”며 “‘용광로론’을 발전시켜서 ‘공존의 비빔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나경원에게 손내미는 포용의 정치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향해 흑색선전과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면서도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면서 “부정선거론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터무니없는 이준석 화교설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인사는 공정할 것이고, 모든 사람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이 시간 이후로 우리 사이에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당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맞서달라”고 당부하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관대해져야 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주호영 후보가 상당히 훌륭한 역할을 했다”면서 “(합당은) 주 후보가 맡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라며 “대선 과정에서 당연히 나 후보의 격에 맞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의 시작,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과 공개 경쟁 선발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해서는 변화하고 자강해서 우리가 더욱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와 토론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 경쟁 선발”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론배틀로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부대변인을 선발하겠다”면서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에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 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그 확신이 우리를 대선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책 『공정한 경쟁』에서 한국 사회의 젠더, 청년정치, 북한, 경제, 교육, 보수의 미래 등 6가지 현안문제들을 젊은 보수의 시각에서 진단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성별·연령별·지역별 공천 할당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공천 자격시험제도, 토론배틀 등의 공약을 내건 것도 이 같은 가치를 구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공약인 토론배틀에 대해 “토론배틀은 사람의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KO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양쪽 입장이 합리적이면 둘 다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정치의 덕목 중 하나인 매력도 측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살아온 곳에서 정치하고 싶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985년 3월 31일 서울에서 출생했다. 서울 과학고를 졸업한 수재로, 전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 컴퓨터과학 및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학번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들고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를 만들어 대표이사로 있다가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지도부(비상대책위원)에 영입된 이른바 ‘박근혜 키즈’ 출신 정치인이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 위원장도 역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바른정당 제19대 유승민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청년 본부장을 맡고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노원병 지역구의 지역위원장을 하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젊은정당 비전위원장과 새로운 보수당 젊은 정당 비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미래통합당에 입당하여 최고위원을 역임하였고, 지난 총선에 다시 서울노원병 당협위원장으로 총선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했다.

 

국회의원 출마 경력으로 보면 2016년(총선), 2018년(보선), 2020년(총선) 서울노원병 지역구에서 “내가 살아온 곳에서 정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세 차례나 출마했으나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오세훈 후보의 유세차에 20~30대 청년들이 올라 마이크를 잡게 한 인물이 이준석 대표다. 덕분에 오세훈 후보의 청년층 지지세가 결집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에게 “아주 큰 일을 하셨다. 훌륭하다”며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선 국면이라 당 차원이나 여의도 정치에서는 대립이 불가피하더라도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는 협조해 나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이준석 당대표 당선과 관련해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연소 제1야당 당대표 선출을 계기로 정치가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송 대표는 “진영논리를 벗어나 대한민국 발전을 위하여 함께 논쟁하면서 발전해가는 여야 관계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면서 “부산에서의 콩이 광주에서도 콩이고 대구에서도 콩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가 자기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께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총 4인의 국민의힘 최고위원에는 조수진·배현진 의원과 김재원·정미경 전 의원이 선출됐다. 청년 최고위원에는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후보가 당선됐다.

 

양태석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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