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유치 경북은 ‘기회의 땅’...대구와 통합하면 지역 살아난다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 등록 2024.08.06 0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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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이장 등 마을 순찰대 만들어 수해 줄여
저출생 대책 전국 최고 수준….대통령도 격려

 

경북이 지켜 온 정신이 4가지 있다.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그리고 새마을정신이다. 이 대목을 설명할 땐 장중한 목소리가 저음으로 흐른다.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자신의 콧등처럼 담백하고 꼿꼿하게 지켜온 경북의 맥을 짚어준다. 대구 경북 통합 논의에 대한 소신은 뚜렷하다. 통합이 필요하고 인구소멸 시대에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그리고 자치권이 확대된 행정 통합을 말한다. 그의 튼실한 광대뼈는 대구와 경북을 각각 가리키는 듯 두툼한 볼을 타고 턱으로 힘있게 귀결한다. 저출생 극복과 청년 일자리를 향한 염원 같은 소망은 그의 밝은 이마처럼 희망을 준다. 그에게는 미래를 향한 도전과 열정이 있기 때문. 인터뷰 내내 급하지 않은 몸짓은 투박하지 않았다. 구수한 말투는 간이 잘 밴 안동 간고등어 같았다.

 

김학홍 경북 행정부지사 약력

/ 35회 행정고시 합격

/ 행안부 지역혁신 정책관

/ 대통령소속 자치분과위원회 자치분권 기획단 단장

 

이영애 월간 지방정부 발행인_부지사님 관련 영상을 쇼츠로 만들었습니다. 월간 지방정부는 활자매체이면서 모든 기사를 영상으로 제공하는 국내 유일 복합매체입니다. 보시고 소감 말씀 해주십시오.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_ 월간 지방정부는 우리나라 지방정부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늘 고맙습니다. 이 영상은 제가 환경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 했던 내용인데 오늘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이영애_ 부임하신지 2년이 다 돼 갑니다. 바쁘게 보내셨죠?

김학홍_ 정말 집중하고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성과가 있었다면 모든 공직자들의 도움이고 도민들이 힘을 보태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북 100년의 미래를 바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봅니다.

 

이영애- 경북 자랑거리 몇 가지 소개 바랍니다.

김학홍-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저력의 근본에는 우리 경상북도가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경상북도에는 4대 정신이 있는데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그리고 새마을 정신입니다. 또 백두대간이 산세를 이루고 있고 낙동강과 청정 동해안을 품고 있습니다. 산, 강, 바다 등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손색없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포항의 철강, 구미의 전자가 두 중심축으로 발전, 지금은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등 산업 기반이 늘어나면서 국가산업단지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김 부지사 핸드폰 컬러링은 특별하다. 전화를 거는 사람은 누구나 귀를 기울이게 되고 부드러운 여성 음성을 기억하게 된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상북도가 앞장서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 경북의 힘과 미래를 명확히 전하고 있다. 김 부지사는 컬러링을 통해 두루 공감을 얻고 도민의 관심과 응원을 더 받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영애_ 경북과 대구의 통합이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필요한 일인가요?

김학홍_ 필요합니다. 과거에 인구 100만이 넘으면 시도가 분리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인구도 줄어드는데 생활권은 대구나 경북이나 거의 동일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구절벽 시대에 인구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이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일류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구와 경북은 행정통합을 이뤄야 합니다.

 

이영애_ 통합되면 시너지가 굉장할 것 같습니다.

김학홍_ 단순한 통합이 아니고 단체장만 하나 줄어드는 통합 말고요, 자치권을 더 확보해야 합니다. 단일 경제권 인구가 500만이 됩니다. 대구 경북 통합이 촉발이 돼 부울경(부산 울산 경주), 충청권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수도권 비수도권의 균형발전이 절대적입니다.

 

대구 경북 통합을 사실상 총괄하는 김 부지사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비공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2배 높게 나온다. 현재 대구와 경북은 시도별로 통합추진단이 생겨 수시로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2020년에도 대구 경북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중 코로나가 발생, 시민 설명회 공청회 등을 할 수가 없어 논의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김 부지사는 통합에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어 잘 설득하는 중이라며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영애_ 청년들을 경북을 떠나지 않게, 또 경북으로 오게 하는 정책 개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학홍_ 청년들을 오게 하려면 첫째가 일자리이고 둘째가 정주 여건 마련입니다. 최근 청년들을 만나 들어보면 수도권으로 가는 현상은 여전한데 점차 고향으로 유턴하는 현상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경북도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의성에 청년 마을 등을 만들어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청년들 일자리를 위해선 국가산업단지(산단)가 큰 몫을 합니다. 경북도에 3곳의 산단이 자리잡게 됐어요. 안동에 바이오 생명, 울진에 원자력 수소, 경주에 SMR(소형모듈형 원자로) 등 산단이 조성되는데 축구장 800배 크기입니다. 인력 양성도 중요합니다. 구미 반도체 기업 등에서 필요한 인력이 2만명 정도랍니다. 금오공고 금오공대 포스텍 영남대 등을 연결해 양성할 계획입니다.

 

이영애_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하십시오.

김학홍_ 경상북도에 있는 청년 여러분, 지역을 떠나지 마십시오. 고향을 떠난 청년은 고향 경상북도로 오십시오. 여기는 여러분에게 기회의 땅입니다. 외지에 계신 분들, 거기서 못 이룬 꿈이 있다면 여기 경상북도로 오십시오. 적극 도와 드리겠습니다. 경상북도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영애_ 기업투자 유치도 활발한가요?

김학홍_ 민선 8기 전반기만 22조 4천억원의 기업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시장이 엄청 확대됐습니다. 배터리 관련 기업이 포항에 아주 많습니다. 중국 업체도 대거 포항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중국 2차전지에 미국 견제가 심하니 한국으로 오는 영향도 있습니다.

 

이영애_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학홍_ 과거 제가 풍력 담당 과장이어서 좀 압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은 풍질(바람의 질, 風質)이 좋습니다. 일정하게 편서풍이 불어 효율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자꾸 블레이드(날개)가 고장이 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남동풍, 겨울에 북서풍, 그리고 중간 중간 태풍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신축성을 가진 블레이드가 자주 고장 난다고 합니다.

 

김 부지사의 에너지론(論)이 빛난다. 이론과 수치가 전문가 수준이다. AI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전력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에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 SMR은 기존 원전보다 작은 전기출력을 내는 중소형 원자로다. 현재 쓰는 대형 원자로는 매우 유용하지만 사고 나면 재앙적 피해가 있기에 작은 원전 SMR을 만들자는 것. 크기도 작고 안전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더해 들려준다.

 

이영애_ 소형원전 등 중요하지 않은 게 없네요. 이번엔 도민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김학홍_ 도민 안전입니다. K-시티즌 퍼스트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작년 경북은 큰 수해를 입어 29명이 숨졌습니다. 물적 피해도 수천억에 달합니다. 우리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민 안전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안전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현장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자, 그러면서 민관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마을 순찰대를 만들었죠. 작년 경북 북부 지역에 피해가 그나마 적었던 것은 이장님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장님들이 산사태에 대비해서 새벽 2시, 3시에 일어나셔서 뒷산에서 소리가 아니 모두 대피하라고 했어요.

 

 

이영애_저출생 문제는 해결 방안이 있나요?

김학홍_ 저출생은 사실 도시가 더 심각합니다. 출생률 꼴찌는 서울이에요, 다음은 부산이고요. 작년 전국 평균 출생율은 0.72이고 우리 도는 0.86입니다. 작년 23만명 태어났는데 인구가 줄지 않으려면 최소 70만명은 태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 2월 저출생 전쟁 선포를 했습니다. 추경을 확보해 100억원은 무조건 저출생 대책에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 저출생국(局)을 만들었어요. 저출생 대책에 온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에도 부총리급 인구부 만들고 대통령실에도 담당 수석도 있어야 한다 등을 건의했는데 하나둘 실현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지난번 민생토론 때 경북이 저출생 대책을 가장 잘하고 있다면서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이영애_ 공직자 인터뷰 때 단골 질문입니다. 어떤 공무원이 일 잘하는 공무원인가요?

김학홍_ 평이하지만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선 현장 대응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옛날 지침이나 관례에 함몰되지 말고 변해야 합니다. AI도 알고 챗GPT도 알아야 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영상회의 등 IT기술도 익혀야 하는 것도 새삼 알았습니다.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하는 것도 살펴야 합니다. 원자재 값은 어떻게 되고 물가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이 모두가 변화에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거죠.

 

이영애_ 끝으로 ‘김 학 홍’으로 삼행시를 지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김학홍_ 김, 김은 한자로 금(金)입니다. 지금이 저출생을 극복할 골든 타임입니다. 학, 학실히(확실히) 하겠습니다. 경북이 앞장서겠습니다. 홍, 홍시처럼 달달한 정책을 만들어 우리 도민이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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