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평균 해발 700m의 8개 읍면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며 청정을 심호흡하는 평창. 심재국 평창군수도 몸을 일으켜 8개 읍면 이름을 되뇐다. 지난밤 늦도록 머릿속으 로 동네를 돌며 감자 걱정하고 마을을 헤집으며 배추값을 점검하고 산양삼 농가 문을 두드려 무탈한가 물었다. 심 군수는 출근해 ‘순회’ 결과를 챙기며 다양한 현안들과 마 주한다. 농업 임업 관광에서 스포츠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녹록한 게 없지만 몸과 마 음은 ‘해피’다. 평창을 대변하는 ‘해피(happy)700’ 브랜드는 이미 평창 곳곳에 스며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동 친화도시를 만드니 ‘해피 베이비’, 대학생 청년 정 책도 틀이 잡혀가니 ‘해피 영’, 케이블카 조성 등 잘 진행되니 ‘해피 투어’ 아닌가. 징검 다리 재선으로 컴백해 임기 초반 2년을 보냈다. 남은 2년은 결실을 맺는 해라고 강조한다. 심 군수에겐 ‘해피 평창’ 700고지가 바로 저 앞에 있다. 땀이 맺힌다. 서늘한 평창 기 운이 이마를 식힌다. |
심재국 평창군수 약력
/ 평창군의회 의원
/ 평창군번영회 회장
/ 평창군 군수
월간 지방정부 이영애 발행인_ 군수님, 반갑습니다. 우선 여기 QR코드를 핸드폰으로 찍어보세요. 저희 매거진은 활자매체이면서 영상을 동시에 제공하는 국내 유일 복합매체입니다.
심재국 평창군수_ 전에 했던 인터뷰를 이렇게 보면서 인터뷰를 갖는 건 처음입니다. 민선 8기 전반기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여러 사업들이 기억이 나면서 성과가 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월간 지방정부가 확실히 앞서가는 언론인 걸 새삼 알게 됐습니다.
이영애_ 취임 2년동안 참 바쁘게 움직이셨습니다. 성과도 많습니다. 직접 소개 부탁합니다.
심재국_ 지난 2년은 우리 평창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정책방향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구상했고, 그 구상에 따라 중앙부처 여러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1058억원을 확보했습니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올해 1월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까지 치르면서 올림픽 도시,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서 위상을 과시했습니다. 소모성 농자재 반값 지원과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 등은 평창군 최대 산업인 농업 경영에 안정화를 가져왔다고 자부합니다. 평창은 서울 면적의 2.6배입니다. 이렇다 보니 상수도 기반시설 등에 예산이 많이 들어갑니다. 인구소멸대응 기금이나 정책 공모사업에 부지런히 참여해야죠.
이영애_ 평창은 우리 국민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왜 그럴까요?
심재국_ 평창군은 평균 해발 700m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가장 살기 좋은 고도라고 합니다. 운동해도 피로감을 덜 느끼는 높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해피(happy) 700’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쓰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천혜의 자원이 우리 자산이자 자랑입니다. 평창이 최고입니다. (엄지 척)
이영애_ 네 해피 700, 참 좋습니다. 산악관광이라는 테마가 평창에 잘 어울립니다.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합니다.
심재국_ 평창은 2009년 ‘산림수도’ 평창을 선포했습니다. 하늘자연휴양림, 목재문화체험장, 치유의숲, 산양삼 지원센터가 모두 산악관광의 주요 인프라입니다. 대표적인 게 강릉과 대관령을 잇는 케이블카입니다. 평창 선자령과 강릉 어흘리를 연결하는 총 5km에 이릅니다. 상상을 해보십시오. 이곳 평창에서는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사계를 볼 수 있고 강릉에서는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으니 정말 새로운 중부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2026년 착공합니다. 여기에 2022년부터 150억원을 들여 청옥산 일대에 은하수 관광 허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들 겁니다. 쏟아지는 은하수, 생각만해도 장관아닙니까. 환상의 나라로 갈 겁니다.
이영애_ 평창, 하면 ‘메밀꽃 필 무렵’ 소설가 이효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효석문화제에 사람들 많이 오죠?
심재국_ ‘(달밤에 보면) 소금을 뿌린 듯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이효석은 말했습니다. 올해 평창효석문화제도 성황이었습니다. 작년 수준으로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10억원이 훨씬 넘는 경제효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추진하는 사업이라 더욱 뜻이 깊습니다. 메밀밭을 잠시 거닐면서 소설 속 소금 뿌린 듯한 달밤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가지를 쳐 토속음식으로 이어진다. 메밀전, 수수부꾸미 등 듣기만해도 고소한 기름이 흐르고 당연히 손으로 죽죽 찢어먹어야만 할 것 같은 정감이 넘친다. 9월의 평창은 축제가 쉬지 않는다. 효석문화제 백일홍축제 농악축제 등이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에는 손님들이 몰리고 전 부치는 아낙들 손은 바빠지고 메밀국수 먹는 소리는 훌훌 늦더위를 털어낸다. 평창에는 다른 어느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맛이 있듯이 하늘도 흉내낼 수 없게 푸르고 산도 푸르렀다.
이영애_ 디지털 관광증이 작년에 9만6천명이 넘게 발급됐어요. 그만큼 평창이 최고 인기라는 것이죠?
심재국_ 디지털 관광증은 문체부와 관광공사가 2022년 평창군과 옥천군에 처음 도입한 관광마케팅 사업인데, 우리 평창은 현재 누적 가입자수가 16만명이 넘습니다. 이 관광증이 있으면 관람 체험 식음료 숙박 등에서 10~50% 할인 혜택을 봅니다. 평창이 좋을 것 같아서 디지털 관광증을 발급받고 와서 써보니 좋다 해서 또 옵니다. 말하자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거죠. 전국으로 확대되는 역할을 저희가 한 셈입니다.
이영애_ 민선 8기 후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정주인구 확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어떤 대책이 있는지요?
심재국_ 저희 평창도 인구감소지역입니다. 인구 관련 정책도 인구 증가가 아닌 군민 삶의 질 향상에 두고 있습니다. 먼저 아동 청소년 대책입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게 우선 목표입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절반 이상을 아동 청소년 관련 인프라 구축에 쏟고 있습니다. 평창군 출신 대학생에겐 전액 장학금을 주고 생활비도 일부 주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청년을 불러들이는 작업입니다. 창업 예산을 대폭 늘려주고 귀촌귀농하면 농사 지을 여건 마련해주고 집도 빌려드립니다. 청년 한 명이 오면 세 명이 오는 꼴입니다. 결혼하고 애 낳으니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죠.
이영애_ 청년들에겐 일자리 못지않게 놀거리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평창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두면 좋지 않을까요? 군수님은 좀 쉬기도 하십니까?
심재국_ 얼마 전 추석 연휴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여러 문화제가 겹쳐 있다보니 행사에 가서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격려하고 외지 관광객들에게 잘 오셨다 인사하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자려고 누우면 우리 평창군 8개 읍면이 하나둘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여기는 어떤 특성이 있고 여기는 문화가 어떻고 여기는 농업 지원을 어떻게 해주나 등 끊임없이 생각하다 잠이 듭니다. 어쨌든 군수니까 평창군 대표로서 사명감 또 열정과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매일 군민들 만나시겠지만 군민들에게 한 말씀 하십시오.
심재국_ 군민 여러분, 평창 군정에 협조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우리 평창군 800여 공직자들은 오로지 평창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 전반기에 계획한 다양한 사업들을 후반기 들어 본격 실행하면서 성과를 내 실질적으로 군민들에게 행복과 만족감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평창군민으로서 자부심, 자신감을 잃지 않게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8개 읍면 특성을 잘 살려 농업 문화 관광 스포츠마케팅 등을 추진하는데 군민 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이영애_ 화제를 돌려서, 요즘 배춧값이 금값입니다. 평창군 고랭지 배추 유명하지요?
심재국_ 평창군 배추 재배 면적이 약 8천㏊ 됩니다. 감자는 9천㏊ 정도고요. 제가 지난 군수 시절 배추가 과잉 재배되면서 가격이 떨어져 농민들이 트랙터로 배추밭을 갈아엎는 현장을 봤어요. 저걸 어떻게 살려줘야 하나 하면서 홍보를 집중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김장축제를 만들어서 진부면 주민들이 김장축제를 11월에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1월 8일에 하는데, 김장축제에 오셔서 배추와 양념을 사서 바로 버무려 집으로 가져가거나 택배로 부치면 됩니다. 다른 지역보다 값이 싸고 아삭아삭해 맛있습니다. 강원대학교에서 연구를 했는데 평창고랭지 배추로 김치를 담그면 무르지 않고 아삭아삭한 맛이 뛰어나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돈벌이보다는 우리 배추 홍보를 위한 행사이니 국민 여러분, 많이 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평창은 또 산양삼도 유명하더군요.
심재국_ 산양삼은 특구로 지정받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농가가 400개가 넘습니다. 800m 이상에서 산양삼을 키우는데, 평창은 안개가 많고 또 춥고 일교차가 커 산양삼 키우기에는 아주 적당하다고 합니다. 최고 품질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임업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귀농귀촌한 분들과 지역 인재를 위한 과정인데 올해까지 3기를 운영해 약 1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심 군수는 평창 인근 백두대간에서 표석을 발견한 일화를 들려준다. 조선 때 세운 이 표석엔 삼산봉표(蔘山封標)가 음각돼 있는데, 이는 산삼을 캐지 못하도록 봉했다는 의미로 평창의 산양삼 역사와 전통을 대변해준다고 심 군수는 설명했다. 심 군수는 정관정에서 만든 산양삼 환을 보여준다. 비교적 고가다.
이영애_ 평창은 글로벌 스포츠도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다른 도시들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좀 더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심재국_ 일단 올림픽을 두 차례(2018 동계올림픽, 2024 청소년동계올림픽) 치르면서 세계적 인프라가 구축됐습니다. 여기에 작년 동계훈련센터가 준공돼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숙소와 훈련장이 마련된 게 큰 이점입니다. 올해는 레드불400(스키 점프대 거꾸로 오르기) 대회도 얼마 전 치렀습니다. 국제 알파인 스키대회, 루지 월드컵, 봅슬레이 월드컵 등이 열릴 예정입니다. 사실 평창은 동계 종목에만 강한 게 아닙니다. 평창은 여름이 시원해 국내외 선수 전지훈련 장소로도 인기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 레슬링 전용 훈련장이 있고 중학 축구대회도 더운 남쪽을 피해 우리 평창에서 열린 대회에 많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지훈련 팀에겐 체류기간 동안 숙박비 식비 일부를 지원하고 관광지 입장료도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육상 선수들도 많이 오고 작년에는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도 열려, 그야말로 평창은 글로벌 스포츠도시로 도약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영애_ 평창이 마케팅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도시발전의 새 이정표를 보여주시겠습니까?
심재국_ 평창은 깨끗한 자연과 천혜의 자원이 어우러진 청정도시입니다. 또 관광 명소도 많은 사계절 관광도시입니다. 자연친화적인 개발에 더욱 힘쓰고 올림픽 개최도시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살기좋은 평창을 만들겠습니다. 그래도 역시 평창은 ‘사람’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이영애_ 평창이 두루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평창은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 국민 여러분이 평창에 많이 놀러 오시기를 기대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