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렌스 탠(Dr. Clarence N W Tan)
호주 본드 대학교 교수
지난 7월 나는 한국에서 워크숍 (《월간 지방자치》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적 일자리창출연수교육)을 열 기회가 있었다. 한국은 혁신적 나라이다. 전 세계에 K팝, 강남스타일, 한국 TV드라마 열풍을 몰고 왔고삼성 휴대폰, LG OLED TV, 현대·기아·대우 자동차 같은 소비자 제품들이 세계에 퍼져있다.
서울의 워크숍에서는 기업과 기관들이 살림 이스마일(Salim Ismail) 등의 저서 《기하급수적 조직(Exponential Organizations)》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기하급수적 성장체계의 요소들과 기하급수적 기술을 이용해서 기하급수적 성장을 실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기하급수적 기술
기하급수적 기술(Exponential Technologies)이란 지금까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익숙한 선형적 속도가아닌 기하급수적 속도로 팽창해가는 기술을 말한다. 기하급수적 곡선은 처음에는 미미하게 시작하지만 그것이 1이라는 지점에 도착하면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휴대폰의 성장을 예를 들어보자. 1980년대 모든 전문가들과 산업분석가들은 휴대폰산업 성장률을 1000퍼센트 이내로 내다봤다. 그 근거는 당시 벽돌 크기만 했던 휴대폰의 기술 발전이 급격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은 데 있다. 그들은 마이크로컴퓨터의 기술 발전과 휴대폰의 크기를 혁신적 으로 줄이고 기능을 대폭 향상시킬 칩 기술 발전속도를 예상하지 못했다.
세계 최대통신사인 AT&T는 이런 전문가들의 전망에 영향을 받아 휴대폰산업 성장 전망을 잘못예측하고 휴대폰 회사들에 일반전화 사업마저 침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싱귤러리티 대학 초혁신목표(MTP)
살림 이스마일은 초창기 싱귤러리티 대학을 세운 사람 중 한 명이다. 싱귤러리티 대학은 이스마일이 2009년 레이 쿠르츠바일(Ray Kurzweil)및 피터 다이아맨디스(Peter Diamandis)와 함께 실리콘밸리 내 NASA 아미스연구소(Ames Research Park)에서 설립한 일종의 사회적 기업(benefit corporation)이다.
필자는 운 좋게 그들이 2011년에 진행한 대학 연구프로그램인 글로벌 솔루션 프로그램(global solutions program) 참가가 허용된 80명의 학생중에 들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기하급수적 기술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배우고 애플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같은 저명한 강사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고 10주간의 과정중 구글, 페이스북, NASA 아미스연구소, 시스코, DNA2.0을 방문할 수 있었다. 싱귤러리티 대학의 목표는 오늘날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술을 이용해서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이 대학의 초혁신목표(MTP; Massive Transfor mative Purpose)는 “10년 동안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모든 프로그램 참가자는 이 같은 MTP를 실천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마지막 3~5주 동안에 한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작업해야 한다. 싱귤러리티 대학 공동창업자 레이 쿠르츠바일(Ray Kurzweil)은 다작의 발명가로 15살 때 최초로 컴퓨터음악을 만들고 시각장애인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 하겠다는 생각에서 시각장애인용 독서기계를 발명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오늘날 우리가 당연시하는 광학문자인식, CCD스캐너, 애플음성서비스 시리(Siri)의 전신인 텍스트음성전환 합성기를 개발했다. 그는 시각장애인 음악가 스티브원더(Stevie Wonder)와 매우 친했다. 스티브 원더는 레이 쿠르츠바일이 키보드를 이용해서 바이올린같은 악
기의 소리를 복제하는 장치를 만들어보도록 권유했다.
이렇게 해서 레이는 스티브 원더와 브루스 치코라스(Bruce Cichowlas)와 함께 쿠르츠바일뮤직시스템(Kurzweil Musci Systems)을 창업하고 1984년 세계 최초의 키보드입력 컴퓨터악기인 쿠르츠바일 K250을 발명했다.
그는 이 기업을 1990년 ‘영상’이라는 한국기업에 매각했는데 이 기업은 2006년 현대에 매각됐다. 레이는 2007년 쿠르츠바일 뮤직시스템의 최고전략가(chief strategy officer)로 임명됐다. 레이는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의 책 중 ‘싱귤러리티가 다가온다’라는 글에서 싱귤러리티 대학 이름이 유래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있다. 7월 중 한국에 체류할 때 나는 지방의 한 쇼핑센터 전시실에 있는 대형 디지털피아노를 보
고 직접 연주해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싱귤러리티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레이와 같이 놀라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것은 정말 멋진 기회였다. 나의 MTP는 지식을 탐구하고, 그것을 나누고 응용해 인간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