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숲 지도사로 인생 2막 올려
‘밝은 기운이 느껴지는 숲의 여인’
유아숲체험원에서 만난 ‘유아 숲 지도사’ 정숙자 씨의 첫 인상이 그랬다. 귀여운 솔방울과 붉은색 무당벌레 브로치를 모자에 단 그녀는 막 숲에서 튀어나온 모습이었다.“9월 수업 주제가 ‘열매’예요.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끼도록모자에 솔방울을 달아보고 이에 어울리는 무당벌레도 매치해봤어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모자에 달린 장신구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또 “가을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잖아요. 아이들에게 열매를 직접 볼 수 있게 해주고 직접 만져보게 함으로써거기에서 촉감을 느껴보고 향도 맡아보라고 합니다. 편을 나눠 즐거운 게임도 하고요. 아이들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수업 시간은 1~2시간 정도입니다. 매일 오는 아이, 한 달에 한 번 오는 아이 등 상황에 맞춰 유아들을 지도하는 게 유아 숲 지도사의 하루 일과랍니다.”폭염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리만큼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가고 비로소 가을 문턱에 접어들면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졌다.
그래서일까. 정숙자 씨는 아이들과 숲에서 지내는 시간 들이 더 없이 소중하다고. 아이들의 밝고 어여쁜 미소를 보며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끼는 그녀는 다른 일에는 눈길을 주지 않을 만큼 유아 숲 지도사 일에 매우 만족하다고 마음을 전했다.산림교육전문가로 전국 140여 곳에서 활동 가능유아 숲 지도사는 ‘산림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청이 지정한 국가자격증위탁기관에서 운영하는 산림교육전하는직업이다.
최소 205시간의 이론과 실습 교육, 현장 실습을 이수하고 필기 및 실기 평가를 거쳐 국가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필기와실기 평가는 절대 평가로 각각 70점을 넘으면 된다. 국가 자격 시험은 1년에 4~5차례 시행한다. 유아 숲 지도사 자격 취득 후에는 전국 140여 개의 유아 숲체험원을 비롯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아숲체험장, 수목원 등 여러 시설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이 밖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산림교육이 필요한 곳에서 유아 숲 교사로도 활동한다.사교육계와 공직 모두 합쳐 30여 년 가까이 근무해 온 정숙자씨는 인생 2막으로 유아 숲 지도사를 선택해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라고.
단아하고 작은 체구지만미소가 떠나지 않는 얼굴에서 밝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것만 같다.임금피크제로 인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정숙자 씨는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막막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산란한 마음을 달래고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산을 찾아다니던 그녀는 자신이 산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을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새로운 일을 찾던 중 건강을 챙기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희망을 주는 일을 찾다가 산림청 지정기관인 (사)미래인재교육개발원의 유아 숲 지도사 과정을 수강하게 됐습니다.”낮에는 숲 해설가 일을 하고 저녁에는 유아 숲 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시간을 보낸 그녀. 고용노동부 무상지원으로 공부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로 완주한 일이 가장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숲 현장으로나가 교수들과 함께 역할 체험한 일이 현업에서 크게 도움이돼 고맙고 감사하다는 마음도 전했다.
재취업 장기적인 안목과 경험을 살려 준비하세요
50대에 새로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그녀에게 퇴직 이후재취업 노하우를 물었다.
첫째, 장기적인 안목과 관점을 갖고 둘째, 건강에 무리가 가지않는 선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셋째, 경험을 살리라고 조언했다.정숙자 씨는 무엇보다도 재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으로 그동안 쌓아 올린 지위와 권위를 내려놓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숲에서 일하던 복장으로 친구들과의 약속에 나타나면 ‘차츰 숲을 닮아가는 것 같다’ , ‘생동감 있다’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말에서 자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는 그녀에게 유아 숲 지도사는 단순한 돈벌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삶을 질적으로 윤택하게 가꿔주는 촉매제이자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