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주민참여 활성화, 성숙한 지방자치 실현으로 가는 길 (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일부개정 추진)

  • 등록 2019.02.07 10: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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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대의 민주주의의기본원칙을 존중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하여지방행정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실질적인 주민 결정권 보장이 조화를 이루어 

성숙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주민참여의 필요성

 

주민들의 반대로 과거 19년 동안 9차례의 실패를 거듭한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 사업은 지난 2005년 주민투표를 통해 갈등 문제를 해결하였다.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건설부지 선정을 위해 4개 지자체(경주시, 군산시, 포항시, 영덕군)에서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 관련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찬성률이 가장 높게 나온 지자체(경주시)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이다. 

 

이는 주민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성을 높이며 정책결정자와 주민 사이의 관계를 좁혀주고 주민들 간의 이해관계의 간극을 해소하는 등 ‘주민참여’의 기능이 잘 발휘된 사례로 평가된다. 

 

이와 같이 ‘주민참여’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고 선출된 대표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여 대표자가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게 한다. 그러나 선출된 대표자가 반드시 주민의 의사를 반영한 정책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며 지방자치에서 ‘주민’은 구역 및 자치권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본질적인 구성요소임에도 실제로 주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주민 참여제도 현황 -주민투표와 주민소환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 참여제도가 도입되었다. 주민 참여제도는 주민의 지역사회에 대한 자율적 참여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주민의 의사를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여 정책 순응도를 높이며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가 위법 또는 부당한 행정으로 주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 주민이 시정을 요구함으로써 책임 행정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주민참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기본 틀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기능을 발전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지방자치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기반 중 하나로 주민의 자치의식을 높이고 정책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주민 참여제도 중 대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식은 주민투표와 주민소환제도이다. 

 

‘주민투표제도’는 주민이 투표를 통해 지역의 주요 현안을 직접 결정하는 제도로 2004년에, ‘주민소환제도’는 지방자치단체 장이나 지방의원에 대해 소환투표를 실시하여 임기 종료 전 해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07년에 도입되었다. 

 

하지만 주민투표 주민소환제도 도입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주민투표 주민소환제도는 기대와 달리 활성화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민투표의 경우 도입 이래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를 포함하여 서울시 무상급식지원 범위 결정, 청주·청원 통합여부 등 불과 8건만 실시되었고 주민소환도 8건의 소환투표만 실시됐다. 

 

반면 해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신축구장 건설 여부(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시), 동계올림픽 유치 여부(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시) 주민투표 등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의 경우 1990년~2000년 동안 유럽(248건)에서 실시된 전국적 주민투표의 절반(124건)이 실시될 만큼 활발한 주민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라 주민투표 및 주민소환 제도개선 

 

주민투표와 주민소환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높은 제도적 장벽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주민투표 주민소환을 청구하려면 제한된 기간 내에 일정 수 이상 주민의 서명을 얻어야 하나 그 기준이 높아 필요한 만큼 서명을 받기가 쉽지 않다. 또한 주민투표, 주민소환투표는 평일에 실시되고 투표불참 운동이 발생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투표권자 수의 3분의 1 이상이라는 투표 조건은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30일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주민투표 주민소환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전문가 토론회,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의견수렴을 거쳐 주민참여의 제도적 틀을 획기적으로 바꾼 주민투표법 및 주민소환법 개정안을 마련하였다. 

 

주민투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조례위임 규정을 삭제하고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치단체의 주요 결정 사항은 모두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한다. 또 주민투표 실시구역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그 지방자치단체 관할 시 군 구 또는 읍·면·동 같은 행정구역 단위뿐만 아니라 생활구역 단위로도 투표를 실시할 수 있게 한다. 

 

주민소환의 청구요건도 인구 규모를 고려하여 투표 청구권자 규모에 따라 ‘5만 이하, 5만 초과~10만, 10만 초과~50만, 50만 초과~100만, 100만 초과~500만, 500만 명 초과’로 구간을 설정하고, 서명요건을 청구권자수의 15%부터 차등적으로 완화하여 조정한다. 

 

투표율에 관계없이 항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표요건을 폐지하고 소수 주민들만의 참여로 투표결과가 확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표에 부친 사항은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을 득표하고 그 수가 투표권자 총수의 일정 기준인 경우 안건을 확정하는 ‘찬성 정족수(Approval Quorum)’ 방식도 도입한다.

 

특히 온라인 청구제도를 도입하여 종이로 된 서명부에 수기로 서명하는 방식으로만 주민투표 소환투표 청구를 할 수 있어 참여하기가 어렵고 잦은 오기(誤記)가 발생하는 등의 사항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다.

 

주민투표와 주민소환의 문턱을 낮춘 이번 개정안은 주민 참여를 활성화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며 주민 간, 지역 간 갈등 조정 및 통합기능과 아울러 의회와 단체장의 정치적 부담을 경감하는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을 더욱 공고히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덧붙여 행정안전부는 대의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존중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하여 지방행정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실질적인 주민 결정권 보장이 조화를 이루어 성숙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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