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그린, 코로나 : 대전환의 시대 행정을 고민한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한국행정학회 국제학술대회는 한국행정학회가 주관하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KDI국제정책대학원, 15개가 넘는 유관 학회가 함께 마련한 것으로, 행정·정책 분야로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22일 열린 개회식에는 원숙연 한국행정학회 회장을 비롯해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권오봉 여수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 정용덕 금강대학교 총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이원희 한경대학교 총장,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본지 이영애 발행인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원숙연 한국행정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상황이 행정의 역할, 국가 존재의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고 있다”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대전환의 시대에 국가가 해야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 그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면 어떻게 제대로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 논쟁을 통해 보다 현실적이며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 라고 기대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해구 이사장은 “이번 학술 대회에서는 국내외 유수의 학자들과 현장 실무가들이 37개 국에서 제출한 7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는데, 이를 통해 미래 행정의 방향과 내용의 모습이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는 대전환 시대에 어떻게 해야 유능하고 효과적인 정부가 엄청난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것이며 그 고민을 함께 하는 자리이다”라며 “함께 토론하고 검증하며 좋은 아이디어와 방안이 많이 도출되면 좋겠 다 ”고 바랐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기조 강연
“왜 지금 ‘약자와의 동행’인가?”
-세기의 실험이 바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시작
‘디지털, 그린, 코로나’ 세 가지는 사회 전 영역과 전 세계 인이 겪는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는 요인입니다.
과거 10~12년 간 우리 지식사회를 달군 화두들을 살펴보면 ‘노예’, ‘위너-루저’, ‘불공정’, ‘헬조선’ 등등의 단어가 등장합니다. 젊은이들 중에 ‘이생망’ 즉 ‘이번 생은 망했다’ 라는 표현도 쓰는데요. 곧 절망감이죠.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설문해보면 매우 낮게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 절망감이 더 심해진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대전환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생긴 생활의 변화 때문에라도 약자와의 동행이 더 절실해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과거 100년 간 일어난 산업상·생활상 변화보다 디지털 대전환 후 10~20년 이내의 변화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리를 덮칠 겁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생기는 일자리의 대변혁과 손바뀜 현상에 대해 코로나가 디지털라이제이션에 가속도를 붙였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한 50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지난 보궐 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취임 후 만든 게 ‘서울비전 2030’입니다.
안심소득 실험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싸구려 주거의 상징처럼 돼 있는 임대주택을 고품질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서울런’을 통해 양질의 사교육을 저소득 층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한 분들이 의료 서비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공공병원을 더 짓겠습니다.
작년에 시작해 3년 간 진행할 안심소득 실험은 올 상반 기에 선정을 마쳤고, 7월 11일에 첫 현금이 지급됩니다. 전 세계 복지학계가 주목하는, 일종에 세기의 실험이 바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시작됩니다.
희망이 사라진 시대, 희망이 사라진 나라에서 희망을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행정학회에 도움을 요청드리려고 합니다.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이를 실현 가능케하는 지수를 만들고 싶습니다.
민선8기는 약자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서울시가 만들고 구상하는 수십, 수백 개의 정책 중 약자 동행 지수가 높은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약자와의 동행이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 10위이며 국민소득 3만 5,000달러 이런 수치 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약자와 동행한다는 가치, 같이 잘 살자는 가치,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나라가 되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발전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기 때문에 서울시를 통해 구현해보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 한국행정학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혹은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지혜를 좀 빌려주면 좋겠습니다.