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좌담회 정부혁신, 여러분은 체감하시나요?

  • 등록 2020.12.01 17: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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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끊임없이 혁신한다. IT 기술과 만나 더 큰 시너지도 낸다. OECD 평가에서 정부혁신 1위 성과에 이어 K방역의 놀라운 성과가 전 세계에 알려진 요즘. 과연 국민은 정부혁신을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민관이 함께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화상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영애 발행인_ 코로나19 상황에서 화상으로 좌담회를 진행하는데요, 이것도 혁신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좌담회가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먼저 한 분 한 분 각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동훈 공공상생연대기금 공익이사_ 반갑습니다. 박동훈 전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입니다. 현재 공공상생연대기금 공익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김준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과장_ 안녕하세요? 정부혁신조직실 혁신기획과장을 맡고 있는 김준희입니다.
남복희 서울시민청 공동운영단장_ 안녕하세요? 서울시민청 남복희 공동운영단장입니다. 오늘 여러 전문가의 이야기를 잘 듣고 국민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송석현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_ 반갑습니다. 송석현입니다. 데이터와 관련된 일을 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내용을 충분히 공유하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영애_ 저는 정부가 혁신을 통해 많이 발전했다고 보는데요, 국민은 얼마나 체감하고 피부로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김준희_ 최근 언론에서 OECD 디지털정부평가에서 대한민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국제 공인 평가에서 그동안 상위권에 있었지만, 1위를 하기 쉽지 않았는데요, UN전자정부 평가 1위, 국민참여 부문은 항상 대한민국이 1위였습니다. 이번 결과를 통해 다시금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 24시’를 통해 각종 증명서와 서류를 전자 문서로 주고받을 수 있고, 전자증명서도 종이 출력 없이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특히 모바일 연말정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바로 발급받을 수 있고, 불편한 게 있으면 ‘광화문1번가’와 ‘정부24시’에 의견을 제시하고 추가 정보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답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송석현_ 정부혁신 우수사례 왕중왕전 심사의 전문가 평가단으로 참석했는데, 16개 과제 중 아이스팩을 잘 처리한 사례가 대상을 받았습니다. 선정 과정에서 전문가보다 국민참여단의 점수가 70%로 더 많이 차지했습니다. 그 과정을 보며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에 국민이 더 만족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정부 내 혁신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혁신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동훈_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의 혁신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 박근혜 정부의 정부3.0 그리고 현 정부에서는 지방공기업과 공공기관 전체의 정부혁신을 경험했습니다. 과거 정부의 정부혁신 트렌드는 계속 유지됐지만 현 정부의 정부혁신은 타 정부에 비해 출발이 늦었습니다. 2018년 정부혁신종합계획이 수립되었는데요, 역대 정부보다 좋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성과나 효율성보다 사회적 가치와 국민참여에 혁신의 방점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모든 과정이 상향식이라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남복희_ 국민 입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혁신은 모바일 신분증, 종이 없는 문서입니다. 과거에는 신분증 없이 할 수 없었던 것을 가능하게 한 것과 같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소한 감동이 늘어나는 것이 정부혁신이고, 발전입니다.

 

이영애_ 코로나19가 정부혁신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송석현_ 많이 느끼셨겠지만 마스크 사태가 심각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데이터를 잘 개방해두었기 때문에 마스크 정보를 확실히 알려줘 큰 혼란이 없었습니다.
남복희_ 마스크를 체계적으로 잘 관리해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잘해주셔서 정말 칭찬하고 싶어요.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바뀐 게 바로 회의 형식입니다. 정부혁신박람회가 올해 2회째인데, 오프라인으로 열리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대체해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다들 코로나19를 위기라고 하지만 위기는 다른 말로 ‘위대한 기회’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데, IT가 발달한 대한민국이 난세 중 영웅의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박동훈_ 코로나19로 행정도 많이 바뀔 것입니다. 일본 노모라종합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뉴노멀을 라이프·워크·비즈니스로 나눠 변화를 분석했는데요, 디지털정부혁신이 K방역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안전과 위기극복에 정부대응능력이 정부혁신의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이영애_ 정부가 참여, 민관협력, 공공서비스혁신, 일하는 방식으로 분과를 나눠 행정혁신을 추진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김준희_ 그동안 정부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참여를 권장하며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국정운영 전반으로 추진해왔습니다. 국민청원 활성화, 국민참여예산제를 운영했고, 광화문1번가에서 국민이 직접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국민참여예산제로 군장병에게 패딩을 보급했고, 임산물 친환경농산물지원 사업도 추진됐습니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가정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대응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포용정책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박동훈_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으로 1,100여 개 기관의 정부혁신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가치 구현이나 국민참여형으로 운영한 것은 상당히 가시적 성과가 있었고, 고도화된 디지털 정부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일하는 방식이나 협업과 관련해 대부분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과거의 관행이나 제도를 단순히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단편적인 것에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해 앞으로 보완과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이영애_ 문재인 정부에서 세계 최초로 국민참여예산제를 도입했는데요, 참여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송석현_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국민이 참여해 정책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것인데요, 기획재정부 홈페이지에도 잘돼 있고 재작년부터 이어져 벌써 3년 차입니다. 국민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아젠다를 보면 실생활과 직결되는 건강, 복지 분야가 많았습니다. 연간 1,000억 원 규모로 예산이 편성되고 있습니다.
남복희_ 국민참여예산제도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정부 예산으로도 확대한 것인데요, 기존에는 정부에 아이디어와 개선 방안을 내면 관계부처 담당자가 답변만 했지만, 국민참여예산제는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선택이 되도록 더 많은 국민이 투표하고 참여해서 정책을 숙성시켜야 하는데요, 지금은 너무 선수 같은 사람들이 제안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박동훈_ 1,100여 개 경영평가 지표에 주민참여예산제가 들어가 있었는데요, 주민참여예산제는 중요한 이슈라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하고 현장에도 가보았습니다. 제도적으로는 완벽하게 돼 있지만 지역 주민을 얼마나 참여시키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에 대한 실제 운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여러 보완과 발전은 거쳤지만 지역 주민 만족도 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실시하는지 전반적인 스크린과 평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김준희_ 국민참여예산제에 관심을 갖고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부정책은 시범사업으로 시작하다 차츰 그 규모를 늘려가는데요,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채널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제안의 수준이 깊어질 것입니다. 다양한 기술변화도 지원되면서 더 획기적인 것을 많이 수립해 국민이 정말 체감하는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이영애_ 경기도 고위공무원의 아버지가 공무원이셨는데, 1950년대에도 혁신을 이야기했다고 해요. 혹시 민간 영역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혁신은 없을까요?


박동훈_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주창한 '딥체인지'를 벤치마킹하면 좋겠습니다. 딥체인지는 정부혁신의 기본 키워드와 같은 맥락입니다. 최 회장은 정부보다 빨리 사회적 가치를 주창했으며, 기업을 통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추구했습니다. 16개 계열사 평가를 할 때도 비재무적 성과를 반영해 SK그룹 전체의 방향이 사회적 가치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남복희_ 민간과 정부가 협업해 혁신을 이루는데, 그 결정 과정은 민간이 훨씬 더 탄력적이고 가볍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무겁고 단계가 많아 속도가 느려 열심히 뭔가를 준비해도 시대가 지나며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정부가 좀 더 가볍고 진취적인 결정과 적용을 해야겠습니다.
송석현_ 최근 테슬라 자동차를 샀는데요, 자율주행이 됩니다. 아내가 몰다가 사고가 나서 한 달 정도 타지 못했는데, 다시 타보니 이 차가 더 똑똑해졌습니다. 코너링도 잘하고 환경에 더 잘 반응하는 것입니다. 테슬라 차들이 전국을 다니며 주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머신러닝해서 차가 더 잘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걸 보고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거죠. 행정도 계속 데이터를 모아 지능화하면 혁신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애_ 저는 모바일 신분증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모바일 신분증은 어떻게 만드나요?


김준희_ 지난번 우수사례 경진대회 경찰청 사례를 보고 말씀드리면 모바일 신분증이 활성화되려면 발급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그 신분증을 받는 곳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도입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민간은 확실히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모바일 카드나 모바일 신분증 그리고 패스앱을 활용해 경찰청과 교류해 개발했고요. 편의점이나 다른 민간에서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면 모바일 신분증 바코드를 갖고 개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민간의 기술이나 자원을 적극 배워 민간 협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영애_ 저는 좀 염려스러운 게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로 벌금을 많이 물었다는데, 결국 혁신이 인터넷상에서 이뤄져 저희가 조심하고 보완해야 할 거도 많겠습니다.


김준희_ 네, 맞습니다. 온라인상 개인정보가 위험성이 훨씬 크고 파급 노출 범위가 너무 커서 위험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올해 8월 출범했는데요, 개인정보를 암호화하고 필터링을 장착해 3~4단계로 개인정보 보호 지침에 따라 모든 시스템과 개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해킹이나 사이버 범죄에 철저히 예방하고 있습니다.
송석현_ 데이터를 개방하고 더욱 활용되도록 하는 입장에서 항상 개인정보는 걱정입니다. 공공데이터 제공법에 보면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개방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요즘 비식별화 시스템도 잘 나와 있고 그 비식별화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개방하고 사람이 한 번 더 보고 내보내는 등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지방공무원들이 중앙에서 만든 좋은 정책을 잘 받아들이고 협업해야 할 텐데요.


김준희_ 전에는 지역 혁신도 저희 팀에서 담당했지만, 지역 혁신은 매우 중요해 따로 분리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혁신박람회에서 국민을 편리하게 하는 서비스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플랫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민참여예산제는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주민참여예산제를 중앙에서 도입한 것입니다. 전국에서 동일하게 추진하는 행복출산, 생애주기, 임신서비스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내려준 것이고요. 행정은 항상 국
민 생활과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갑니다. 정부의 주인은 국민이고 늘 국민과 함께 가며 혁신의 성과는 국민이 알 수 있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님의 말씀대로 잘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박동훈_ 김대중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혁신에 참여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정부혁신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지만 역대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혁신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입니다. 특정 부처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고 자생적 혁신을 추구해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혁신의 내재화’가 돼야 합니다. 혁신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규제 완화인데요, 공공이든 민간이든 규제 완화가 돼야 국가와 지역이 활력을 얻습니다. 정부혁신의 대국민서비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용자별 맞춤형 서비스여야 합니다. 대국민서비스가 정부혁신의 궁극적인 목표여야 합니다.
남복희_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박람회 개막식 축사에서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을 위한 것으로 같이 가는 혁신, 함께 하는 미래를 말씀하셨는데요. 혁신 이야기는 공자 시대에도 있었을 것입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혁신이 되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국민이 조금 더 똑똑해지고 국민이 직접 찾아서 이용하고 더 많은 참여가 이뤄져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도록 모든 혁신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면 좋겠습니다.
송석현_ 정부혁신의 핵심은 ‘국민이 최우선’입니다. 혁신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에게 인센티브라도 제공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진정성 있는 ‘국민을 위한 혁신’이 될 것입니다.

김준희_ 정부혁신은 시대 상황에 맞게 빨리 변화하면서 새롭게 변하는 모습입니다. 그 혁신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내부에서 혁신업무는 늘 새로운 상황에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합니다. 힘들지만 이 업무를 하면서 자신이 업데이트되고 배우는 것이 많아요. 또 피할 수 없는 과정이고 개인과 정부에 책임감이 막중하기 때문에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 방향입니다.


이영애_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국민이 덜 참견하면 아무 소용 없겠지요. 좀 더 많은 국민이 참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 같습니다.

양태석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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