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은 크고 아름답다. 달을 품은 한가위는 더욱 그렇다.
한가위는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여서 새로 거둬들인 곡식과 과일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날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다.
오늘날의 대한민국 다수 국민에게는 매일매일이 한가위 같은 풍요로움이 있다.
그런데 한가위를 앞두고 또다시 터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슬프다.”
2014년에 있었던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와 국민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후에도 성북 네 모녀,
대전 삼부자, 전남 일가족 등 판박이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
정부는 그럴 때마다 이런저런 법을 따지면서 사전에
위기 가구를 찾아 비극적인 사태를 차단하겠다고 했다.
왜 안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지방정부가 더 나서야 될 것 같다.
사람 타령, 예산 타령으로 면피되지 않는다.
이제는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제때 위기 가구를 찾아낼 수 있는 대안은
지방정부와 통반장들일 것이다.
“지방정부와 통반장에게 확실하게 권한과 책임을 주자.”
“지방정부가 대안이 되도록 통반장은 더 분발하자.”
아무리 선진화된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수원 세 모녀 사건류의 낭패를 면키 어렵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 국민소득 3만 5,000달러가 무슨 의미 있는가?
내년부터는 슬프고 우울한 한가위가 아니면 좋겠다.
※ 달을 품고 소원 이루는 행복한 추석되세요.
2022년 09월 《지방정부》, 《지방정부 tvU》 발행인 이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