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자산으로, 다시 도전하라”, 경기재도전학교가 만든 또 하나의 출발선[월간 지방정부 8월호 기획특집]

  • 등록 2025.08.11 1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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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도전의 열기, 1기 경쟁률 7.86대 1
수료생 40% 재취업...지방정부 혁신모델을 제시하다

경기도 평생교육과가 주도하는 ‘경기재도전학교’는 실패 경험이 있는 도민을 대상으로 재창업, 재취업 등 사회적 복귀를 돕는 교육·심리·코칭 복합 프로그램이다. 특히 ‘실패 친화적 사회’를 위한 공공의 역할을 정책화한 대표 사례로, 창업 성공 사례 중심의 기존 프로그램들과 명확한 차별을 이룬다.

 

 

‘Re:Do 경기재도전학교’ 열정으로 만든 기회의 공간
경기재도전학교는 단순한 위탁 사업이 아니다. 경기도 평생교육과가 기획부터 운영,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하여 도 단위로 재도전 프로그램을 직접 만든 첫 사례로 주목받는다.

 

기존의 청년·중장년 지원사업이 여러 부서로 분산돼 있던 것을 통합해, 실패자 중심으로 제도화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담당 공무원들이 수차례 현장 동행, 인터뷰, 피드백을 거치며 교육 내용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고 있다.


경기도 평생교육과 홍성덕 과장은 월간 지방정부와 인터뷰에서 “경기재도전학교는 2024년 처음 추진했던 파일럿 프로그램이었으나 지금은 실패한 사람들이 더 단단해지는 희망의 마중물이 되었다. 팀 직원들의 열정으로 이루어낸 노력의 결과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선을 다해 재기하려는 분들의 ‘재도전계획서’를 읽으며 정성을 다해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거리로 나가 직접 제작한 단체복을 입고 사업을 알리는 팀원들을 보면 왠지 모를 두근거림이 있었는데 높은 모집률을 보고 정말 놀랐다. 앞으로 재도전팀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실패자에게도 기회는 필요하다
매년 10월 13일은 ‘세계 실패의 날’이다. 세계적인 창업 강국인 핀란드에서 2010년 시작한 이날에는 창업을 꿈꾸는 학생, 교수, 기업인 등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실패 경험을 털어놓고 서로의 실패를 위로하며 격려한다.


경기재도전학교는 실패조차 성공의 일부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마음 재정비→ 경험 재해석 → 기술 재무장 → 사회 재진입이라는 4단계 교육과정을 통해 개인의 실패 경험을 성찰하고, 이를 동력으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둔다.

 

 

경기재도전학교의 24년 수료생인 권오승 씨는 경기도 평생교육원 직원으로 올해 합격했다. 본지와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 명예퇴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후 3년간 여러 곳에 이력서를 내보았지만 탈락하면서 절망과 방황 속에서 살았습니다. 책들을 중고 서점에 팔면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경기도재도전학교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3박4일의 교육은 희망의 메시지였고 절망과 불안의 터널을 나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0대 중반인 제가 공기업에 취업하던 날 80대 노부모님과 네 식구는 부둥켜 울며 합격의 기쁨과 감사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제 실패로 자포자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컴컴한 방에서 밝은 세상으로 나오는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개그맨 고명환 ‘365일 가슴 설레며 도전하는 법’ 특강
경기재도전학교의 교육은 단순 강의식이 아닌 실전 코칭, 실패 사례 공유, 심리 회복 워크숍,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네트워크 형성 등 종합적 구조로 운영된다. 이는 실패 이후 자신감 저하, 사회적 단절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재도전의 발판이 되고 있다.

 


경기재도전학교의 프로그램은 △심리적 회복과 자기 발견을 위한 힐링 과정 △취·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 프로그램 △명사 특강을 통한 성공 인사이트 도출 △실제 창업 실행으로 이어지는 시뮬레이션 지원 △GPT 기반 AI 활용 훈련을 통한 실행력 강화 훈련 △미래일기 작성 및 비전 선포 과정 등으로 구성된다.

 

특강 시간에는 개그맨 고명환이 ‘365일 가슴 설레며 도전하는 법’을, 작가 고도원이 ‘꿈 너머 꿈’을 주제로 강연해 재도전을 위한 용기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일자리재단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등 산하기관과 협업을 통해 현장 맞춤형 취업 상담을 제공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뜨거운 도전의 열기, 1기 경쟁률 7.86대 1
경기도 평생교육과 이장호 주무관은 월간 지방정부와 인터뷰에서 열정과 포부를 밝혔다. “공무원들은 대충해, 시키는 만큼만 하지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담당자끼리 무엇이든 해보자고 매일 외칩니다. 공무원으로서의 한계를 뛰어 넘어 엄청난 것들을 시도하고 싶어요. ‘Yes, And!’ 정신으로 회의에 임하고 프로그램을 매번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이 주무관은 이어 “최근에 홍보영상을 만들었는데요, 콘티도 만들고 직접 감독도 하고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님을 직접 영상에 올리는 등 남들이 하지 않는 시도를 하는 것이 우리 팀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재도전학교팀은 사업 홍보를 위해 인근 지역 길거리 홍보에 적극적이다. ‘RE:Do’ 로고가 새겨진 검정 티셔츠를 맞춰 입고 희망의 구호를 크게 외쳤다. 또한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주민센터 등을 돌며 포스터를 붙였다.


열띤 홍보를 통해 경기재도전학교는 2025년 1기는 7.86대1, 2기는 5.1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기 수료생의 약 40%가 이미 재취업, 재창업 등 사회 복귀에 성공했다.

 

실패 친화적 생태계, 제도화로 이어질까
경기도는 현재 재도전학교 수료생 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멘토–멘티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자생적 재도전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더불어 △재도전 실패 DB 구축 △지역 기반 창업 연계 △사회적경제조직 협업 등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지역사회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화 논의로까지 확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다시 시작할 용기, 그 곁에 공공이 있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스템은 누구나에게 제공되지는 않는다. 경기재도전학교는 그러한 공백을 메우는, 지방정부의 선도적 공공 플랫폼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자를 사회적 낙오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견고하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경기재도전학교는 그 메시지를 제도화한 경기도의 첫걸음이다.

 

[티비유=한승구 기자]

한승구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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