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_ 사드가 성주 참외 잡네!] 청정지역 사드 배치 결사저지 나선 경상북도 성주군

  • 등록 2016.08.08 14: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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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오전, 성밖숲 궐기대회

 

주한미군 사드 배치지역으로 성주군이 유력시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사드 성주배치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복)’를 꾸려 즉각 대응에 나섰다. 7월 13일 오전 성주군 성주읍 성밖숲에는 김항곤 성주 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등 지역의 정관계 인사는 물론 성주지역 참외농가 농민 등 5000여 명이 사드 배치반대 전군민 궐기대회에 참석했다. 성주군은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성주 군민 중 70% 이상이 참외농사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성주 군민들은 이번 사드 배치 결정으로 전자파로 인해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성주 참외의 소비 위축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며 일방적인 배치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중앙정부가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며 우리들의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복 비대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장과의 협의나 주민 공청회도 없이 난데없이 이렇게 결정됐다는 소식을 뉴스로 전해들었다”면서 “이것은 군수와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며 앞으로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이 문제에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궐기대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이재복 위원장 등은 ‘사드 성주 배치 결사반대’라는 문구의 혈서를 썼 으며, “사드 배치의 원흉이 북한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며 북한 미사일 모형을 가져다 놓고 화형식을 했다. 궐 기대회를 마친 후 성주 군민 200여 명은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주민들의 동의나 협의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고 비난했다. 

 

 

 

7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현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오후 9시 10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와서 2시간 동안 성주 군민들에게 사드 배 치 결정에 관한 입장을 설명했다. 성주 군민들은 성주군에서 궐기대회를 마치고 점심식사도 거른 채 오후 4시부터 한 장관을 기다렸다. 국방부에서는 군민들을 위해 25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지만 군민들은 “저 밥을 먹으면 개, 돼지가 된다”면서 식사를 거부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입장하기 전까지 군민들은 “사드 배치 철회하라”, “한민구 사퇴하라” 등을 큰 소리로 외치며 성주군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군민들은 앞 다투어 성주군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한 이유와 사드 기기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또한 환경영향평가를 배치 결정 전에 해야지 왜 배치 결정을 한 후 진행하냐는 등 격하게 질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성주군으로 확정해 발표하기 전 단체장이나 지역 국회의원에 왜 한마디 상의가 없었는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이완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발표 전날까지 장관을 직접 찾아 몇 번이고 배치 결정에 대해 물었는데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그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특히 주민들은 한 장관이 성주를 사드 배치지역으로 심사하는 과정에서 성주 성산 포대를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한 장관은 “전문성 있는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평가한 것을 토대로 배치 장소를 선정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군민들은 “이렇게 중요한 국가사업을 결정하는 데 담당 장관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니 한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성주를 방문하고 군수, 군민을 만나 대화하겠다”고 답했다. 

 

군민들은 한 장관에게 ‘배치결정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으나 한 장관은 “속상하고 억울한 군민들 심정은 잘 알았다. 앞으로 잘못된 정보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풀어드리기 위해 여러 번 설명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답 했다. 결국 이재복 대책위원장의 중재 끝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한 장관이 성주에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설명회를 시작한 지 2시간 만인 오후 11시 10분쯤 성주 군민들은 집으로 돌아가길 결정하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7월 14일부터 성주군에서 촛불시위 나선 마을 주민들

  

성주군 주민들은 “성주 검색해보면 사드 참외, 전자파 참외가 나오는데, 이사 가려고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을 것 같다”거나 “임신 중인데, 레이더에서 나온다는 전자파가 너무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무엇보다 귀농을 한 주민은 참외 한 동에 1000만 원 하는데, 수천만 원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걱정하기도 했다. 전자파가 안전하다고 해도 성주 참외 인식이 안좋아져 참외에 대한 수요가 급감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에 사드 성주 배치가 결정된 후 14일 낮 성주 주민 삭발 강행에 이어 군민 1000여 명이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한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의 최적지란 있을 수 없다”, “사드 본국으로 보내자” 등 피켓을 들고 촛불 시위를 벌였다. 초·중·고생 100여 명이 학교를 결석하거나 조퇴한 뒤 사드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경상북도 교육청 집회 참가하는 학생들 학습권 침해로 이어져 학교장에게 지도 계획 전달 

 

경상북도교육청(교육감: 이영우)은 성주 지역 학생들의 집회 시위 참가에 대해 학습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며 학교장에 지도계획을 전달했다. 또한 사드 배치 반대 집회 관련 학생지도라는 제목으로 학교장에 보낸 공문에는 ‘통일 안보 교육’이 명시돼있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특히 지난 7월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성주군청 방문에 항의해 시위에 참석했던 학생의 무단결석 처리를 앞두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경북교육청은 15일 시위가 끝나고 곧바로 해당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무단결석, 무단결과, 조퇴 현황을 파악했다. 항의시위에 참가한 학생은 모두 807명으로 나왔다. 초등학생만 134명인데 이 중 20명이 결석했고, 등교했다 시위에 참가한 뒤 돌아온 무단결과를 한 학생이 114명 이었다. 항의 시위 참가 이유로 파악된 조퇴자도 19명이었다.

 

경북도교육청은 15일 이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학생지도 계획 공문을 학교에 내려보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집회에 나가면 학습권이 침해되니 학부모들이 좀 자제해 주십사 하는 내용이다. 어른들은 상관없지만 학생들이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15일 황교안 국무총리 성주군 찾아 설명하려 했으나 

 

7월15일 오전 11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청을 찾아 설명회를 시작하려 했으나 성주군청 앞에 모인 주민 3000여 명이 한목소리로 “결사반대”를 외쳤다. 황 총리가 “주민 여러분들께서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고, 물병과 날달걀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급하게 버스에 올라탔지만 성난 주민들에게 가로막혔다. 주차장으로 이동한 주민 300여 명은 “사드 배치 철회하고 가라”며 버스 앞에 주저앉았다. 나중에는 트랙터까지 동원해 버스를 막았다. 황 총리 일행은 결국 이날 저녁 6시에야 군청 주차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주민들에 의해 6시간 넘게 포위됐다가 ‘탈출’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7월 21일 성주 군민 2000명 상경시위 파란 리본 달고 사드결사반대 외치며 삭발한 김항곤 군수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서울 한복판에 성주 군민 2000여 명이 모였다. 성주 군민들은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서 온몸으로 뜨거운 열기를 받으면서도 생존권이 달린 절박한 마음으로 “이 땅에는 사드가 필요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피켓과 태극기를 흔들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주민과 법을 무시하고 책임자들이 현장 방문 한 번 하지 않고 졸속 행정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면서 “군민들은 평생 공포와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한다. 이러한 성주 군민의 분노를 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상경집회를 가졌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여러 가지 평가를 하고 15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치고 마지막으로 시의회 동의까지 얻어서 결정했다. 우리 정부는 무엇하는 건가”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항곤 군수는 “관계기관 국방부는 단 한 번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사전협의 없이 우리 군이 사드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지 3일 만에 최종 부지로 발표했다”면서 “일방통행식 정책을 용납하지 못한다. 성주군 대표인 제가 대통령님을 한 번만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 5만 군민의 애절한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 올린다”고 호소했다. 김 군수는 “터전을 지켜내려는 군민의 순수한 행동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니 참담하다”면서 “우리의 생존과 사활이 걸린 성주 사드 배치 철회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추진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결연한 의지를 담아 투쟁사를 마친 김 군수는 배재만 성주군 의회 의장과 함께 삭발했다. 

 

이번 시위는 군민들이 평화 시위를 상징하는 파란색 리본을 직접 만들어 왼쪽 가슴에 달고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이는 지난 7월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에 방문했을 때 계란과 물병을 투척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외부세력을 차단하겠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성주군 해병대 전우회 등을 자체 질서요원으로 배치해 외부인의 개입을 막았다. 김 군수와 배 의장 등 투쟁위 대표단은 이날 집회를 마무리 지은 뒤 ‘사드 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만나 ‘사드 성주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사드 성주 배치 철회 청원서를 전달했다. 

황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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