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의 케이블카, 에스컬레이터, 트램 등 혁신적 대중교통 시스템은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보고타의 케이블카 트란스미카블레
콜롬비아의 혁신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은 마약, 폭력, 계층갈등으로 얼룩졌던 콜롬비아 사회의 통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케이블카, 에스컬레이터, 트램 등 콜롬비아 도시 보고타와 메데인이 구축한 대중교통 시스템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여러 계층을 하나로 묶는 사회통합의 수단이 되었다.
콜롬비아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시장이 직접 탑승한 후 서울시가 구릉지 교통수단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보고타시의 남쪽에 위치한 해발 3,094m 고산 지역 시우다드볼리바르(Ciudad Bolivar)의 케이블카 ‘트란스미카블레(TransMiCable)’는 구릉지 교통수단으로, 모두 163개 케이블카(정원 10명)가 총 길이 3.34㎞ 노선의 4개 정거장을 경유하며, 시속 20㎞로 이동한다. 케이블카 안에는 자전거와 휠체어를 싣는 접의식 의자와 와이파이, 보안용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구청, 도서관, 공원같이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주변에 정거장이 배치돼 있다. 과거에는 마을에서 간선버스 정류장까지 마을버스로 60분을 가야 할 정도로 교통이 열악했지만 지난해 12월 트란스미카블레가 개통되며 이동시간이15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시우다드볼리바르 지역은 1960년대부터 이어진 내전의 난민들이 모여 사는 보고타시 최빈민가로, 약 70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보고타시는 저소득층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핵심 대중교통 수단인 간선버스와 무료 환승이 가능하게 했다. 요금도 보고타의 대표적 관광지인 몬세라트(Montserrat) 언덕에서 운영 중인 케이블카의 10% 이하로 책정했다.
코무나 13 초대형 에스컬레이터 각국 도시 벤치마킹
콜롬비아의 제2 도시 메데인시의 산동네 코무나 13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힐 정도로 마약 거래자와 무장단체들 간의 폭력, 빈곤으로 얼룩진 마을이었다. 이곳에는 초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산 정상까지 운행한다.
현재 메데인시는 중남미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변모했다. 변화를 일으킨 요인 중 하나가 독창적인 도시 계획과 교통 시스템에 있다. 과거 코무나 13 지역 주민 1만 2,000명은 생계를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산동네에 오르내려야 했다. 이것을 해결한 것이 태양광 발전으로 움직이는 384m의 초대형 에스컬레이터였다. 6개 부분으로 나뉘어 오렌지색 지붕을 덮은 이 에스컬레이터가 완공되고 난 후 산꼭대기까지 가는 데 6분밖에 걸리지않는다.
에스컬레이터는 2011년 착공됐는데 독창적 도시계획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후 마을을 쥐락펴락하던 갱들이 사라지고 지역 주민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었다. 폭력은 사라졌으며 지역 경제가 살아났다. 대중교통수단은 주민들 간의 유대감을 증진시키고 지역사회에 대한 자긍심을 높였다. 혁신적 교통수단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주민의 소득 향상으로 이어졌다.
메데인에는 에스컬레이터 이외에 케이블카가 2004년 설치돼 메데인의 미개발된 교외지역과 도심을 연결했다. 메데인의 케이블카 시스템인 메트로케이블은 곤돌라를 최초로 대중교통 수단으로 도입한 케이스다. 이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터키 앙카라, 볼리비아 라파스가 벤치마킹했다. 메데인시에는 3개의 케이블카 라인이 운영 중이며 하루에 2만 명이 이용한다. 메데인시는 2015년부터 트램이 운행을 시작했다. 총 길이 4.3㎞에 트램은 시속 30㎞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