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가 폭언과 과도한 사과 요구 등 이른바 ‘고객 갑질’을 방지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로 나선 가운데, 이 조례의 보호 대상에 공무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도는 고객이 기업의 종업원에게 불합리하거나 악질적인 요구를 하는 ‘카스하라(カスハラ)’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올해 가을 중으로 도쿄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카스하라’는 영어 단어 고객(customer)과 괴롭힘(harassment)의 일본식 발음인 ‘카스타마’와 ‘하라스멘토’의 앞부분을 따서 만든 단어다. 구체적으로 고객이 직원에게 무릎을 꿇리고 사과하도록 강요하거나 폭언이나 과도한 요구를 반복하는 등의 행위가 카스하라에 해당한다.
도쿄도는 지난 5월 22일 노동·경제단체 등과 도청에서 회의를 열고 ‘고객 갑질’ 방지 대상으로 일반적인 기업 또는 상점의 고객 외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공서의 창구나 학교 등을 이용하는 사람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자신의 우월한 입장을 이용해 행정 직원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이 조례의 규제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도 관계자는 “조례안에서 고객 갑질 금지를 명기하는 한편 종업원을 고객 갑질로부터 지키는 기업 책무를 규정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다”며 “금지 행위의 구체적인 사례는 조례와 별도로 제정하는 가이드라인으로 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나친 갑질에 대해서는 강요죄 등 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어 조례에서는 위반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현장의 고객 괴롭힘에 효력을 발휘하는 독자적인 조례의 검토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외식·유통업계 등의 노조가 가입해 있는 일본의 산별노조인 'UA 젠센'이 지난 2020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2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2년 이내에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56.7%나 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고객이나 거래처의 무리한 주문이나 요구로 정신질환을 앓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례는 지난 2022년까지 10년간 8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9명은 자살이나 자살미수 사례로 분류됐다.
[지방정부티비유=티비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