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깁고 역사를 꿰매고...익산 ‘솜리’의 재탄생

  • 등록 2025.06.20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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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솜리'로 불렸던 거리. '평동로'를 따라 이어지는 담벼락마다 오래된 간판이 아련한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솜리근대역사문화공간'은 익산 도심 한가운데 숨겨진 시간의 서랍이다. 주단거리, 바느질거리가 말없이 이 거리를 지켜왔다. 수십 년 전만해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옷을 지어 입었고, 삶의 중요한
절기마다 함께 웃고 울었다.

 

 

화려했던 영광은 지났고, 도시의 변화 속에서 이제는 속절없이 낡아버린 벽돌집, 덧칠된 간판이 남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잊혀졌던 이 '솜리마을'에 익산시가 다시 시간을 걷는 길을 열고 있다.

 

과거와 오늘이 만나는 거리
갈대숲에 숨어 있던 작은 마을 ‘솜리(솝리)’. 고작 인가 10호 남짓이 전부이던 이 마을은 1914년 동이리역이 생기고 열차가 들고 나면서부터 그야말로 엔진을 단 듯 ‘초고속 성장’을 이루며 교통의 중심지, 상업 도시로 발전했다.


익산시는 근대기의 상업과 생활, 저항과 생존이 응축된 살아있는 유산과 흔적을 잘 정비해 ‘솜리마을’을 조성했다. 근대문화유산의 숨결을 담은 살아있는 문화 체험 공간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솜리마을은 단순한 전시형 공간이 아닌, 원도심의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머무르고 체험하는 참여형 공간이다. 역사적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쓰임을 더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00년 건축 유산이 맞이하는 관광객
솜리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근대 건축물을 적극 보존·활용해,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같은 공간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운영 중인 공간 대부분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형성된 건축물로, 오래된 공간이 새 숨결을 품고 있다.


1954년 형제상회로 쓰였던 ‘이사도라주단 건물’은 천연비누를 만들며 감각을 일깨우는 체험 공간으로 변신했다. 시간의 주름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곳은, 근대 상가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건물 간 연결 흔적이 남아있어 이 지역 상업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이사도라주단 건물과 연결된 곳은 바로 옆 ‘새시대 양품 건물’의 다락이다. 한때 최고의 잡화점이었던 이곳은 이제 ‘속리카페’가 됐다. 향기로운 커피와 이야기가 흐르는 북카페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한복 바느질로 번성했던 ‘바느질 거리’의 흔적을 간직한 ‘포에버 매듭공방’도 있다. 당시 생활사와 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곳으로 끈기를 담아내는 매듭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오래된 골목 끝에는 독특한 감성의 숙소 '리스테이 익산'이 자리한다. 근대 문화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일식 목구조 건물로 내부 바닥 장마루, 천장이 원형대로 남아있다.

 

 

원도심의 심장, 다시 뛰기 시작하다
익산시는 이 공간을 원도심 문화거점으로 삼고, 창업과 관광, 문화가 어우러지는 ‘살아있는 역사 도시재생'의 모델로 키워갈 계획이다. 각 기관과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거점 공간인 ‘솜리문화의 숲’도 최근 개관했다.


복합문화공간인 솜리문화의 숲은 1층은 북카페, 2층은 전시관과 소극장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가와 시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의 장이 될 예정이다.

 

[지방정부티비유=엄정권 대기자]

엄정권 대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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