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
이영애 : 본지 발행인
전성탁 : 연천군 인구정책팀장
김기범 : 괴산군 인구정책팀장
최민석 : 고령군 인구정책팀장
김지만 : 신안군 기획예산과 주무관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대한민국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인 인구 감소 문제의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여러분을 만나고, 함께 좌담을 진행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저, 본인의 직책과 하시는 일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전성탁 연천군 인구정책팀장_안녕하세요, 저는 연천군청 미래전략담당관실에서 인구정책팀장을 맡고 있는 전성탁입니다. 우리 팀은 인구정책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구 감소 대응 방안과 특례 발굴을 위한 연구 용역의 최종 보고회 준비로 고생하셨던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보고안이 행안부에 잘 전달되어 조속히 법제화되고, 특례 규정이 인구 감소 지역에 효과적으로 적용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범 괴산군 인구정책팀장_안녕하세요, 괴산군 미래전략과 인구정책팀장 김기범입니다. 오늘 우리 괴산군에서 인구 감소 대응 방안과 특례 발굴을 위한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가 개최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번 보고회가 인구 감소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민석 고령군 인구정책팀장_안녕하세요, 경상북도 고령군 인구정책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민석입니다. 현재 인구정책팀장을 맡고 있으며, 고령군의 인구 정책 전반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김지만 신안군 기획예산과 주무관_안녕하십니까? 저는 신안군청 기획예산과에서 기획의회팀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지만입니다. 지방소멸 대응기금과 일부 인구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안군에는 인구정책과가 따로 있긴 하지만, 기금 관련 업무는 전 부서적으로 협력해야 하므로 제가 이를 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오늘 ‘인구감소지역 대응 방안 및 특례 발굴을 위한 연구 용역’ 최종 보고회에 참석하신 소감을 짧게 듣겠습니다.
김지만_처음에 용역이 진행된다고 들었을 때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 지자체에서 제출했던 것들이 얼마나 반영될지 궁금했는데, 보고회를 통해 놀란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제출했다가 반려되었던 특례들도 다시 연구하고 제안해 주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다른 지자체들의 어려움을 살펴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늘 보고서를 보며 실무자로서 규제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사례들도 많이 발견했습니다. 특히 청년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머릿속에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최민석_특례 발굴과 관련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법령이나 제도를 발굴하려면 부서 간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관심 부족이나 협력의 부재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지방에서는 이런 노력이 과연 실효성을 가질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기범_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유출로 인해 지방 인구 감소는 이제 더 이상 지연될 수 없는 시급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구 정책은 단순한 행정 사무가 아니라, 지방 행정 전반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작년에는 인구감소지역 협의회를 통해 전국 89개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특례를 발굴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인구 감소 지역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전성탁_이번 보고회에서 수용 가능성이 높은 특례 8건 중 ‘미활용 공유지 활용 특례’가 포함된 점에 대해 특히 감사드립니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 통합 관리 시스템과 관련하여 실무자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제안되었는데, 이러한 특례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영애_인구 감소 문제가 여러분의 지역에서는 얼마나 심각합니까?
최민석_고령군의 전체 인구는 현재 약 3만 명 정도로, 매월 출생아 수는 매우 적고 40~50명의 자연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1년에 500명 정도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김기범_괴산군의 경우 20년 전에는 인구가 4만 명을 유지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3만 8천 명대입니다. 특히 출생아 수가 연간 100명 미만으로 떨어지고 사망자가 많아 자연 감소 폭이 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입 인구 유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성탁_연천군은 군 주둔 인력의 개편으로 약 4천 명의 인구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파격적인 출산·결혼 장려 정책과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지역의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계십니까?
김지만_신안군은 ‘햇빛 연금’이라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를 통해 주민들에게 일정 소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지방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개발사업자들의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며 인구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김기범_괴산군은 청년과 저출생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아이가 태어나 18세까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수당과 장학금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8세부터 12세까지 매월 5만 원씩 지급하는 ‘어린이 행복수당’은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독창적인 사업입니다.
최민석_고령군은 주거와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청년층 유입과 정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월 1만 원의 임대료로 제공하거나,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택 대출 이자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전성탁_연천군은 정주 인구보다는 생활 인구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각종 축제와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연간 생활 인구 1천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구 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합니다.

이영애_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이나 개선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어떤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면 현장에서 더 큰 효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최민석_현재 정부가 인구 관련 기구를 신설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범정부 차원에서 일관성 있고 통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각 부처와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지자체 간 경쟁으로 인해 인구 이동만 초래하는 상황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통합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김기범_인구 문제는 본질적으로 지자체의 단독 책임이 아닙니다. 중앙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중앙정부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지자체는 부족한 재원을 쥐어짜며 사회보장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려면 복지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어렵습니다. 중앙정부가 이런 제약을 완화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성탁_연천군에서는 기금을 활용하면서 너무 이상적인 계획을 세운 탓에 집행률이 낮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했던 결과죠. 저는 기금 사용 규모를 키우고, 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금이 사실상 교부세처럼 내려와야 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겁니다.
이영애_그렇군요. 인구 감소와 관련하여 주민들과 협의하거나 의견을 나누신 경험도 있나요?
전성탁_주민들 중에서는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이들이 신규 전입자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 인구 유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계십니다. 균형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김지만_신안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이 느끼는 작은 불편 사항에 더 관심을 두곤 합니다. 행정이 바라보는 큰 그림과 주민들의 기대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습니다.
최민석_농촌 지역에서는 고령화된 인구가 넓게 퍼져 살아가는 현실 때문에 주거를 집중화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거지를 집중하면 비어 있는 지역에 대한 반발이 생기기도 하여,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김기범_괴산군에서는 주거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전입하고 싶어도 주택이 부족해 출퇴근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금자리 주택을 짓고, 미니 복합타운을 개발 중입니다. 하지만 주택 건설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영애_주거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의 지역 정착도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다른 지자체 사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실 분 계신가요?
최민석_고령군에서는 공무원이 지역에 전입하지 않으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군수님도 직원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임대 아파트 제공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역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김기범_사실 저희 군도 고령과 마찬가지로 이제 주소지가 여기로 안 돼 있으면 승진이 안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땅한 주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인근 증평이나 청주 등지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수님께서도 직원들한테 강압적으로 ‘무조건 주소를 옮겨라’라고 말씀하시기도 부담이 되다 보니까 직원들을 위해서 어쨌든 임대 아파트라도 마련을 해 주시려고 지금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이영애_인구 소멸 대응 기금을 활용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금 집행에서의 문제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김기범_지방소멸 대응기금은 주로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둡니다. 하지만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운영비는 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부서에서 기금을 활용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제한을 완화해 기금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최민석_고령군의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활용해 군유지에 건물을 지으려 했으나, 장애인 인증, 건축 허가 등의 행정 절차에서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부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부지 매입에만 1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집행률을 문제 삼으며 지방을 탓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김기범_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시각 차이가 크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중앙은 집행률만을 기준으로 평가하지만, 지방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앙에서는 실행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라도 단기 성과를 위해 추진하라는 압박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방은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에 기금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전성탁_연천군에서는 과거 기금 활용 계획을 이상적으로만 세운 사례가 있었습니다. 청년 스마트팜이나 폐교 활용 같은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행정 절차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하려다 보니 실행 단계에서 좌초되었습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로서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김지만_현재 기금의 사용 목적이 인프라 구축에만 한정되어 있고, 운영비나 인건비 지원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자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약 속에서 우리는 향후 5년, 10년을 고민하며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민석_행안부에서는 현금성 지원 사업을 금지하라고 하면서도, 지방에서는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침을 내리곤 합니다. 이러한 모순이 지방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일관성 있는 정책 방향이 필요합니다.

이영애_그렇다면 컨설팅 같은 외부 지원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이런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기범_컨설팅은 유용할 수 있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제안이 많아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특정 지역의 특성과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성탁_저는 외부 기관의 컨설팅 보다는 ‘인구감소지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사무국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무국은 자원이 부족해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최민석_컨설팅 경험을 돌아보면,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접근이 많았습니다. 인터뷰나 표면적인 데이터 수집을 넘어,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영애_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정부가 지원해 줬으면 하는 것을 한 가지씩만 말씀해 주세요.
김기범_인구 문제는 지자체 발전과 활력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지자체가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방분권이 실효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고, 규제 완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민석_고령군은 대구와 가까운 개발제한구역에 속해 있어 주택 단지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중앙에서는 이런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 주었으면 합니다.
전성탁_연천군은 세컨드홈 타운과 폐교 활용 계획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 지역 지정 여부가 정책의 지속성과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춘 정책이 절실합니다.
김지만_지방은 저출생 문제 못지않게 인구 유출 문제도 심각합니다. 균형 발전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 활성화와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 도입이 절실합니다.
이영애_혹시 마지막으로 더 추가하고 싶은 의견이 있으신가요?
김지만_신안군에서는 겨울에 애기동백 축제를 엽니다.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최민석_고령군은 대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고도로 육성법에 따라 고도로로 인정받았습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됩니다. 많이 많이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기범_괴산군은 자연특별시로 천혜의 자연 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활력을 찾고 싶다면 괴산을 찾아주세요.
전성탁_연천군은 구석기 유적지와 유네스코 세계지질문화유산인 한탄강·임진강, 재인폭포 등 아름다운 명소가 많습니다. 꼭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애_오늘 좌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구 감소 지역은 자연 청정지역이기도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런 지역들을 응원하고 아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