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특별법으로 100년 보물 캔다...공항 열리고 면세점 들어오면 ‘대박’ [남한권 울릉군수]

  • 등록 2024.10.07 15: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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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준장 출신 남한권 군수, 이 사내는 미쳤다. 울릉 바닷가와 숲길과 분지를 누비는 게 일상이다. 40년 된 14평 아파트에 월세살 이하며 군민들 보듬고 다독이느 라 여름 다 보냈다. 토박이 어르신들 앞에 서면 귀를 연다. 그게 낙이란다. 울릉군수 남한권. 울릉도의 숙원 이었던 ‘먼 섬 특별법’이 작년말 국회를 통과해 동분서주하던 남 군수와 군민들은 희망을 얻었다. 올 7월에는 개정안이 발의돼 소원성취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더 미치라는 나라의 명이다. 2027년 말이면 울릉공항이 개 항하고 면세점이 들어오고 관광객이 밀려온다. 남한권 군수는 인터뷰 내내 소파에 웅크리듯 앉아 굵은 연필로 스케치하듯 보물섬 울릉도의 구석구석을 그렸다. 맹수 같았다. 명이나물 먹고 자란 울릉도 토종 순한 맹수는 독도 앞에서는 타고난 용맹 함을 숨기지 않았다.

 

남한권 울릉군수 약력

/ 경상북도 울릉 출생

/ 육군 인사행정처 처장(준장)

/ 한림대 행정학 박사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 울릉도는 특별합니다. 군수님이 계시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_ 군 중에는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지만 자부심은 최고입니다. 독도까지 치면 가장 넓은 군입니다. 사실 환동해에서는 울릉도가 사람이 사는 유일한 섬입니다. 안보상으로도 보배같은 곳입니다. 일본이 저렇게 탐내는 것 보세요. 북한이 울릉도를 차지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이영애_ 정말 울릉은 소중합니다. 민선 8기가 벌써 후반기에 들었습니다. 지난 2년 어떻게 보내셨나요?

남한권_ 제가 초중고를 다 울릉도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니 울릉에 대한 사랑과 애착은 누구보다 크다고 자부합니다. 근데 제가 좀 미쳤나봐요. 제가 울릉군수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게 20년전쯤일 겁니다. 육군 소령 때죠. 휴가 때면 늘 고향에 와 어르신들 뵙고 자연을 살피기도 하고 생태계 공부도 하면서 차분하게 준비를 해왔습니다. 조용하게요. 울릉도 사람이니 울릉군수를 해야겠다가 아니라 진짜 울릉도를 만들자, 철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도 주민들 많이 만나고 특히 ‘먼 섬 특별법’ 통과에 목숨 걸다시피 했습니다. 덕분에 여러사람 도움으로 먼 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얼마 전(7월) 개정안까지 발의됐으니 다행입니다. 정말 울릉도가 달라질 겁니다.

 

이영애_ 어렵게 군수님 되셨죠?

남한권_ 네 한번 떨어졌습니다. 여기 정치환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렵고 힘들어요. 어쨌든 제가 당선된 건 다들 기적이라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기적입니다. 무소속으로 당선됐는데 70% 가까운 지지율이었습니다.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선진 섬이 되어야 하고 글로벌 도약을 해야 합니다. 관광 기본 인프라를 갖추는 게 급합니다. 세계 수준의 관광객을 맞이할 수준 높은 군민, 관광 마인드를 갖춘 군민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영애_ 책임감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책임감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게 있으면 들려주십시오.

남한권_ 당선되고 책임감이 막중하더라고요. 석유값 가스값 등 제가 과감하게 내렸습니다. 등유 같은 경우 드럼당 5만원 정도 낮추고 LPG 20㎏ 한통에 6만8천원 하던 걸 4만원대로 낮췄습니다. 사실 그동안 함부로 손대지 못하던 부분이었습니다. 나름의 개척정신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역시 울릉의 아들답습니다. 울릉도 자랑 좀 부탁드릴까요?

남한권_ 울릉도는 작습니다. 면적이 72㎢로 서울의 8분의1, 제주의 25분의1 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그 안에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어있는 보물섬입니다. 양치식물이나 아열대 식물도 가끔 보이고요, 세계적 희귀 특산식물 48종이 자라고 있습니다. 너도밤나무 군락은 우리 울릉도밖에 없습니다. 명이나물도 대표적인 특산품입니다. 숲길을 헤치고 올라가 성인봉 정상에서 보는 수평선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입니다. 팽팽한 수평선이 동해를 저 멀리 끌고 가는 듯, 태평양을 끌고 옵니다. 긍정의 삶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이영애_ 고로쇠도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남한권_ 고로쇠가 군락으로 자랍니다. 고로쇠 축제를 내년 산나물축제와 연계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릉도 고로쇠 수액은 캐나다 메이플 시럽을 성분이나 당도에서 훨씬 능가합니다. 울릉도 고로쇠는 아름드리 나무입니다. 지금 싱가포르 난양공대에서 울릉도 고로쇠 수액 시험을 하고 있어요. 이 수액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의약 성분도 추출하려는 계획입니다. MOU도 체결해 곧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울릉도가 세계적 섬이 될 수 있는 결정타가 될 것입니다.

 

이영애_ 울릉도는 보물섬입니다.

남한권_ 이게 다 울릉도의 속살을 훼손하지 않고 오래 보존해야 할 이유입니다. 울릉도는 화산섬이라 여기서 요가를 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나리분지에 요가단지 등을 만들면 ‘힐링하는 울릉도’라는 또 다른 체험형 관광을 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가의 성지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이영애_ 에메랄드 울릉 캠페인 3대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설명 부탁드릴까요?

남한권_ 에메랄드는 울릉도 바다를 상징하는 색깔이죠. 첫재, SAVE 에메랄드입니다.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친환경 관광정책을 추진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SMILE 에메랄드입니다. 열린 마음 친절한 웃음으로 관광서비스를 개선하자는 의미입니다. 끝으로 CHANGE 에메랄드입니다. 공직문화를 밝고 활기차게 바꾸어 미래변화를 추구하자라는 뜻입니다. 100만 관광객을 맞는 모든 울릉군민의 다짐이면서 공직자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대화가 울릉도 물가에서 땅값이 대도시 뺨 친다는 얘기로 넘어가더니 남 군수는 돌연 자신은 월세 산다고 털어놓는다. 관사도 없다고 한다. 조례로 규정했다는 것. 40년 된 14평 아파트에 바퀴벌레와 함께 산다는 푸념이지만 풍요와는 거리가 멀었을 그의 군 생활에 따른 ‘없는 살림’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전역 후 군수 당선까지 8년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겪은 생활고도 잠시 들려준다. 어쨌든 그의 말에 따르면, 관사는 윗사람이 왔을 때도 필요하고 위기 관리나 경비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애_ 서해 5도를 가진 옹진, 흑산도를 가진 전남 신안군과 함께 울릉군은 인구 감소가 빠른 곳입니다. 세 지역은 접경, 서남쪽 끝, 동쪽 끝으로 거점섬이라는 안보관련 상징성도 큽니다. 흑산도와 함께 울릉도는 작년말 ‘먼 섬 지원 특별법’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뒤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았죠?

남한권_ 2년 동안 제가 미쳤다는 게 이해되시나요? ‘먼 섬 특별법’ 때문에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높은 분 뵈러 뛰어다니고 군민들 의견 경청하면서 미쳤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어디 되나 보라’ 는 저주같은 말도 들었습니다만 특별법이 제정돼 울릉도가 살길이 열렸습니다. 군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이 특별법이 사실 군민들 피부에 와닿지 않는 거예요. 서해5도특별법은 예를 들어 주민 보조금 같은 게 있어 많지는 않지만 매달 얼마씩 통장에 꽂히는데 우리(울릉군민)는 그런 게 없지 않느냐, 자녀 대학 진학에도 혜택이 없지 않느냐 하는 불만이 생긴 겁니다. 이런 조항들이 막판에 삭제됐어요. 그래도 이루어 냈잖습니까? 이 특별법을 바탕으로 울릉도의 100년 대계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겁니다. 국비지원 80%라는 조항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무슨 사업을 해도, 건물을 하나 지어도 국비를 사업비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우리가 이뤄낸 큰 성과입니다. 피부에 와닿는 ‘실익’이 없다면서 도움도 안되는 법이라며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 분들도 다 우리 사랑하는 군민입니다. 한분 한분 뵙고 설득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모자라는 부분은 채워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그래서 저희 지역구 국회의원(국민의힘 이상휘 의원)께서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정주지원금 대학특례입학 등 조항 다 넣었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반드시 법제화하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네 저도 그렇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지금 신안군 옹진군 울릉군이 특별자치군으로 지정돼야 하는 이유를 정부가 알 수 있도록 크게 외쳐주십시오. 카메라를 보세요.

남한권_ 이 세 곳은 인구 감소문제가 심각합니다.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가 매우 급한 곳입니다. 그래도 현재 신안의 흑산도에도 공항 계획이 있고 백령도에도 공항이 생깁니다. 울릉도도 역시 2027년 말이면 공항이 문을 엽니다. 공항이 생기는 건 상전벽해 같은 일이지만 그에 따르는 적절한 특별조치가 필요합니다. 면세점 유치입니다. 해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형공항과 면세점은 상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군 전체를 일신시킬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프로젝트입니다.

 

이영애_ 군민들에게도 한 말씀 하십시오.

남한권_ 군민 여러분께서 큰 기대를 갖고 저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마음을 한시도 잊은 적 없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더 자주 찾아뵙고 스킨십 나누고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울릉도를 더 잘 가꾸어서 세계에 일등 섬으로 내놓겠습니다.

 

이영애_ 미쳐야 가능하다는 말을 공무원들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바로 미친 군수님을 뵙고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울릉군 군민 여러분에게는 희망밖에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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